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생명사랑의 길: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유다서 1장 17-25절

설교문

[기후 붕괴 시대에]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너무나 빠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6월인데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들이 많고, 조금만 걸어도 땀범벅이 됩니다. 토요일 새벽부터 내린 비로 잠깐 주춤했지만 이번 주 내내 불볕더위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프리카 북부, 미국 남서부, 그리스, 튀르키예 등, 전 세계가 폭염과 폭우에 시달리고 있는데, 중국 신장 지구는 지표면 온도가 75까지 올라갔습니다.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지구는 매달 가장 온도가 높은 달을 기록했는데, 거의 모든 기후학자가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2030년이 지나면 아마도 지구는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1.5도가 올라간 상태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류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극단의 날씨로 인한 각종 피해와 식량의 부족, 전염병의 창궐 등으로 매우 큰 곤경을 겪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듯이, 기후 위기는 분명 우리의 삶을 전격적으로 바꾸게 할 것입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지난 코로나 위기를 잘 넘겨서 전화위복으로 삼았는데, 앞으로도 기후 위기에 따른 변화도 준비해야 합니다. 극서기와 극한기는 현장 예배 없이 온라인 예배로만 드리고, 주일 낮 11시 예배를 어쩌면 토요일 저녁으로 옮겨야만 할 수도 있습니다. 여름에는 뜨거운 한낮을 피해 새벽 시간과 저녁 이후의 시간이 근무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곧 닥칠 미래를 준비하면서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또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미리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 놓아야 실제로 일이 벌어졌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배운 것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기획관리부에서 "기후 붕괴로 인한 사회변화 속에서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예배와 목회 활동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되며,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속화와 무종교 시대에 새로운 길을 낼 수 있을까?]

기후 위기에 따른 변화 못지않게 제가 고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가 급격한 세속화로 인해 무종교, 탈종교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쉬운 말로 하자면 그리스도교이든, 불교든 기존의 종교 제도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이지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젊은 세대일수록 기존의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이들이 늘어납니다. 현재도 10명 중 6명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20, 30대로 내려가면 10명 8명이 그러합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쪼그라들 것이 분명합니다.

2019년에 우리 교회가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면서 작은 변화를 도모했고, 그것이 우리의 목회 영역을 확대하면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주일예배를 중심으로 모든 교회 활동이 돌아가던 것에서, 언제 어느 때이든지 신앙 영상을 통해 주님의 말씀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 모두 포괄하는 올라인(All-line) 목회를 시도했고, 이것을 운영하기 위해 우리는 작은 교회임에도 3명의 풀타임 사역자를 두었고, 목회자 양성을 위한 후원통장도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목회 구조 속에서 우리는 현재 다양한 신앙 영상들을 제작하고 있고, 이것이 가상 세계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유용하게 작동하여 지금도 조금씩이나마 우리 교회의 유튜브 구독자가 늘고, 이 영상들을 통해 전도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금의 목회 구조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교회는 방송국이 아니고, 목사는 PD가 아닙니다. 우리는 나름 잘하고 있지만, 전문 유튜버들이나 방송국에 비하면 장비나 인력, 재정 구조,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에서 너무 보잘것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지금의 시스템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언제 어느 때든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제가 담임 목회자로 부임하고 지난 9년의 시간 동안은 다행히 우리 주님께서 도우시고, 우리 모두가 합심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내었습니다만, 앞으로 계속 그러리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회의 변화는 영역의 확대가 아니라 질적인 변화입니다. 이것은 교회당을 옮기고, 온라인 영상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작업입니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양식의 그리스도교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저와 여러분이 이것을 해 낼 수 있을까요?" 저는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점검 : 1) 달라진 사회]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서도 하나님의 일군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며 실행해야 할지 그 구체적인 기획은 조금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큰 틀에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점검해야 할 것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나아갈 길을 살피기 위해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세상의 변화와 그것이 개신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방금 전에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세속화가 되어 점점 기존의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것 외에 지난 100년의 시간을 보았을 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주체적 개인의 등장"이라는 것입니다. 100년 전과 비교해서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풍요해지고, 정치적으로 안정되었으며, 교육의 수준이 월등히 올라갔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개신교회의 성장은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며, 교육의 수준이 낮았을 때 일어난 현상입니다.

