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에베소서 1장 3-11절

설교문

[신앙의 절정을 보여주는 두 장면]

저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모태 신앙이 아닙니다. 여섯 살 때, 윗집 누나의 전도로 처음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과연 하나님은 살아계시는가를 두고 씨름하면서 내 인생의 종교로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였습니다. 동아시아의 위대한 종교 전통 안에는 훌륭한 스승 공자가 있고, 집착의 번뇌에서 해방을 약속하는 붓다도 있는데, 또 오늘날 세상은 그야말로 인류에게 최고의 문명을 구가하게 한 자연과학의 발전이 있는 데다가, 인문주의의 영향력 또한 막강한데도 저는 그동안 한국인에게 그리스도교란 어떤 의미인가, 오늘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두고 고심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급기야 뒤늦게 신학을 하고 목사까지 되었고, 목사가 된 지 15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참된 신앙에 대한 물음은 여전합니다.

인류의 위대한 지혜 유산이자,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성경을 읽어보면 다양한 신앙의 향연들이 펼쳐집니다. 수천 년간 하나님을 주님이자, 창조주라 고백한 숱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고뇌와 아픔, 기쁨과 슬픔, 환희와 절망이 뒤섞여서 인생의 깊은 의미들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다 보면 참된 신앙이 무엇인가를 두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지점에서 맞이하게 되는 숨 막히는 두 개의 장면 앞에 서게 됩니다. 하나는 아브라함이 100세에 얻은 외아들 이삭을 번제단에 올려 놓고 칼을 들어 막 찌르려는 순간이고, 또 하나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큰 소리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고 절규한 뒤에도 아무런 대답도 없는 정적의 순간입니다.

이 두 장면의 이야기는 무려 2,000년의 세월을 건너뛴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하나님의 시간에서 보자면 동시에 일어나는 한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들 이삭을 바치라고 아브라함에게 명령한 그 하나님이 지금 몸소 자기 아들 예수를 번제단에 올려놓고 칼로 찌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경은 이삭 대신 양을 준비해 주셨다고, 십자가 죽음은 부활의 승리로 결론을 낸다고 말하고 있지만, 참 신앙은 아브라함이 칼을 든 순간에,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도 어떤 대답을 듣지 못했지만 견뎌내는 그 순간에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하나님은 명령하는 자가 아니라, 아들에게 칼을 들어야만 했던 아브라함이 되어 자기 심장을 내어주는 자가 됩니다.

이 두 장면을 자기의 신앙적 삶으로 읽어내려는 인간은 단 한 걸음조차 떼기 힘든 막막함에 사로잡히며, 도무지 헤어 나올 길 없는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 속에서 삶의 모든 것이 시시하게 됩니다. 보통 인간으로는 사실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상황들은 정신착란이나 깊은 우울증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눈에 보이게 등장하는 하나님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제물로 바치려는 아브라함이나 십자가에서 자신을 드리려는 예수의 결단은 모두 오로지 불확실성 속에서 결단하는 믿음의 도약 속에서만 실행되는 것이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실증적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의 『공포와 전율』]

19세기 초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부유한 상인 집안의 7 남매중 막내로 태어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57세, 어머니는 45세였습니다. 늦둥이이지요. 이 사람의 아버지는 결혼을 두 번 했는데, 첫째 부인은 아이 없이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런데 둘째 부인은 바로 그 가정에서 일하던 가정부였고,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첫째를 낳게 됩니다. 고지식하면서도 견고한 신앙을 지니고 있던 이 사람은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매우 엄격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평생을 심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가정부와 함께 살면서 7남매를 낳았는데, 자신이 82세에 죽기까지 두 아들과 세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났기에 그의 죄책과 우울은 더 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막내는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자랄 수밖에 없었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자기 집안에는 하나님의 저주가 내렸기 때문에 어쩌면 자신도 아버지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갔습니다.

28살! 너무나 사랑했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파혼을 하고 난 뒤,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이 사람은 "침묵의 요하네스"라는 가명으로 빌립보서 2장 12절의 말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십시오."는 구절에서 따온 한편의 책을 냅니다. 제목은 『두려움과 떨림』 한자어로는 『공포와 전율』입니다.

