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향린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진리가 무엇이오?"

2025년 9월 14일 주일예배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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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향린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신 6:1-9, 골 2:2-9, 요 18:33-40)

설교문

[각 교단의 위기와 대안]

매년 9월이 되면 교단별로 총회가 있습니다. 감리교는 10월 말에 하지만, 예장 통합, 합동, 백석, 고신과 합신, 침례교, 그리고 우리 교단까지 전부 9월에 총회를 엽니다. 각 교단의 총회 모습을 살펴보면 대개 한국 개신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보입니다. 교단별로 저마다 다양한 현안들을 다루지만, 공통된 흐름이 있기도 합니다. 첫째는 하염없이 무너지는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와 위상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예장 통합이나 고신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전광훈, 정동수, 인터콥, 손현보와 같은 인물과 단체에 대한 이단성 검증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려 합니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제대로 다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예장 백석 총회는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인단제를 도입해서 이미 신임 사무총장을 선출했고, 가정·성폭력 예방위원회 신설과 장애인·다문화 사역 강화 등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더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예장 합동은 생성형 AI의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도록 특별위원회 설치, '남북 함께 살기 추진위원회' 설치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교단도 '성소수자 목회 연구 특별위원회 신설의 건', '장로 임직 3인 이상 시 여성 장로 1인 이상 임직'의 건, '미래 목회 환경 대응을 위한 활동의 건' 등 다른 교단에 비해 다소 진보적인 의제들을 이번 총회에서 다루게 됩니다.

동시에 각 교단은 점점 점점 교세가 약해지고, 교인들은 고령화되고, 신학생들이 줄고, 신학교는 어려워지고, 그래서 다시 실력 있는 목회자 양성에 빨간 신호등이 켜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논의합니다. 교회의 항존 직원의 정년을 연장하는 안이나, 목회자의 연금 제도를 개선하고, 비대한 총회 기구를 개편하고, 세대별 지역별 목회 전략을 짜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각 교단의 이런 노력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제가 속한 교단의 발전과 더 나은 변화를 위해 꽤 애쓰고 있지만, 현재 한국 개신교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교단 총회를 앞두고 교회개혁실천연대는 '2025년 교단 총회 참관 활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면서, 9월 총회가 "한국교회의 참회와 거듭남이 선포되는 자리여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교회, 특히 주요 지도자들은 특정 정당과 이념에 노골적으로 편승해 왔고, 반공주의, 국수주의, 극우와 혐오의 언어가 복음의 이름으로 포장되었으며, 선거철마다 기도회의 이름 아래 교회를 동원해 정권 유지를 돕는 도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비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 한국 개신교는 예수의 정신이나 복음의 본질에서 많이 빗나가 있습니다. 지난 주에도 말씀드렸지만 교회에 가도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사람의 말이 더 많이 들린다는 것이고, 진실하게 예수를 따르는 이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는 어느 순간부터 예수를 잃어버렸습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는 예수의 몸이 되기보다 자기보존과 확장에 관심을 두었고, 교인은 예수를 이용해 자기 욕망을 채우는데 몰두했습니다. 교회는 가진 자들의 친교 장소로 활용되었고, 교인은 신앙생활을 그저 하나의 취미나 액세서리 정도로 취급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비밀을 맛보기 위해]

그래서 오늘 이 시간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골로새서의 말씀입니다. 바울 사도는 매우 놀라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는 모든 지혜와 지식의 보화가 감추어져 있다."

저는 이 말에 100% 동의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하나님의 신비와 비밀을 온전히 간직한 분이시며, 예수를 온전히 알고 깨달은 사람은 깊은 삶의 충만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 사도가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누군가 세속의 학문이나 헛된 속임수로 골로새 교인들을 노획물로 삼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오늘날 많은 비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헛된 욕망에 빠져 인생을 망치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동시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잘못된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에 현혹되어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사랑의 자유를 맛보지 못하는 것이 또한 괴롭습니다.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구원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제 이루어지는 자유와 보람찬 하루를 제공하는 참뜻의 실현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교회는 구원을 그저 죽어서 가는 천국으로만 편협하게 이해하고, 그 미래를 담보로 현재의 삶을 옭아매어 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오히려 상처받고 답답함을 느끼고 더 큰 괴로움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무한 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참된 삶을 얻고자 했는데, 또 다른 경쟁과 시기와 질투가 교회 안에 난무하는 것을 보고, 또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갑니다.