첫째 교회는 가난한 이들이 버틸 수 있는 내면적 힘을 제공하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축복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실제로 술이나 담배, 세상의 다양한 인연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보다도 하나님께 의지하며 성실하게 살아간 사람이 성공하고 잘 될 확률이 높았고, 그래서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말이 아주 현실성이 있었습니다. 둘째 교회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그래서 특히나 믿을만한 사람 하나 없고, 기댈 곳 하나 없이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민중들에게 매우 소중한 안식처를 제공했습니다. 교회는 불의와 맞서 싸우는 저항의 공간이었고, 민주화의 산실이었으며, 하나님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인간 존엄의 정신을 지키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다움을 느끼게 해 준 것이지요. 셋째 한국교회는 근대화된 문명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국교회가 한참 부흥할 당시 교회는 선진 문명을 미리 맛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난하고 배우지 못하고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쉽게 안착하여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였습니다. 교회가 제공하는 예배와 설교,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은 실로 교회의 구성원들을 성장시키고 성숙시켰고, 어려운 시절을 견디게 해 주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즉 교회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되는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 구성원들을 실제로 훨씬 좋은 삶으로 이끌어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2024년 오늘날 한국은 이제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교육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른 사회가 되었습니다. 교회가 제공하던 모든 것을 이 사회가 제공합니다. 그리고 넉넉하여 안정된 삶을 살면서 배운 사람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굳이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잘 모를 때에는 배운 사람에게 물어야 하고, 가진 것이 없을 때는 있는 사람 곁에 있어야 떡고물이라도 먹을 수 있고, 불안한 삶을 떨쳐내려면 확실한 그 무엇을 붙들어야 하니 하나님께 매달렸지만, 배우고 넉넉하고 안정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됩니다. 그리고 선택할 대상들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핸드폰 하나만 켜도 거기에 모든 정보가 들어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한국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졌습니다. 교회에 오는 것도 자기가 하는 여러 가지 선택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자유로운 개인에게 있어 부모의 말도, 선생의 말도 더 이상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교회의 목사 말은 더욱더 들을 이유가 없지요.

제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교회는 재미있고, 의미 있고, 사회의 모든 영역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교회에서 거의 다 배웠습니다. 시골 출신인 저는 더욱더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사회가 된 것입니다. 교회에 나와야 할 특별한 이유를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국가와 사회가 그동안 교회가 했던 모든 것을 이미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점검 : 2) 인간의 종교성]

