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종생 목사)가 2023년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이 메시지를 통해 "성탄의 기쁜 소식은 교회를 통해 전해오는 우리 삶의 보화이지만 여전히 세상에는 평화롭지 못한 암울한 소식이 가득하다"며 "감염병과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겨울은 가난한 이들에게 더욱 혹독하다. 1주기를 지낸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10주기를 앞두고 있는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한스러운 삶을 지내고 있고, 노동의 자리에서 밀려난 이들의 가슴 저린 소식은 늘어만 간다"고 운을 뗐다.
NCCK는 이어 "이러한 시기이기에 성탄절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하겠다"며 "우리 주님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시어 다양한 현장을 찾아 고치시고 회복시켜주시며 사회통합을 도모하셨다. 병자를 치유하고 귀신들린 이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시고 제사장에게 보여 다시 공동체에 소속되게 하셨다. 그러면서 한결같이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며 상대를 대상화하시지 않고 주체로 세우셨다"고 전했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NCCK는 "우리는 교회와 사회에서 발견하는 제반 문제들을 자신의 문제로 여기기보다는, 남의 문제로 치부하고 유체이탈의 방식으로 인식하고 평가하고 심판할 때가 많다"며 "주님의 오심을 기뻐하는 교회조차도 약자와 소수자들 보다는 우리 사회의 주류에 서기를 원하고, 교회 자체의 문제들에 매몰되어 사회를 향해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기 예수 탄생이라는 은총의 비밀을 되새겼다. NCCK는 "하나님께서 지름길이 아니라 아기예수와 십자가라는 좁은 길을 구원의 길로 내신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깊이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라며 "우리가 얻은 구원은 값싼 구원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몸소 먼저 자녀를 대신 내주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하신 것이다. 그 대속의 길이 바로 우리 모두를 위로와 구원으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함께 축하하며 복음의 기쁨으로 이 어려운 위기상황을 잘 이겨 내어 친교로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자"며 "아기 예수님의 오심이 문제 많은 우리들에게 희망이 되고 다시금 은혜 안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도록 같이 손을 잡고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