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취임에 개신교인들 사이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과 "우려된다"는 입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먼저 보수 성향의 개신교 단체인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은 9일 발표한 논평문에서 안창호 위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젠더주의로부터 벗어나 보편인권을 옹호하는 일에 중점을 둘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을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한 건 대단히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단이기에 높이 평가한다"며 "안창호 위원장은 예배의 자유를 옹호하고, 인권위원회의 그동안 잘못된 친동성애적 행보에 대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비판해 온 인사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양심세력과 지식인과 대다수 국민들은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이 헌법에 기초한 올바른 인권을 세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3년 동안 "젠더주의에 사로잡혀 동성애 옹호기관인 UN 나팔수로 운영되었다"고 지적하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젠더주의에 벗어나 우리사회의 그늘진 계층의 인권과 탈북자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돌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성소수자를 용인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등 소수자에 대한 인권을 존중하자 않아 국회로부터 부적격 인사로 지목된 안 위원장을 가리켜 "인권위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참신한 개혁적 인물이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안창호 위원장을 포함해 기독교 근본주의자로 보이는 장관급 인사들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대해 "기독교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반기독교 정권이 분명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요한 대표(새물결플러스)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요직에 발탁하는 현상이 잦다. 재밌는 것은 이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단순히 성서 문자주의에 머물지 않고, 친일-반인권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주류 개신교의 신학적-역사적-사회적 좌표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는 기독교인들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독실한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을 요직에 발탁하는 현상을 보면서, 현 정권이 '기독교 친화적'인 정권이라면서 더욱 호감을 가질지도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윤석열 정권에서 '성서 문자주의자'들이 득세할수록, 교회의 사회적 위상은 더욱 추락하고 고립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국 전도와 선교의 문이 확 닫힐 것"이라며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현상을 보면서 저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선호하는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가장 반 기독교적인 정권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