상황이 이러하다면 교회는 결국 사라지고 말까요? 상황이 이런데도 여전히 부흥하는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요? 우선은 가진 자들이 친교를 나누고 그것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얻는 곳은 큰 교회가 됩니다.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사귀며 인맥을 쌓는 곳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겉으로는 하나님 말씀이라고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온갖 욕망이 가득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으로 삶의 힘을 얻는 것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교인들 사이의 사귐과 만남이 약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고 그들을 위해 자신들을 내어 주는 예수님의 정신과 사랑을 이어가는 것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거짓 교회이고 거짓 신앙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예수님의 동생 유다가 경고한 대로 마지막 때에는 "자기들의 경건하지 못한 욕정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날 교회 안에 보면 이런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가진 자들이 자기들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그 힘으로 정치 세력화하고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세상을 좌지우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절대로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의 많은 교회가 실로 하나님의 뜻보다는 힘을 숭배합니다. 그리고 큰 힘을 보여 줍니다. 그랬더니 인맥에 기대어 한몫 얻고자 하는 이들이 더욱더 그곳으로 모이며, 교회 부흥의 한 방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대형교회가 되는 과정에서 땅 투기와 온갖 불법들이 있다는 것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교회를 이끌어 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무엇에 주목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그것을 오늘 설교 제목인 "'생명'사랑의 길"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욕망이 아니라 진실로 생명을 사랑하는 길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욕망과 생명을 잘 구별해야 합니다. 요한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더 넘치게 얻게 하려고 왔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양들에게 넘치는 생명을 주시기 위해 택하신 것은 바로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의 삶이었습니다. 마가복음서는 이것을 더 명시적으로 밝히는데, 마가복음서의 예수님은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치를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내 주러 왔다."(10:45)고 말씀하십니다. 욕망은 자기를 내주는 법이 없습니다. 남을 이용하지 남을 위한 대속적 삶이 없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넘치게 하는 삶은 자기를 내어 줍니다. 섬기며 대속하는 삶을 사는 것이지요. 모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개인의 욕망을 내려놓는 삶이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보여주고 지키고 앞으로 발굴해 나가야 하는 삶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기존의 종교가 쇠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체적 개인으로서의 현대인들이 더 이상 종교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존의 종교가 제공하던 것들을 이미 사회가 하고 있고, 또 자유로운 개인의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존 종교의 의례와 활동은 경직되어 있거나 너무 집단적이기 때문에 더 그러합니다. 기존의 어른 교인들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신도회를 꾸리고 교회의 일정에 따라 책임감과 의무를 지니고 헌신해 줄 것을 기대하지만, 교회에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21세기형 자유로운 개인의 섬세한 마음이 상처를 받고 쉽게 닫히는 일들이 생깁니다. 세상은 엄청나게 다양한 상품들을 제공하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제 맘대로 선택해서 사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교회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지요. 또 1인 가구가 35%나 되는 사회에서 저마다 혼자서도 자기의 개성 넘치는 삶을 사는 것에 익숙한데, 모여서 함께 활동을 하려면 귀찮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니 더더욱 교회의 모임과 활동이 어렵습니다. 즉 혼자가 편한 세상에서 함께 모여 활동할 때에도 자신의 생명력이 소진되지 않고 더 풍성해 지는 경험을 어떻게 교회가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모든 교회들이 지니는 과제인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주체적 개인의 등장이라고 계속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주체적 개인은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온전히 본인이 져야 합니다. 책임의 문제는 현대인이 지닌 가장 큰 아킬레스건입니다.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오롯이 홀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 엄청난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현대 사회는 날이 가면 갈수록 복잡성이 증가하는 사회입니다. 복잡성의 증가란 다양성의 증가와 그것이 관계 맺는 경우의 수 증가, 그리고 너무나도 빠른 세상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트에 가서 물건 하나를 고르려고 해도 너무 많은 상품이 진열되어 있어 무엇을 골라야 좋을지 선택이 쉽지 않지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니 어제 좋았다고 해서 오늘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쌍둥이에게서도 세대 차이가 나고, 각자의 다양한 취향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다 맞추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복잡한 사회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주체적 개인은 자유를 얻은 만큼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종교는 바로 이 문제를 다뤄주어야 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앞으로의 목회와 활동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우선 우리는 오늘날 다수의 현대인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모든 종교의 의례, 제도, 조직이 교회 구성원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하거나 억압한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코로나 19 때 많은 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두고 옥신각신하며 세월을 낭비했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예배를 시행함으로써 유연하게 어려움을 극복했지요. 앞으로도 그럴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한편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현대인이 지닌 필연적인 심리적 압박과 부담감, 불안과 선택에 따른 다른 것의 상실 및 책임감 등에 대해서도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배려하고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목회의 다양한 현장에서, 제도에서, 조직적으로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는 저와 여러분의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종교의 본질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중 하나를 연결지어 우리 교회의 밝은 미래 가능성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순간, 그것을 넘어서려 합니다. 이런 특성을 가리켜 종교적 인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종교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실재 세계 너머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또 다른 실재 세계가 있다는 믿음과 체험 위에서 작동합니다. 인간 사회와 자연 너머에 그 모두를 이끄시는 초월적 존재 즉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믿는 종교적 인간은 언제나 자기를 넘어서 더 큰 나를 향하기 마련입니다. 실로 모든 인간에게는 지금보다 더 큰 나, 더 나은 나에 대한 무한한 갈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더 큰 나로 나아간다면, 지금의 나는 앞으로 될 나보다는 작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의 내가 사실은 더 큰 나의 일부일 뿐이고, 앞으로 얼마든지 더 큰 나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을 진정으로 깨닫고, 그래서 더 큰 나로 나아간다면, 작은 내가 선택했던 행위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은 더 큰 나 안에서 해소됩니다. 모든 종교인은 자신들이 속한 종교 전통 안에서 이것을 체험해 왔습니다.

