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목요일(3월 28일) 기도문
- 수난의 현장4 피조세계
주님께서는,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 차고, 마음에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언제나 악한 것뿐임을 보시고서,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주님께서는 탄식하셨다. "내가 창조한 것이지만, 사람을 이 땅 위에서 쓸어 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땅 위를 기어다니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렇게 하겠다.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되는구나."
생명의 창조주 하나님,
인간의 끝없는 풍요의 욕망은 기후위기를 재촉하고
창조세계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땅은 메마르고 갈라지며,
지하수는 고갈되어 다양한 생명체가 갈증에 허덕입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산불은 온갖 생명을 검은 잔해로 변하게 하고,
순식간에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도심의 거리를 두려움의 물결로 파도치게 합니다.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지진 소식과
인간이 무책임하게 바다로 내던진 핵폐기물로 인해
모든 지구의 생명은 불안합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수많은 생명들이 플라스틱으로 숨구멍이 막히고
제집에서 쫓겨나며, 다양한 생물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창조세계를 파괴한 오만한 인간은
기술로 창조세계를 복원하려는 듯 온갖 술수를 자처하지만,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과
연약한 생명체들의 삶의 공간이 파괴될 뿐입니다.
땅의 흔들림과 무너짐으로 공포에 떨던 몇 년 전,
지진으로 쏟아진 벽돌을 치우며 쓰러진 벽들 사이로
흩어지고 구겨진 가재도구를 추스르던 그 당시가 생생합니다.
창조세계가 암흑과 같이 암담할수록 생명을 향한 빛이 필요하고,
인간의 잔악함이 독과 같이 짙을수록 더 많은 소금이 필요하듯이
오늘 이 시간 생명을 향한 부르짖음과 정의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주님, 이제라도 길을 돌이켜
이 창조세계는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고백하고
서로 돌봄과 생명 존중의 실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억압받는 모든 피조물과 함께 신음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대명 | 포항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
*출처: 2024년 한국기독교 부활절맞이 묵상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