저는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알려 줄 수 있다면 어느 시대에도 얼마든지 구원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어떻게 예수님께서 모든 지식과 지혜의 보화가 되신다는 것일까요? 예수님은 현대 과학도 모르시고, 동양의 전통문화도 모르시고, 언택트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실 텐데, 우리는 어떻게 예수님이야말로 모든 지혜와 지식의 보화를 가지고 계시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바로 참 인간이셨기 때문입니다. 2000년 전으로 되돌아가면, 예수는 갈릴리 해변을 거닐던 한 명의 청년이었지만, 그를 높이 올려 하나님의 본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던 분이었고, 당시 사람들은 예수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으로 내려오셨다고 생각하게 만든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찬찬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문명을 성찰해 봅시다. 우리는 고도로 발달한 스마트 폰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그런 문명 속에서 정말 '참사람'이 길러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공기청정기를 가지고 오염된 대기는 정화했지만, 우리의 영혼은 오히려 점점 오염되어 왔고, 우리들이 원자를 쪼개어 왔지만, 우리의 편견은 부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소득을 향유하고 있지만, 도덕성은 점점 더 낮아지는 것 같고, 사람들의 키는 더 자라났지만, 품성의 키는 더 작아졌습니다. 주택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멋있어졌지만, 가정은 오히려 깨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계와 모든 사물조차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려는 이 시대에도 우리는 '참사람은 과연 누구인가'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는 예수야말로 진정한 사람,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며, 진정한 사람은 무엇을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 주신 분이라고 믿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짧은 인생의 경험을 통해서도 바울 사도의 이 고백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할 때마다 첫 시간에 그리는 그림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라는 나무입니다. 유대교 토양에 예수라는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 그리스도교라는 나무가 자라났습니다. 1100년경쯤 이 나무는 크게 동방과 서방 기독교라는 두 갈래로 가지를 뻗었고, 1500년경 초반에는 다른 한 가지에서 또 다른 가지가 나왔습니다. 그 가지가 또 가지를 내어서 세상에는 매우 많은 교파가 있고, 우리 한국도 이제 돌고 돌아 140년의 개신교 역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인들의 신앙은 2000년 넘는 그리스도교 나무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직 어린 가지에 붙은 이파리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자신이 한국교회에서 경험한 것을 가지고 그리스도교 전체를 아는 양 말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그리스도교라는 종교는 넓고 깊고 오래되었습니다. 유대교 전통까지 포함하여 수천 년 동안 그리스도교 신앙은 인류에게 너무나도 값진 보화였고, 지혜이고, 지식의 보물창고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하나님은 유대교나 그리스도교만을 만드신 분이 아니라, 온 우주의 창조주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그리스도라 고백하는 우리 종교를 통해 하나님과 맞닿을 때 우리는 우주를 꿰뚫는 깨달음을 얻게 되고, 진정으로 참다운 인간의 삶을 보장받게 될 것입니다.

저는 저와 여러분이, 지금 온라인을 통해 함께 예배하시는 모든 믿음의 형제자매들이 이 깊고 넓은 보화의 바다에서 보물들을 건지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헛된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고, 세상의 유치한 말놀이에 혹하지 말고,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듣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피난처와 견고한 망대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저와 여러분! 지금 온라인으로 예배하고 계신 전국의 믿음의 형제자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를 깊이 생각하고, 순전한 마음으로 예수와 사랑에 빠져야 합니다. 나사렛 예수의 가르침에 흠뻑 젖어들어야 합니다. 예수님에 대해서 세밀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알아야 합니다. 복음서의 말씀을 읽으면 그분의 삶이 생생하게 떠올라야 하고, 그분의 마음이 곧 우리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예수를 주님으로 우리 안에 모시는 것입니다. 예수를 주님으로 받아들였다면 이제 그분 안에서 살아가고, 그분 안에 뿌리를 박고, 그분 안에서 세우심을 입어서 믿음을 굳게 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이 정말로 그러한가 따지고 물으면서, 때때로 결단을 내리고 자기 삶에서 그대로 살아보아야 합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진정한 주님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를 누리고, 주님의 장막에 머물 수 있습니다.

