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주민은 증가했는데 사회적 거리감 여전...환대의 신학 요청돼

오세조 신학위원장, NCCK '사건과 신학' 6월호에 게재한 기고글에서 밝혀

'NCCK 사건과 신학' 6월호는 '이주민을 바라보는 사회와 교회의 시선'을 주제로 다뤘다. 이번호에 '이주민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시선'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은 오세조 목사(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는 한국사회에서 이주민은 매우 빠르게 증가했지만 한국인의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social distance)가 개선되지 않은 점에 문제 제기를 했다.

실제로 한국사회에 난민 신청자는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했으며 2013년 난민법 시행 이후로 큰 폭으로 상승해 2023년에는 18,838건으로 전년 대비 약 63.3% 증가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본격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지표다.

오 목사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일을 판단할 때 성경적 근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신·구약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절대 규범(Norma Normans)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라며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주민, 특별히 이주민 노동에 대한 신·구약의 성경적 근거를 먼저 살펴본 후, 초대교회의 역사와 함께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되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의 이주민을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약성경의 가르침을 분석한 그는 이어 "이주 노동자의 개념에 가장 적합한 단어는 '게르'이며, 태생적으로 가지게 된 보호와 특권을 포기한 채 자기의 노동력을 팔아서 살아가는 국내외의 비-정규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하는 확대된 용어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며 "그러면서 이방 국가와 이방인들에 대해 배타적인 관계를 유지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게르'라고 불리는 이 그룹의 사람들을 독특하게도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보호하고 돌보아야 할 대상으로 여김을 제시한다. 왜냐하면 구약성경의 야훼 하나님은 이주 노동자를 보호하고 돌보는 것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신약성경의 가르침으로는 마태복음 25장의 양과 염소의 비유를 들었다. 그는 "예수의 이 비유에 따르면, 이주민에게 행한 것이 곧 임금에게 한 것이다"라며 "이는 구약성경의 이주민에 대한 가르침과 일맥상통한 예수의 가르침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본으로 삼는 초대교회 역사도 살폈다. 오 목사는 "그리스도교의 발생 이전에는 인종과 지역에 따라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의 종교를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동일한 역사와 문화권 안에 사는 사람은 종교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그리스도교가 발생하면서 어떤 역사나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든 상관 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자기가 속한 역사와 문화와는 다른 공동체 즉 여러 인종과 민족이 함께하는 신앙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이전의 역사에는 없던 새로운 신앙공동체였다. 더불어 이러한 새로운 신앙공동체는 어려움을 겪는 모든 사람을 신분의 차이 없이 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환대의 신학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오 목사는 "낯선 자에 대한 환대는 구약성서로부터 초기 교회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의 중요한 사회윤리였다"고 전하며 환대의 공공신학을 제시한 신학자 최경환의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최경환은 타자와의 소통과 관계를 통해 정체성이 형성된다면 비록 빈 의자라고 할지라도 누군가를 위한 자리를 마련되어야 한다며 교회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기 자신을 넘어 세상을 자신과 화해시키는 하나님의 은총을 세상에 증언하는 장소이며, 그래서 교회는 세상에서 낯선 자로 존재하며 동시네 낯선 자들을 맞아주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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