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일본평화헌법 수호!"

NCCK 국제위원회, '8.15 공동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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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NCCK 국제위원회)
▲NCCK 국제위원회가 지난 13일 오전 11시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하는 한일 양국 종교시민사회네트워크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과 더불어 8.15 광복/패전일을 맞아 아래와 같이 '8.15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NCCK 국제위원회가 지난 13일 오전 11시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하는 한일 양국 종교시민사회네트워크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과 더불어 8.15 광복/패전일을 맞아 아래와 같이 '8.15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1) 한반도평화협정 체결 2) 일본평화헌법 수호 3) 북일국교 정상화 4) 한미일군사동맹 반대를 촉구하며 2025년 일본의 패전, 한반도 해방 80년(1945년), 그리고 한일국교정상화(1965년) 6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이제는 '신 냉전'을 끝내고 동아시아 시민과 함께 역사 정의와 평화를 위해 계속해서 함께 노력해 갈 것임을 밝혔다. 아래는 성명 전문.

2024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8.15 공동성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를 '민주주의국가' 대 '전제(독재)국가'라는 대립 구도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자 학살에 대해 아직도 이스라엘에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는 서방 '민주주의 국가'의 태도는 러시아에 대한 조치와 비교하여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격차 확대로 민주주의를 내건 국가에서도 이민자 배척을 주장하는 극우 정당의 부상이 우려되고 있다.

한일 양국에서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이 적대시하는 국가들을 동아시아판 NATO를 비롯하여 그와 유사한 군사동맹으로 봉쇄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은 일본의 패전, 한반도 해방 79년을 맞이하는 올해 8월 15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 한반도평화협정 체결, 일본평화헌법 수호, 북일국교 정상화, 한미일군사동맹 반대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남북 북미 교섭은 불신 속에 결렬되었다. 이후 북한은 빠르게 '핵무력 고도화'를 추진했다. 또한 한미일은 '확장억제의 실질화'라는 명목으로 핵무기에 의존하는 군사협력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전쟁연습과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민간단체의 대조선 전단살포에 대해 북한은 '오물풍선'을 남한으로 보내고 있다. 이에 남한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과물인 남북군사합의서 효력을 정지시키고 당초 금지했던 확성기를 이용한 심리전을 재개했다.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는 군사력 증강과 동맹국의 존재도 우발적 충돌을 막을 수 없다. 우발적 충돌은 전쟁으로 발전한다.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군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억제력이라며 한국과 일본열도, 류큐 열도의 군사적 요새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2023년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계기로 3국 관계를 사실상의 군사동맹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28일 3국의 국방장관은 이른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에 관한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한미일 국방당국 간 안보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을 그 내용에 포함하고 있다. 3국 정부들은 각 나라 의회의 동의도 없이, 기초적인 공론화도 거치지 않은 채 군사협력을 제도화하는 불가역적인 담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 비민주적인 담합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삼으면서 한미일 군사협력을 전세계로 확대하려는 의도 또한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의 비핵화는 먼저 북한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북한 체제를 보장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일본에게 있어 북일 국교정상화는 먼저 과거청산의 일환이고 북한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쟁의 종식을 앞당기는 것이다. 한일 양국의 핵무기금지조약 가입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조치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 및 정전협정 당사국 정부는 한국전쟁의 종식과 평화정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하여, 74년 동안 계속되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일본의 평화헌법은 침략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을 반성하고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선언한 약속이다. 우리는 일본 정부가 평화헌법을 버리고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가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일본정부는 평화헌법을 지키고 평화헌법의 정신을 올바르게 실현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 전쟁연합을 구성하지 말아야 한다. 한미일 관계를 군사동맹으로 변질시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 역사수정주의·역사부정주의 불용

현재 일본에서 횡행하는 역사수정주의·역사부정주의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마현은 다카사키시의 현립공원 '군마의 숲'에 있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 조선인 추도비를 산산조각 파괴하여 철거했다. 이 추도비는 강제노동으로 희생된 조선인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단체가 군마현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것이다.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탈리아 스틴티노 시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경우에도 제막식을 무산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조직적 방해와 시민단체에 대한 음해가 있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5년부터 사용될 중학교 교과서 검정에서 레이와서적의 교과서를 합격시켰다. 이 교과서는 '국사교과서'라고 이름 붙여져 황국사관에 입각한 역사교과서이다. 이쿠호샤, 지유샤에 더해 역사수정주의·역사부정주의 교과서가 세 종류가 된 것이다.