오늘날 자본이 전부인 줄 알고, 눈에 보이는 물질만 중요하다고 여기는 실증주의적 세계 속에서 모든 인간은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 사이에서, 사회의 한복판에서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관계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발생한 문제를 풀어갈 길이 전혀 없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그곳에서 바로 해결책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단순히 인간에만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더 큰 나, 즉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 인간의 유한성 속에서 발버둥 쳤던 문제가 별것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심리적 압박감과 온갖 스트레스에서 풀려날 길을 얻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에도 종교가 현대인들에게 제공하는 위안이며, 교회가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평안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동생 유다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세상에 거짓 교사와 거짓 예언자들이 가득하더라도 여러분은 가장 거룩한 믿음을 터로 삼아서 자기를 건축하고, 성령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물면서 자기를 지키고, 영생으로 인도하는 예수님의 자비를 기다려라."

이 말씀은 세상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신앙의 안목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우리 자신을 지키며,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믿음 위에 우리를 건축할 수 있습니다. 성령으로 기도하는 우리는 나를 괴롭히는 문제와 그것으로 시달리는 나를 메타인지적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를 기다리면서 현재에 겪는 모든 고통과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믿음이 약한 자들을 돕고,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진 자들도 건져내며, 악의 세력과도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개인이 지닐 수밖에 없는 그 숱한 문제들은 더 큰 존재인 초월적 실재의 품 안에서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나아갈 길은 진정한 생명이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 즉 "생명"사랑의 길입니다. 우리의 목회와 선교, 다양한 교회 활동들이 욕망의 추구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도전하는 "생명"사랑의 길이 된다면, 생명 그 자체이시고, 또 모든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입니다. "생명"사랑의 구체적인 방법은 앞으로 저와 여러분이 머리를 맞대고 더 고민하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서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모두가 "생명" 사랑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권면하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말씀에 모두가 "아멘"하시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생명의 지혜이신 하나님! 오늘날 우리 인류는 매우 복잡한 곤경과 혼란에 처해 있습니다. 주님께서 오래전부터 경고하셨지만, 교만하고 욕심 사나운 우리는 그만 주님의 뜻을 거역하고, 우리의 삶이 터전인 땅이 울부짖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선악과를 따먹고 나름대로 지혜를 발휘했지만, 동시에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심한 마음의 우울을 앓고 있습니다. 욕망을 추구하다가 참다운 생명의 삶을 놓쳤습니다. 이제 다시 회복하게 하여 주소서. 주님께서 생명사랑교회를 세우셨으니, 우리가 주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게 하소서. 우리의 고개를 숙이고 주님께서 주신 지혜를 다시 간구하게 하소서. 다시는 주님의 뜻을 거역하지 않게 하소서. 생명을 사랑하고 살리는 길에 우리가 나서려고 합니다. 주님!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를 도와 주소서! 우리의 친구이시자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거룩하시고 좋으신 하나님! 이 좋은 날 우리 모두를 주님 앞에 불러 모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주님 부활하신 날을 기억하여 나머지 날들의 완성으로 삼으시고, 또 새로운 날들을 준비하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우리에게 성령을 허락하시어, 세상살이에서도 거룩한 하늘의 음성을 듣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우리가 주님을 더 잘 알게 하시고, 우리의 일들을 좀 더 부지런히 감당하게 하시며, 우리의 이웃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은총에 감사하여 오늘 우리의 삶을 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받아주소서. 우리가 드린 예물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며, 이것을 통해 많은 이들이 행복과 기쁨을 누리게 하여 주소서. 특별히 생명사랑교회의 모든 사역을 통하여 우리가 날마다 진보하게 하시고, 더욱 더 주님과 가까워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폭풍의 바다, 죽음의 그늘 골짜기 한 가운데서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마십시오. 생명 사랑의 길을 올곧게 가십시오. 주님께서 저와 여러분을 구원하실 것입니다.

* 축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바람이 되어 여러분을 주님 곁으로 데려가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여러분의 힘이 되어 주님을 섬기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이 생명이 되어 여러분의 영혼을 넘치도록 채워 주시기를 빕니다. 전능하신 주님, 성부 성자 성령 성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생명 사랑의 길을 가는 여러분 곁에 영원히 함께 계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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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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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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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