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100주년 맞은 교회협...에큐메니칼 운동 겨울로 끝날 것인가?"

안교성 박사,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교회협 100년의 여정' 글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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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안교성 박사

안교성 박사(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가 「기독교사상」 최신호(9월호)에 실은 특집글에서 교회협 100주년을 돌아보며 미래를 전망하는 글을 발표했다.

안 박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의 여정'이란 제목의 글에서 1924년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창립총회를 통해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교회협이 민족과 함께 민족의 과제를 등에 업고 달려온 지난 100년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봤다.

안 박사는 특히 교회협 조직과 관련해 "급조된 조직이 아니라 유구한 에큐메니컬 운동(교회일치 운동)의 전통을 이은 조직으로,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과 국내 에큐메니컬 운동의 흐름을 수렴한 결과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초대교회 이후 장기간 침체되어 있던 에큐메니칼 운동이 활성된 시점으로 근대 선교 운동 시점이라고 꼽은 그는 "선교 운동 과정에서 서구의 선교사들이 교파 간 협력을 도모하고 선교적 일치를 추구하는 운동을 시작하였고, 이런 움직임이 선교 본국인 서구의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교회일치 운동으로 번졌다"며 "이런 맥락에서 20세기 초를 전후로 1910년 에든버러 세계선교대회와 같은 선교대회가 연속적으로 개최되었고 1920년대에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3대 흐름인 국제선교협의회(1921, 선교), 생활과사업 운동(1925, 봉사), 신앙과직제 운동(1927, 일치)이 속속 결성되었다. 이 세 흐름은 나중에 세계교회협의회로 수렴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회협이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측면도 있지만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의 결과물이기도 했다"는 설명도 보탰다. 안 박사는 "재한선교사들은 선교 협력을 실천했고, 이를 위하여 에큐메니컬 기구를 마련했다. 선교지에서의 에큐메니컬 기구는 대개 세 단계로 발전했는데, 1단계는 선교사가 중심이 되는 선교사(missionary) 에큐메니컬 기구, 2단계는 선교사와 현지교회가 중심이 되는 기독교(Christian) 에큐메니컬 기구, 3단계는 현지교회가 중심이 되는 교회(church) 에큐메니컬 기구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는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과 국내 에큐메니컬 운동의 흐름을 수렴한 조직이 되었다"며 "이 기구는 대외적으로는 한국교회를 대표했고, 대내적으로는 국내 연합의 구심점이 되었다. 국제선교협의회의 존 모트(John Mott)가 한국교회에 큰 관심을 보여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교회를 세계 무대에 등장시키려고 공을 들였다. 이런 맥락에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는 1928년 예루살렘 국제선교협의회에 참여했고, 당시 세계의 관심사이자 특히 아시아의 현안이었던 기독교 농촌운동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의 흐름을 잇는 역사의 출발을 했지만 교회협은 식민지 상황을 맞아 그 위상과 역할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안 박사는 "교회협은 설립된 지 15년도 못 되어 해산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1946년 교회협의 재건과 1970년 교회협의 재편 과정 등을 돌아본 그는 "한국의 교단들로만 회원을 구성한 교회협은 민족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이후에 교회협은 참여 확대를 위해 기독교 기관을 다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마침 이때는 유신체제가 시작된 때이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교회협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이 운동의 대표적인 조직으로 부각되었다"고 전했다.

안 박사는 이어 "왜냐하면 엄혹한 유신체제 시절에 사실상 반독재 운동이 불가능했는데, 교회협은 한편으로는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의 지지를 받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회중의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기독교 기관에 속한 목회자들이 교회협을 중심으로 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라고 부연했다.

21세기 교회협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도 일깨웠다. 안 박사는 "1970년대에는 인권운동을, 1980년대에는 통일운동을, 1990년대에는 생명운동의 물꼬를 텄다"며 "오늘날 '에큐메니컬 운동의 겨울'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된다. 한국 에큐메니컬 운동은 겨울로 끝날 것인가, 다시 봄을 맞이할 것인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이 보여주는 전망과 상관없이 에큐메니컬 운동은 기독교의 본질이기에 지속되어야만 한다"며 "이제 교회협은 10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히 12:1-2) 바라볼 채비를 갖춰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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