저자는 이 책의 첫 부분에서 "조율"이라는 제목으로 바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신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사람은 어릴 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아름다운 믿음의 이야기로 들렸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다시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었을 때, 저자는 큰 충격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아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이 문제를 풀어보려고 저자는 아주 짧은 4개의 글을 씁니다. 당시 아브라함이 이삭을 데리고 가면서 벌어졌을 법한 일들을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말미에 아주 간단한 선언 비슷한 것을 또 씁니다.

여러분에게 그중 첫째를 읽어 드리겠습니다.

"어린애의 젖을 떼야만 할 때, 어머니는 자기의 유방을 검게 물들인다. 어린애에게 젖을 먹여서는 안 될 때, 어린애가 유방에 미련을 갖게 한다는 것은 잔인한 짓이다. 유방을 검게 물들여 놓으면 어린애는 그 유방이 달라졌다고 믿는다. 그러나 어머니는 여전히 어머니이고, 어머니의 눈길은 여전히 인자하고 부드럽다. 자식의 젖을 떼기 위하여 이런 무서운 수단을 쓸 필요가 없는 자는 복이 있을지어다."

지난 몇 주간 저의 사임 소식으로 큰 혼란과 슬픔, 혹은 배신감과 상실감에 힘드셨을 우리 생명사랑 교인들을 위해 오늘 저는 이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여러분은 젖을 떼고 음식을 먹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마음을 검게 물들였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제 태도나 자세가 조금 냉정하게 그리고 차갑게 느껴지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움과 떨림』의 저자 쇠렌 키르케고르가 하는 말을 다시금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유방을 검게 물들여 놓으면 어린애는 그 유방이 달라졌다고 믿는다. 그러나 어머니는 여전히 어머니이고, 어머니의 눈길은 여전히 인자하고 부드럽다."

키르케고르는 이어서 또 이렇게 말합니다.

"어린애가 커서 젖을 떼야만 할 때, 어머니는 처녀처럼 유방을 감춘다. 그러므로 자식은 다시는 어머니를 가지지 못한다. 이와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잃지 않은 자식에게는 복이 있을지어다."

"어린애의 젖을 떼야만 할 때가 오면 어머니로서도 어린애와 서로 점점 더 떨어져야 하는 사실은 역시 슬프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심장 밑에서 쉬었고, 그 후로도 어머니의 가슴에 안겨서 고이 쉬던 자식이 이제는 그렇게 가까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은 어머니로서도 쓰라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리하여 그들은 서로가 잠시 동안의 슬픔을 서러워한다. 어린애를 그렇게도 가까이 둘 수 있고, 보다 큰 슬픔을 겪을 필요가 없는 자에게 복이 있으라."

갓난 아이가 젖을 떼야만 할 때에 젖을 물리지 않는 어머니의 단호함 때문에 아이는 무척 큰 고통을 느끼지만,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자녀를 떠나보내야 하는 어머님의 마음도 쓰라립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지 않으면 아이는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키르케고르는 또 이렇게도 말합니다.

"어린애의 젖을 떼야만 할 때, 어린애가 굶주리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어머니는 영양가 있는 음식물을 준비한다. 보다 영양가가 많은 음식물을 준비한 자에게 복이 있으리."

제가 우리 생명사랑교회를 떠나서 향린교회로 가는 것이 여러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영양가 있는 음식물을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해 주시길 빕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가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라는 것을 깊이깊이 생각하셔서, 전 세계 교회와 발맞추어 한국개신교를 살리는 일이라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발걸음이 한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로 간다기보다는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더 큰 짐을 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제 짐은 훨씬 더 무겁고, 그래서 무척이나 두렵고 떨립니다. 가서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주님의 영이 저를 사로잡았고, 가라 하시니 가는 것 뿐입니다.

이제 앞으로 오늘을 포함하여 우리 생명사랑교회에서 담임목사로는 딱 5주간 주일예배 설교를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시간 동안 여러분이 일반적인 음식을 먹고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젖을 뗀 어린아이에게 먹이는 이유식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유식의 재료는 에베소서입니다. 지난 세월 제가 탐구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했고 그 속에서 무던히도 발버둥치며 경험했던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 신앙의 반석을 드리는 것이며, 영원한 생명을 위해 마르지 않는 샘을 알려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을 수용하신다면, 제가 없어도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워 든든할 것이고, 이 샘에서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어라]

오늘은 그 첫째 시간으로 우리는 에베소서 1장 3-11절 말씀을 함께 읽었습니다. 말씀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온갖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세상 창조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시고 사랑해 주셔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예정하신 것입니다."

