최근 몇몇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65새 조기 은퇴와 관련해 대체로 참신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런 잣대를 모든 목사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영돈 목사(전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잘 알려진 대형교회 목사들의 65세 조기 은퇴 행보에 "자신이 키워놓은 대형교회를 정년을 연장해가면서까지 혹은 자식에게 물려주면서까지 놓지 않으려는 욕심 사나운 목사들과는 대조가 되는 선한 모습이다"라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그런 잣대를 모든 목사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먼저 박 목사는 "대형교회를 은퇴한 그들에게는 충분한 생활비가 보장되며 더 분주하게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러나 은퇴한 목사에게 사택과 생활비를 제공할 수 있는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교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은 교회 목사들은 은퇴 후의 거처와 생활이 막막하다. 내 주위에도 이런 안타까운 형편에 처한 목사가 많다. 그렇다고 평생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만 한 사람이 칠십에 되어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다"고 했다.
또 "평균 수명이 길어짐으로 사람에 따라 정신과 육체의 실제 기능적인 나이도 차이가 있다. 나이가 육십이 넘으면 기억력이나 순발력 등은 대체로 떨어지게 된다"며 "반면에 성품이 더 성숙하며 영적으로 더 깊어지고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날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나이 들어갈수록 생각과 의식이 굳어지고 구태의연해져 성령의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없는 이가 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이미 목사로서의 생명은 끝난 것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나이 들어서 뿐 아니라 젊어서부터 이렇게 된 목사들이 있다. 그런 이들은 나이가 어떻든 목회를 그만두어야 한다. 그러나 나이 들어도 날로 새로워져 농익은 성품과 영성의 열매를 맺는 목사들도 있다. 정상적인 목사라면 그래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목회자들의 열등감을 유발하는 조기 은퇴 목회자들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정년보다 일찍 은퇴하는 이들은 자신의 선한 의도가 다른 목사들을 열등하게 만드는 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의도치 않게 다른 목사들을 깔아뭉갬으로 자신은 아주 개혁적이고 의식 있는 목사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각 교단을 향해서는 "교단 차원에서 은퇴 후의 생활대책이 없는 목사들을 돕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에 이어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도 65세 조기 은퇴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정년을 연정하면서까지 자녀세습을 강행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참신하다는 평가를 팓았다. 하지만 은퇴 목회자에 대한 예우가 보장되지 않는 목회자들에게는 열등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