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돈 전 고려신학대학원 교수가 수평 이동 신자 유형을 분석하는 글에서 "맛집 찾듯이 설교 쇼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전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20년간 사역한 교회에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며 "그중에는 교회에 잘 정착한 이도 있고 떠난 이도 있다. 불신자가 전도되어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문제와 분란이 많은 교회에서 오거나, 기성교회에 반감이 있는 이들, 교회를 오래 떠났던 이들이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초신자보다 수평 이동 신자가 많은 셈이었다"며 "한 유명한 목사는 수평 이동을 더 좋은 대학을 가려는 것과 비유하며 긍정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물론 자신의 신앙성숙과 유익을 위해 더 건강한 교회를 선택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주 앉아서 듣고 있기가 고역스러운 설교로 인내 연습을 시키는 교회, 갈등과 문제에 휩싸인 교회에서 심령이 상하고 곤고해서 교회를 옮기려는 이들에게 그래도 참고 견디라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수평 이동이 교회답지 않은 교회는 도태되고 건강한 교회가 살아남는 재편의 과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오늘날 만연한 수평 이동은 그런 불가피한 상황이나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바른 말씀이 전파됨에도 맛집을 찾듯이 자신의 입맛에 맞고 귀를 즐겁게 하는 설교를 쇼핑하는 이들이 적잖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인기 있는 설교자 주위로 몰려든다. 또 모든 교인이 서로를 섬기는 목자가 되어 교회를 세워가는 부담이 없는 교회, 적당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규모의 교회, 편안한 시설과 프로그램, 엔터테이먼트가 제공되는 교회가 문전성시를 이룬다"며 "거기에 사람이 불어나는 것이 더 사람을 끄는 종교적인 군중심리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박 전 교수는 "이제는 불편한 점이 많을지라도 건강한 교회로 발돋움하려고 애쓰는 교회에서 사서 고생하려는 교인은 희귀하다"며 "문제는 대부분 좋은 설교의 기준이 무엇이며 건강한 교회의 척도와 표지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오늘날 수평 이동은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다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