3절부터 5절의 말씀인데, 그리스도교의 가장 중요한 핵심 교리가 녹아들어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세상 창조 전에 우리를 택하셔서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고, 사랑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으로 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사실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신령한 복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 덕분인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말씀드리고, 오늘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단 한 가지의 사실은 바로 우리가 창조주의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이것을 확실하게 믿으셔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택하신 그분의 자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부모가 되신다는 말씀은 다른 말로 하자면, 그 어느 것도 하나님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제가 언젠가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맘 놓고 진정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에 온전한 답은 바로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고백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을 찬양하고 즐기게 하십니다. 당신은 우리를 당신을 향해서 살도록 창조하셨으므로 우리 마음이 당신 안에서 안식할 때까지는 편안하지 않습니다."(『고백록』 선한용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개정완역판, 45쪽)

예수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완수하신 것도 하늘로부터 들려온 "너는 내 아들이라"는 그 음성을 온전히 수용했기 때문이며, 바울 사도가 평생을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 바칠 수 있었던 힘도 주님께서 아나니아에게 하셨던 말씀, "가거라, 그는 내 이름을 이방 사람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가지고 갈, 내가 택한 내 그릇이다."라는 선택의 말씀 덕분이었습니다.

첫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받으면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남에게 소개했다고 합니다. 즉 자신의 육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님의 자녀로 확고하게 인식한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이제 이들의 삶은 그 이전하고 전혀 다르게 됩니다.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내 부모라면 나는 이 세상에서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그 어떤 것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걱정 근심할 필요 없습니다.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도 무서워할 일이 아닙니다. 오늘날은 자본주의 사회이니, 여러분에게 돈으로 비유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너무 쉽게 이해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억만장자여서, 여러분의 통장에 수백억이 들어 있다고 칩시다. 그런 사람이 현금 50만원이 든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해 보지요. 물론 그 돈도 아깝겠지만, 그 정도 잃어버렸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땅이 꺼지는 듯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 주셨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사건입니다. 오늘 바울 사도는 여기에서도 한 걸음 더 나갑니다. 그냥 택해 주셨다고 말한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하늘에 속한 온갖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이미 주셨고,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게 하셨으며, 모든 지혜와 총명을 넘치게 주셔서, 하나님의 신비한 뜻도 깨닫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이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두렵고 떨림이 있다면, 걱정과 근심이 된다면, 우리 자신이 하나님 아닌 다른 것에 소망을 둔 것은 아닌지, 내 마음을 하나님 아닌 다른 존재에 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직하게 그랬다면 이제라도 마음을 돌이켜 온전히 하나님께만 마음을 두겠다고, 하나님만 믿겠다고 다시 결단해야 합니다. 믿음의 대상은 하나님 뿐입니다. 인간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믿어 주고 돌봐 줄 대상일 뿐이고, 즉 우리가 자기의 어깨를 내주고 등을 내주어야 할 존재이고, 우리가 기대고 우리 자신을 맡길 존재는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절대 놓쳐선 안됩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

우리가 또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시고 당신의 자녀로 삼으셨다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그 무엇도 끼어들어서 하나님 자리를 넘보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돈이나 권력은 물론 심지어 교회도 성경도 하나님을 곧바로 대체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목사도 당연히 그러하고, 그 어떤 성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것은 바로 그 어떤 매개 없이 우리가 직접 하나님과 소통하며 동행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거부하거나,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은 이단이고 사탄적인 것입니다.

