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는 절망으로 눈물 흘리는 이들 손 잡아야"

NCCK, 2024년 부활절 메시지 발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가 2024년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메시지를 통해 "교회는 주님께서 보여주신 부활의 역사를 이어갈 증언자들이다"라며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고, 절망으로 눈물 흘리는 이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 사회 구조적 폐해로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과 이주민, 노약자의 온전한 삶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또 "세계 곳곳 벌어지는 전쟁으로 생명은 유린당하고 한반도 역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치솟고 있다"며 "한반도와 전 지구적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평화의 봄바람이 되어 모든 전쟁터, 그리고 남과 북에 넘실거리기를 기도한다. 또한 평화를 향한 염원이 구체적인 평화로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 밖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다며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고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이들이 선출되어 대한민국의 평화로운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도 밝혔다. 아래는 NCCK 2024 부활절 메시지 전문.

2024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활절 메시지

"부활의 사랑으로 세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께서 입김을 불어 넣으시면 다시 소생하고 땅의 모습은 새로워집니다."(시편 104:30)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세상이 던진 창과 돌멩이, 온갖 모욕과 비난을 한 몸에 지고 돌아가신 주님의 부활 소식은 험악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변치 않는 희망입니다. 주님의 부활하심은 하나님의 공의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오직 생명을 사랑하는 따뜻함만이 세상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많은 이들이 믿지 못했습니다. 그를 사랑했던 제자들마저 믿지 못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음이 완고하여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그들을 꾸짖기까지 하십니다(막 16:10-14).

오늘 주님의 부활 소식을 듣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아침에 눈을 뜨면 접하게 되는 지구 곳곳의 재난과 전쟁 소식, 기후재난에 시달리는 생명들의 탄식, 갈등과 혐오 속에 대결과 폭력의 문화가 자리 잡은 세상에서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희망과 사랑을 믿을 수 있을까요? 이 참혹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주님의 부활하심을 믿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부활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주님의 부활은 교회의 사랑과 생명의 실천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주님께서 보여주신 부활의 역사를 이어갈 증언자들입니다.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고, 절망으로 눈물 흘리는 이들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사회 구조적 폐해로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과 이주민, 노약자의 온전한 삶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특별히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었음에도 아무런 변화를 이루지 못한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며, 이제라도 사회적 참사로 고통받고 울부짖는 이들과 함께 탄식하고 아파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해 희생당한 생태계의 창조 질서를 회복하고 생명이 '다시 소생하고 땅의 모습이 새로워'지도록 있는 힘을 다해 변화를 선택해야 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평화와 정의의 실천이며 생명의 충만함입니다. 세계 곳곳 벌어지는 전쟁으로 생명은 유린당하고 한반도 역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치솟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전 지구적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평화의 봄바람이 되어 모든 전쟁터, 그리고 남과 북에 넘실거리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평화를 향한 염원이 구체적인 평화로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특히 올해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고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이들이 선출되어 대한민국의 평화로운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활을 믿지 않는 제자들에게마저 십자가와 부활의 사랑을, 그 희망을 온 세상에 전하라 하셨습니다(막 16:15). 끝까지 사람을 신뢰하신 주님의 모습은 오늘 지친 우리를 격려하고 그 길을 따라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는 신뢰 안에서 2024년 주님 부활하심의 기쁨과 희망을 전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2024년 3월 3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