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데스크시선] 종교시설 압수수색을 어떻게 볼 것인가?

얼마 전 채상병 특검팀이 전현직 대형교회 목사들로 잘 알려진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와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를 상대로 종교시설,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그들이 사용 중인 모바일폰도 압수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혐의점이 있을 경우, 누가되었든 어느 장소이든 성역 없는 수사는 불가피하다. 정당한 법 집행을 두고 신성한 예배당이 짓밟혔다고 호들갑을 떨거나 거짓 선동으로 신자들로 하여금 정부에 적대적인 태도를 갖도록 유도해서는 안될 일이다.

오히려 이러한 수사 과정을 통해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다면 결백을 주장하는 목사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정당한 법 집행이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내로남불식 수사는 결단코 지양해야 한다. 권력이 집중된 특정인에 대해서만 편의를 봐주는 등 봐주기 수사를 하고 특정 종교인에 대해서만 강압적 수사를 하면  누가 그 수사 기관을 신뢰하겠는가?

종교 탄압인가? 정당한 수사절차인가? 

종교인과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한 수사 방식의 유연한 대처도 필요하다. 종교는 인간의 자유, 정신, 문화 생활의 꽃이 만개한 신비스러운 영역이다. 종교계가 국민들에게 갖는 정신적, 도덕적 상징의 가치는 각별하고 기대 이상이다. 때문에 확실한 물증이나 증언이 있지 않는 이상, 세속 권력이 성스러운 종교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압수수색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채상병 특검팀의 특정 종교인들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종교탄압이라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수사 대상이 된 인물들이 특정 정치성향, 즉 "우익 인사"라며 특검팀이 이들 우익 목회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극약 처방을 내린 조치라는 주장이다.

종교인들에 대한 수사는 자칫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 자유 침해 우려가 있기에 수사팀에서 종교인과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공권력을 행사할 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근거없는 음모론과 거짓 선동으로 인해 되려 수사가 위축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글/기사가 도움이 되셨다면 베리타스 정기구독 회원이 되어 주세요. 회원가입 방법은 하단 배너를 참조하세요. 감사합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