성경이나 교회, 목사나 성인들은 하나님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입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달로 착각하면 안 되듯이, 우리 모두가 궁극적으로 만나야 할 분은 하나님이시며, 저와 여러분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전적으로 깨닫고 믿고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한국 개신교에 큰 위기가 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보입니다. 그러나 개신교가 위기이고, 교회가 위기라 하여도 하나님이 위기인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상황을 보고 절망과 실망, 낙담이 든다 해도, 하나님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아니 바로 나 자신, 여러분 자신이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이,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셨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20일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교회 사역 길잡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목회에 첫발을 디딘 신학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선배 목사님들이 목회에 대해서 소개해 주는 시간을 마련한 것입니다. 저는 기획자이자 발표자로 참여했는데, "목회자의 자기돌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신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저도 궁금한 주제이고, 강의하시는 목사님의 비법 같은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습니다. 그런데 강사 목사님은 이러한 말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아요." 저는 그 목사님이 목회를 하시며 어떤 곤경에 처하셨는지 잘 알기 때문에, 매우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은 계속 자기가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목회자의 자기 돌봄이라는 주제에 앞서 왜 목회자가 스트레스를 받고, 번 아웃이 되고, 자기 돌봄에 실패하는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목회자인 우리가 하나님의 종으로 살지 않고, 자기의 뜻대로 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따르지 않고 자기가 생각한 목회 방식, 목회의 목표 등을 이루려고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고 자기 돌봄에 실패하는 것 아닌지 생각해 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아주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목회자가 쉼도 갖고, 취미 생활도 하고, 적절하게 스트레스 해소법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말씀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진짜 주님의 종은 주인이 이것 하라고 하면 이것을 하면 되고, 저것 하라고 하면 저것을 하면 됩니다. 이리 가라고 하면 이리 가고, 저리 가라고 하면 저리 가면 됩니다. 이것에 우리 목회자들이 실패한 것 아닌가 하는 말씀을 해 주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그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을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시선으로 다시 세상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다시 나를 보게 됩니다. 세상은 나를 보고 때로 욕도 하고 손가락질도 합니다. 내가 나를 봐도 가끔은 못난이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속에서 우리를 택하십니다. 그리고 너는 내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이 되어 하나님의 손발이 되면,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걱정할 일도 없고, 두려워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셔서 그런 모욕적인 일들이 혹시나 벌어진다면 그것은 대체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우는 일일 것이고, 더 큰 선을 위한 밑거름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손과 발로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누가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읽어 드리고 오늘 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올 때에 '어서 와서, 식탁에 앉아라' 하고 그에게 말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오히려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너는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야,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그 종이 명령한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을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우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여라."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하나님! 주님께서는 태초부터, 우주의 시작을 알리는 주님의 음성이 울리기 전부터 우리를 택하셨습니다. 우주 만물이 주님의 계획과 섭리 속에서 돌아가듯,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서만 참된 평안을 누리고, 삶의 의미를 깨달으며, 모든 것이 협력해서 선을 이루게 하시는 사역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창조하는 자유를 허락하셨고, 우리는 그것을 주님의 뜻에 맞게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것들이 관습이 되어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헷갈리게 만들고, 주님의 품으로부터 떨어지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과 두려움, 걱정과 근심으로 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참 믿음을 허락해 주소서. 하나님을 제대로 믿고 그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리게 하여 주소서. 우리에게 하늘의 지혜를 허락하신 것을 깨닫고 그것을 사용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친구이시자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기후 재난 속에서도 우리는 오늘도 주님의 은총을 기억합니다. 예기치 못한 위기들이 갑자기 찾아오곤 합니다만 깨인 정신으로 대비하고 살게 하시는 것도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굳게 믿음을 붙들게 하시고, 주님의 말씀 속에서 참된 길을 걷게 하여 주소서. 오늘도 주님의 말씀을 통해 영혼의 눈에 끼었던 무지의 구름이 걷히고, 우리의 모든 이웃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주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삶과 예물을 드립니다. 꼭 필요한 곳에 써 주소서. 일용할 양식이 필요한 곳에, 생명을 살리고 복음의 소식을 전하는 곳에 쓰이게 하소서. 새 시대를 열어가는 생명사랑교회의 모든 사역을 통하여 우리 믿음이 굳세어지고 더욱 더 주님과 가까워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하나님을 믿으십시오. 하나님만 믿으십시오. 하나님만 사랑하십시오.

* 축도

주님께 우리 손을 올립니다.

주님께 우리 머리를 숙입니다.

주님께 우리 사랑을 드립니다.

이제는

성부 성자 성령 성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12년 동안 섬겨온 여러분들에게

전국에서 주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성도들에게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온 우주의 은총과 영원한 사랑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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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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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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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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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