[빌라도와 예수의 대결]

오늘 요한복음서에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고 있는 예수님을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당대 가장 강한 권력자 앞에서도 매우 당당한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대가 유대 사람들의 왕이오?" 빌라도의 물음에 예수님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당신이 하는 그 말은 당신의 생각에서 나온 말이오? 그렇지 않으면, 나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이 말하여 준 것이오?" 오늘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되물은 이 물음을 저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다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주체적인 생각과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어쩌다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가족들도 있고, 그동안의 관계도 있고 하니 그냥 다녀 주는 것입니까?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리스도교의 진리는 여러분 스스로가 고민하고 찾아보고 의심해 보고 씨름하면서 얻은 결론인가요? 아니면 남이 해준 말을 듣고 그저 그런가 보다 했던 것인가요?"

예수께서는 진리를 증언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셨고,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예수가 하시는 말씀을 옳게 알아듣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에서 과연 얼마의 교인이 진리의 증언자이신 예수를 바르게 알고 있을까요? 바르게 알았다면 또 몇 명이나 진지하게 예수를 따를까요?

오늘 빌라도는 예수를 앞에 두고 "진리가 무엇이오?"라고 묻고 있습니다. 진리의 구현체이신 예수를 눈앞에 보면서도 진리가 무엇인지를 묻는 빌라도의 어리석음을 요한복음서는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지만, 실제로 오늘날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은 "진리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도 않을뿐더러, 실은 예수님에게도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빌라도는 최소한 예수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 교인들은 예수를 믿는다면서 사회의 고통을 증가시키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일부는 무지하기 때문이고, 일부는 자기 욕망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몇 년 전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를 겪었고, 지금은 날마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재앙을 겪고 있습니다. 이 모두는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 문명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입니다. 이런 재앙들은 이제 모든 활동을 잠시 멈추고 근원부터 성찰하라는 하나님의 메시지인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 급변한 세상에서 한국교회의 목표가 코로나 19 이전처럼 '모이는 교회'로의 회복일 수는 없습니다. 옛날의 영광을 붙들고 다시 부흥할 것을 꿈꾸는 것은 헛된 망상일 뿐입니다. 오히려 모든 뜻 있는 선한 이웃들과 함께 지금 한국 개신교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고난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 아프고 상처 입은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는 '흩어지는 교회'의 일원이 어떻게 될 수 있을지를 더 모색해야 합니다. 구원의 방주로 모이라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욱더 '하나님의 선교'를 제대로 해 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선교 현장으로 나아가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펼치려면 저와 여러분이 먼저 진리의 말씀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불확실성과 거짓 뉴스들과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생명의 진리를 전하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성서는 그리스도교 경전이면서 동시에 고전문헌이기 때문에 고전을 읽어내는 안목과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성서가 쓰일 때의 정치 사회적 배경, 종교 문화적 분위기를 알아야 합니다. 성서를 쓴 저자가 사용한 문학 방법론을 알아야 하고, 깊은 기도와 윤리적 실천 속에서 몸으로 살아낸 선배들의 삶들도 느껴야 합니다.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성서를 수백 번 읽어도 진정한 하나님 말씀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서를 바르게 읽는 훈련은 무조건 많이 해야 하고, 죽을 때까지 지속되어야 합니다. 성경의 넓이와 깊이는 이루다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단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백성,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공동체로 온전한 신앙공동체가 되는 유일한 길은 성경의 그 깊은 뜻을 깨달아 알고 그 뜻대로 사는 것입니다. 교회가 세상에 봉사도 잘하고, 교인들이 교회의 모든 활동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헌신하고,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신나게 찬양하고, 도덕적인 삶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모범이 된다 하여도, 그 모두가 하나님 말씀으로부터 된 것이 아니라면 정말로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진실로 진리의 말씀에 목말라하면서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영국의 시인이었던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진리보다 그리스도교를 더욱 사랑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교보다 자기 교파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마침내는 그 어떤 것보다도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렇게 말했지요.

