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국 보수교회들, 직접 민주주의 큰 뜻 인지해야"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제13차 시국논평 발표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이 24일 제13차 시국논평을 냈다. '인류의 직접 민주주의를 향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이 논평문은 이은선 교수(한국 信 연구소 소장) 명의로 발표됐다. 이 교수는 이 논평문에서 "한국 보수교회들이 그러한 힘만을 믿고 지금 이 땅에서 경이롭게 일어나는 직접 민주주의의 큰 뜻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뼈아픈 실책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아래는 논평문 전문.

"인류의 직접 민주주의를 향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12월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가 결정되던 날, 온 국민은 환호했고, 세계는 열광했으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의 거리는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함께 춤추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여전히 망동하던 내란 주범 윤석열을 온 국민이 직접 법 앞에 세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첩첩산중으로 갈 길이 먼 것을 하루하루 경험하고 있다. 막상 탄핵소추가 결정되자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까지 과정 속의 암초들이 드러나고 있고, 군사 쿠데타가 아닌 경고였다는 주장과 국가가 지나친 위험에 처해있어 길을 바로잡기 위한 대통령의 통치행위였다는 주장까지 난무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가 물러가고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국민의힘'은 큰일이 아니었었다는 듯, 자신들을 '여당'이라고 소리치고 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농민들의 생존과 식량안보를 위해서 긴요한 양곡관리법 등 농업 관련 법안 4건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윤석열 내란 정부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또한, 내란죄 공범 혐의 피의자이기도 한 그가 국회를 통과한 내란죄·김건희 특검법 공포를 이달 말까지 숙고한다는 명분으로 미루고 있는데, 이는 윤석열의 탄핵 심판과 수사를 지연시키는 일에 교묘하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가장 우려할 만한 일은 극우 보수교회의 유튜버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위해 남북 간 전쟁을 불사하며 내란을 획책했던 윤석열을 지지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한국 교회의 상황을 외국의 언론들은, "한국의 쿠데타 대통령, 복음주의의 구명줄에 매달리다.", "체육관처럼 거대한 교회들이 구체제를 그리워하는 보병들을 공급한다."라고 보도하며, 옛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깃발 아래 뭉쳐온 대형 보수교회들의 진실 왜곡과 우익적 선동을 추적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부터 드러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사건을 보면,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불법 여론조사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과 6월 보궐선거에 관여한 명태균의 역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오히려 지금의 여당과 더 관련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극우 유튜버들은 그것을 뒤집어 오히려 민주당이 부정선거로 다수당이 되었다고 선전하면서 자신들의 거짓된 주장을 확산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미국의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보수주의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힘의 논리를 복음의 논리로 둔갑시키고 있고, 지독한 배타와 배제, 혐오의 원리 아래서 북한과 중국을 매도하며, 자기와 다른 존재의 존립 자체를 용인하지 않고 있다.

한 인사가 『논어』 위령공 편에 나오는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라는 경구를 들어서 자신은 윤석열 탄핵소추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따르지 않겠다는 속뜻을 드러낸 바가 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그 경구를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한다면 반드시 살펴보고,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윤석열을 미워하고 있는지, 왜 국민 대다수가 그의 계엄선포와 무장한 군인들의 국회 난입을 보며 치를 떨었는지 살펴야 한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MZ세대가 왜 국회로 달려가 탄핵을 외쳤고, 왜 지금도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서 구속과 체포를 외치고 있는지 들어야 한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무조건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無)사유의 진영논리에 따라 탄핵 인용에 반대하지만 말고, 윤석열과 그 일당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극단적이고 무모한 일이었는지, 한국사와 세계사에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야 한다.

금권의 힘으로 민주주의가 파탄 난 미국 정치에서 트럼프의 힘의 원리가 잠시 승리한 것 같지만, 진정으로 세계 민주주의는 수많은 반인륜적인 위기를 넘으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진전해 왔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망해왔고, 모든 제국주의는 결국 무너졌고, 오늘의 미국이라도 이전의 제국주의 국가들을 따른다면 그 마지막이 온전할 수 없음을 예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보수교회들이 그러한 힘만을 믿고 지금 이 땅에서 경이롭게 일어나는 직접 민주주의의 큰 뜻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뼈아픈 실책이 될 것이다. 그들은 총체적인 위기 가운데서 인류세의 앞날과 인간다운 역사의 진행을 위해서 직접 뛰어든 젊은 세대의 행보를 보아야 한다. 이미 시작된 그들의 행보를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 민족들이 서로 힘으로 싸우던 구약성서 당시의 신앙에 의지해서 힘과 배척과 전쟁의 신으로서 '여호와'를 부르고 있는 극우 보수교회들은 평화와 평등과 대동을 결코 가져올 수 없다. 그들은 경쟁과 전멸과 전쟁만을 초래할 것이다. 윤석열과 트럼피즘은 극우 보수교회들의 주장 위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깨인 시민들, 특히 MZ세대가 인류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세계는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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