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가 극대화 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회는 개개인의 욕구에 어떻게 응답을 해야할까? 이러한 물음을 갖고 나노사회에서 교회 공동체를 어떻게 리빌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2월)에 투고한 '나노사회에서 공동체 리빌딩'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나노사회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서 교회 공동체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먼저 개인주의의 극단화된 형태를 보여주는 나노사회에 대해 "정말 파편처럼 흩어진 개인들이있을 뿐이다. 이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해시태그로 다시 모이고, 그 가운데 반향실 효과를 통해 공고해 진다. 이들은 흩어져 있지만 목적에 따라서, 취향에 따라서 모인다. 또한 그들은 때론 무시하지 못할 공고함을 자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가운데 나노사회는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서로 결속된다는 것이 이전과 같이 집단적 정체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취향과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들이 동의할 수 있는 도덕성은 결속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 1인가구의 등장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1인 가구 등장이 가져올 폐단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 블루나 고독사와 같은 폐해들도 준비되지 못한 사회변동, 즉 1인 가구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노사회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살폈다. 무엇보다 나노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의 태도로 "'Alone Together'"를 들은 그는 "너무 가깝지도 않게, 그러나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느슨한 형태의 공동체에 대한 욕구가 현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SNS의 발달은 현대인들의 공동체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에 대한 교회의 적정한 수준의 공동체 사역이 필요하다. 또 나노사회의 인간들은 상처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편해 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사람에게 받는 상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상처받지 않을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욕구와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공동체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고 있다"고 조 교수는 전했다.
이어 교회는 "소공동체를 통해 유연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나노화된 개인의 욕구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홀로 서는 신앙인으로 주체성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의 신앙을 형성해 온 교인들에게 다시 모여야 할 필요와 매력을 갖추어 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교인들이 동의할 수 있는 교회의 목적, 즉 공공성의 필요는 적절해 보인다. 이전과 같이 교회 중심의 공동체성에 대해서는 이제 많은 교인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그렇다면 자신들의 선의와 신앙적 양심을 충족하며, 잃어버린 교회의 사회적 신뢰성을 되찾을 수 있는 방편으로 교회의 공공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 상황을 거치며 교회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3년을 이전에는 상상도 해 볼 수 없었던 사역을 거쳐왔다. 교인들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며 "이에 더해 이 사회는 나노사회로 변하며 전혀 다른 개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교회에도 같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교회 역시 이들을 수용하며,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