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가난한 삶을 이해하고자 했던 순박한 마음 잊지 못해"

NCCK, 도여수 루츠 드레셔 선생 소천에 애도서신 발표

ncck
(Photo : ⓒ베리타스)
▲김종생 NCCK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총무 김종생 목사)가 22일 '도여수 루츠 드레셔 복음선교연대(EMS) 선교협력동역자 애도서신'을 발표했다.

NCCK는 이 서신에서 "도여수 루츠 드레셔 선생의 소천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당신과 여정을 함께 해 온 전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 동역자들과 더불어 슬픔과 위로를 나눈다"며 "우리는 도여수 선생께서 보여주신 한반도 화해와 평화와 민주화를 향한 열정과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살아있는 국제 연대의 표징으로 당신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고 도여수 선생은 1987-1994년 복음선교연대(이하 EMS) 선교협력동역자, 2001-2016 EMS 동아시아 국장 그리고 2017-2020년까지 독일동아시아선교회(DOAM) 명예 의장으로 활동했으며 한반도 화해와 평화 민주화를 위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영은교회(오용식 목사)에서 약 8년 간 사역하며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와 더불어 가난한 이들과의 살아있는 국제연대를 온 몸으로 실천해 왔다.

다음은 NCCK가 발표한 '도여수 루츠 드레셔 복음선교연대(EMS) 선교협력동역자 애도서신' 전문.

 복음선교연대(EMS) 선교협력동역자

 도여수 루츠 드레셔(Lutz Drescher) 선생을 애도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복음선교연대(EMS) 선교협력동역자(1987-1994) 전 동아시아 국장(2001-2016), 독일동아시아선교회(DOAM) 명예의장이신(2017-2020) 도여수 루츠 드레셔 선생의 소천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당신과 여정을 함께 해 온 전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 동역자들과 더불어 슬픔과 위로를 나눕니다.

우리는 도여수 선생께서 보여주신 한반도 화해와 평화와 민주화를 향한 열정과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살아있는 국제 연대의 표징으로 당신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1987년 군부독재의 서슬퍼런 칼날이 민중의 삶과 정신을 지배하려던 시절, 노원구 하계동 영은교회가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매일 아침 주민들과 하루 이틀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함께 마시며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의 가난한 삶을 이해하고자 했던 당신의 곱고 순박한 마음을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본 그는 늘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길이 다가올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루츠 선생은 1995년 독일로 돌아간 이후 2001년부터 복음선교연대(EMS) 동아시아 협력국장으로 약 15년 여간 일하며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와 함께 네 차례나 되는 방북을 조직해왔고, 2008년 '한반도 평화와 통일∙개발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Ecumenical Forum for Peace and Reunification and Development, 이하 EFK)이 공식 출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당하고 있는 남과 북 주민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가며 한반도에 대한 희망과 꿈, 화해와 평화 공존의 국제적 연대의 길을 열고자 헌신해 오셨습니다. EFK 포럼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본 회를 주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국제 네트워크'로서 현재까지도 전 세계의 주요한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계속해서 맡은 바 사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닥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온 몸으로 고백하며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과의 연대가 곧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는 믿음으로, 또한 억압에 저항하며 자유를 위해 행동하는 곳,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곳에 바로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굳은 믿음으로, 그는 고난당하는 이들과 더불어 울고 웃으며 지난 40여 년간의 세월을 한국의 친구들과 함께해 오셨습니다. 한반도를 향한 당신의 맑고 고운 마음 그리고 순박한 삶의 여정은 우리 모두에게 오랜 시간 기억될 것입니다.

한국을 사랑한 도여수 선생님! 당신의 사랑에 힘입어 우리도 늘 깨어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향한 새로운 꿈을 꾸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우리 남과 북의 한반도 에큐메니칼 식구들 모두 당신을 몹시도 사랑합니다. 참 고맙습니다.

본 회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전통과 역사 속에서 함께 순례의 길을 걷는 모든 신앙의 벗들과 다시 한 번 도여수 선생의 삶을 깊이 기리며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릴 것이다"(마 5:9)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마 22:39)

2024년 1월 2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