세계유산에 대해 7월말 인도 뉴델리에서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의가 열렸다. 일본 외무성은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 특히 한반도 출신자를 진심으로 기억하면서 권고를 성실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고, 한국과 긴밀하게 협의하여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해설·전시 전략과 시설을 충실하게 하는 데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 정부도 동의하여 7월 27일 사도 광산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15년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 대표는 "1940년대에 몇몇 현장에서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연행되어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많은 조선인 등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 "정보센터 설치 등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설명 전략에 포함시킬 것"(2015년 7월 5일, 사토 구니 유네스코 일본대사 연설)등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유산 등재 후 강제노동에 대한 설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사도광산에 대해서 일본 정부와 니가타현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2015년 산업혁명유산 관련 연설과는 달리 사도광산에 관한 외무성 성명에 강제성을 의미하는 표현이 누락된 것, 역사를 은폐하는 성격이 더욱 강화된 내용에 한국 정부가 타협한 것에 대해서도 한일 양국 정부를 엄중히 비판한다.

■ '한국병합은 불법'이라는 인식의 정착

강제동원 피해자의 청구권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일본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명령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해서 '주권면제'를 배제했다. 한국 시민들이 이러한 사법 판결을 쟁취한 것은 한국 민주화의 성과이자 식민지배 피해자의 지원과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한일 시민운동의 성과이다. 이는 피해자를 무시하고 한일 양국 정부가 정치적 타결을 시도하는 한일 우호가 아니라, 인권에 바탕을 둔 우호를 추구하는 우리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이 지향해온 시민 협력의 성과다.

일본 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온전한 배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한국 정부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여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 추궁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 가자지구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명백히 반하는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가 자행되고 있다. 지금 당장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학살을 멈추고 전쟁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6월부터 외국인이 세 차례 이상 난민 신청을 하면 강제송환 대상이 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출입국관리난민인정법이 시행됐다. 올해 출입국난민법의 개정에서는 외국인의 영주자격 취소 요건도 확대되었다. 이러한 개악에 대해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영주권자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라는 서한(6월 25일)을 통해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우리는 일본 정부의 반인권적인 출입국난민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시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식민주의는 비난 받아야 하며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공통의 이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의 흐름에 가세하여 한일 양국 정부를 움직여 나갈 것이다.

■ 2025년, 해방-패전 80년, 한일 국교정상화 60년을 맞아

내년은 일본의 패전, 한반도 해방 80년(1945년), 그리고 한일국교정상화(1965년) 60년이 되는 해이다. 미국의 압력으로 역사인식 문제와 전후 보상 문제를 미룬 '65년 체제', 미국의 방위전략에 따라 중국과 북한을 가상 적국으로 삼는 '신 냉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전쟁과 군비경쟁 현실 앞에서 아무리 강한 군사력도 결코 평화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역사의 교훈을 떠올린다. 우리는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과거의 잘못을 극복하는 노력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지킨다는 대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동아시아 시민과 함께 역사 정의와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갈 것임을 밝힌다.

2024년 8월 13일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

'한일플랫폼'은 지난 2020년 7월 발족된 한·일 최대 규모의 종교시민사회 연대네트워크입니다. 각 국의 정의와 평화, 인권의 가치를 추구하는 각 분야별 전문가와 종단이 핵심 구성원으로, 한·일 양국에서 구성된 약 22개 연대체와 10개의 단체가 공동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국 측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원불교, 한국진보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 측은 전쟁을시키지않겠다9조깨부수지마!총동원행동, 피스보트, 일본천주교정의와평화협의회, 군마제종교자의모임,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NCCJ)가 대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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