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경성 크리처,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괴물의 모습일 수도"

채영삼 백석대 교수, 10일 자신의 SNS 통해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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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넷플릭스)
▲넷플릭스 화제작 '경성 크리처'의 한 장면.

채영삼 백석대 교수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넷플릭스 화제작 '경성 크리처'를 언급하며 드라마 속 괴물의 모습을 가리켜 "조그마한 사법적(司法的) 권력을 가지고도, 민간인의 인간성을 원하는 만큼 짓밟을 수 있었던 당시 일제강점기의 폭력적 문화는, 해방 후 한국 근대사에도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괴물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백 교수에 따르면 '경성 크리처'의 무대는 일제 강점기 경성에 일분군의 통제 안에 있는 비밀시설인 '옹성병원'이다. 일제는 조선인들을 끌어와 '더 강력하고 파괴적으로 진화한 괴물'을 만들려 '생체실험'을 감행한다. 괴물이 되는 약물을 조선인의 몸에 집어 넣은 결과는 '일본 제국주의의 폭력적 탐욕으로 변질 되어버린 조선의 모습'이었고 그것이 '경성 크리처'였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이 드라마의 작가는, 일제 강점기를 통해 수많은 '경계'들이 무너져 뒤섞이고 변질되는 과정이 일어났다고 본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뒤섞이는 역사적 과정을 통해 '괴물'이 되어버린 우리의 모습을 직면하라는 듯이 말이다"라고 했다.

특히 백 교수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 장태상은 금옥당의 주인인데 사업가이다. 작가는 그저 생존이 전부인 사업가의 시각으로 이 시대를 풀어간다. 그는 이념에 반대한다. 어느 편에도 서지 않으려 한다. "이념적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언제나 나쁜 것인가?" 반문한다. "자신의 실책과 무능을 변명하기 위해 대책도 없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당연시 하지 말라"고 쏘아부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것은, 일제강점기가 지나고 난 오랜 후에도, 그 폭압적이고 비인간적이고 비극적인 '괴물의 시대'가 우리 안에 지금도 '어떤 방식으로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는 것이다"라며 "'경성 크리처'는 '조선인 속에 들어와 합체가 되어버린 일제의 야욕'의 상징이다. 괴물처럼 파괴적으로 변해버린 '일그러진 우리의 형상'인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어떻게 치유 받을 수 있을까? 역사는 현재에도 오랜 흔적을 남긴다. 다 연결되어 있다. 트라우마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치유되고 극복되지 않은 과거는 우리의 현재 속에서 숨 쉬고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정말 독립된 것일까?"라고도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인간성을 끝까지 붙들고 지켜내는 일', 그것은 교회와 사회, 예수를 믿든 비신자이든,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으로서 우리가 함께 정신 차리고 붙들어야 할 가치이다"라고 했으며 "극중에서 괴물이 된 '성심'(세이싱)은 자기 딸을 알아보고 모성이 꿈틀댐을 자각한다. 하지만 자기가 받은 그 폭력성, 일제가 심어놓은 그 괴물적 폭력성을 이기지 못한다. 남아 있는 우리 안의 '괴물'과 싸우는 우리의 과제는 여기에 있다"라고 전했다.

이지수 기자 veritasnews2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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