"플라톤은 친구이지만, 진리가 더 친구이다"(Amicus Plato, sed magis amica veritas.)

또 함석헌 선생님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독교는 위대하다. 그러나 참은 보다 더 위대하다."

향린교회는 참 좋은 교회입니다. 제가 교인이라고 해도 정말 가장 다니고 싶은 교회이지요. 우선 교인들이 너무 좋고, 교회 안에서 펼쳐지는 온갖 활동들이 흥미롭고, 교회 건물도 아름답고 멋지며, 우리 가락으로 드려지는 예배와 성가대의 아름다운 찬양에서 얻는 깊은 위로, 사회의 불의에 참지 않고, 고통당하는 자의 이웃으로 언제나 곁에 머물고자 하는 선교! 정말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골고루 갖추어진 균형과 조화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저와 여러분이 하나님의 말씀, 예수의 복음보다 교회의 이러저러한 장점에 더 관심을 둔다면, 결국은 자기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말 것입니다.

2000년 전 대중들은 진리의 증언자이신 예수를 버리고, 오히려 강도인 바라바를 택했습니다. 어쩌면 오늘날 많은 사람도 가치의 혼란 속에서 진리를 외면하고 거부하며 무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를 따라 자기 십자가를 지려는 우리는 거짓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향린교회 교우들은 70주년을 맞이하면서 "작은 믿음 다시 모아 새로 심는 향린 70"이라는 표어를 정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모아야 할 작은 믿음은 말씀에서 건져 올린 진리여야 하고, 그래서 향린의 뿌리로 다시 심겨야 하는 분은 예수입니다. 70년 넘도록 그래왔지만 80년, 100년을 내다보면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과연 내 인생의 뜻, 인생의 최종 목표가 예수에게 있는가?" 다른 말로 바꾸어보자면, "나는 과연 '참사람이시고 참 하나님이신 예수'만을 따라 참되고 올바른 사람이 되고자 했던가? 우리 향린교회가 진정으로 부활하신 예수의 몸으로 서고 있는가?"

세상은 언제나 힘으로 지배하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기 마련이었고, 오늘날 돈을 모든 것의 근본으로 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역시 많이 가진 자들의 횡포와 욕망의 불구덩이 속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양극화와 경쟁에서 살아남는 승자들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세상 속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은 언제나 구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종교는 세상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여 이기적 욕망과 비본질적 가치에 맞서 참신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세상에 구원의 빛을 비추기는커녕, 본인들이 어두움에 물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세상에 맞서기 전에 자신들 안에서 참과 거짓을 구별해야 하는 매우 중대한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향린 교우 여러분! 전국의 신앙인 여러분! 이제는 더 이상 속지 마십시오. "진리가 무엇이오?"라고 물으시면서 참과 거짓을 분별하십시오. 양의 탈을 쓴 늑대들, 목자라면서 사실은 강도짓을 서슴지 않는 이들에게 넘어가지 마십시오. 늘 깨어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연구하고, 거룩한 영을 구하십시오. 여러분이 올바로 구한다면 아낌없이 주시는 하나님께서 은총을 베푸실 것입니다. 저 또한 평생을 주님 예수를 알고, 그분에게 깊게 뿌리내리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가 그 길을 함께 걸어간다면, 우리는 같은 길에서 하나님의 비밀, 놀라운 하나님의 신비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다함께 침묵으로 기도하겠습니다.

파송사

사랑하는 향린 교우 여러분, 믿음의 동료 여러분!

오늘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거짓에 속지 말고, 세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보십시오.

거룩하신 영께서 주시는 지혜를 얻어,

진리의 증언자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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