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화해통일위원회가 고난주간에 '전쟁반대 기도문'를 통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가운데 다섯째 날에는 서로를 향한 폭력과 혐오를 극복하기를 위해 기도했다. 아래는 기도문 전문.
"그러나 주님께서는 "너는 이미 내 은총을 충분히 받았다. 내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하고 번번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머무르도록 하려고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약점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약해지는 것을 만족하게 여기며, 모욕과 빈곤과 박해와 곤궁을 달게 받습니다. 그것은 내가 약해졌을 때 오히려 나는 강하기 때문입니다."(고린도후서 12:9-10)
평화의 하나님.
이 땅의 분단이 지속된지 어느덧 70년 세월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폭력과 혐오에 무감각해진 것인지요.
저 녹슨 철책이 길을 가로 막은 동안,
저 총부리가 서로를 겨누는 동안,
서로를 비난하고, 적대시하는 동안
분단체제는 폭력과 혐오의 온상이었습니다.
분단은 위기감과 공포심을 조장하고,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마음들이 우리 안에 심었습니다.
사랑과 화해, 일치와 용서를 가로 막았습니다.
서로를 향한 적대적 감정은 이제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
만연한 폭력,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나타납니다.
세대를 갈라내고, 성별을 갈라내고,
계층을 갈라내고, 좌우를 갈라내고,
우리 사회 곳곳을 갈라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아픔이 한반도의 분단과 무관하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분단에 무감각한 우리를 용서하소서.
여전히 분단 속에 살아가는 우리를 용서하소서.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이 시간, 우리에게 당신의 빛을 비춰주십시오.
우리를 파괴하고, 위협하는 분단의 상흔과 간극을 당신의 빛으로 낱낱히 비춰주십시오.
우리의 무감각함을 깨우고, 분단의 비극이 남긴 상처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게 해주십시오.
분단이 남긴 폭력과 혐오와 차별에 맞서 하나님의 사랑과 화해와 일치와 용서의 마음을 닮아가게 해주십시오.
분단의 현실에 함께 괴로워 하시고, 슬퍼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