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사상」 최신호인 제203집에 생태신학의 존재론적 확장을 도모하는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김수연 교수(서울신학대, 조직/여성신학)는 '아포파시스, 부정신학, 그리고 지구 행성의 생태신학'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아포파시스 부정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긍정하며 신적 행위성을 구체화하는, 맥페이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감사와 찬양의 생태신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포파시스의 사유방식을 생태신학의 비판적 틀로 활용한 김 교수는 "21세기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한 빠른 변화와 지구 생명 공동체의 위기는 생태신학 담론의 재구성을 요청한다"며 "이름할 수 없는 하나님, 하나님의 신비는 기독교 역사에서 오랫동안 '빛나는 어둠'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류영모의 신학에서는 '하나'로서의 한아님, 즉 하나이며 전체인 '없는 하나'로 표현되기도 하며, 우주적 차원의 신적 존재, 하나님의 신비를 드러내는 신학 담론을 구성해 왔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무엇보다도, 아포파시스 부정의 신학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는 아니다'의 표현을 통해 드러내며, '다 알 수 없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하나님의 깊이, 신적 존재의 신비를 설명한다. 하나님은 계시를 통해 알려졌지만, 완전히 알려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하나님을 부정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주적 차원의 '없이-계신' 하나님을 강조하는 류영모의 신학은 종교적-미학적(religio-esthetic) 관점에서 하나님의 신비를 언어로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급진적인 상호 관계성을 강조하며 있음과 없음의 역동성과 생동성을 주목하는 여성신학의 은유, 이미지, 삼위일체에 대한 신학적 통찰은, 현재의 생태, 정치, 경제의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에 있어 유용하며, 21세기 생명신학, 생태신학의 토대를 마련하는 비판적 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21세기 생태 위기 상황에서, 인간(종) 중심적인 존재 이해를 벗어나 우주적 차원의 관계성과 세계에 내재하는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에서, 현재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생태신학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하나님은 하나이고 전체이며, 유일하고 신비한 존재로서, 이러한 알 수 없는 신비는 '없는 무엇'(something nothing), '한아님', '더할 수 없이 큰 님', 혹은 '근원적 모체'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켈러의 신학, 중세의 신학, 그리고 한국의 류영모 신학은 하나님의 존재를 '생명을 내포한 그늘', 혹은 '빛나는 어둠'이라고 묘사한다"며 "우주적 차원의 생명을 하나님과 관련하여 이해하는 생태신학적 관점은 21세기 신학의 바탕이 되며, 특히 아포파시스 부정의 사유는 하나님의 우주적 차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비판적 틀이 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하나님의 신비를 표현하는 유용한 방식으로서 아포파시스 부정신학은 우주적 차원의 신적 신비를 드러내며, 푸른 별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하나님 이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확대하는 생태신학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