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대규모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나이지리아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CPC)'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가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을 받고 있다"며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되고 있으며, 그 배후에는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radical Islamists)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인을 포함한 특정 집단이 대량 학살의 대상이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 기독교 인구를 보호할 준비와 의지, 그리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매년 전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 실태를 평가해,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방조하는 국가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 등 12개국이 명단에 포함됐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라일리 무어, 톰 콜 등 미 의회 의원들에게 관련 조사와 예산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인구와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로, 북부 지역에는 이슬람 신자들이, 남부 지역에는 기독교인들이 주로 거주하며 오랜 기간 종교적 갈등이 지속돼 왔다. 특히 2002년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은 서구식 교육과 문화를 '신성모독'으로 규정하고, 북부 지역에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칼리프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 아래 민간인을 상대로 폭력과 테러를 자행해 왔다.
'보코하람'은 현지어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을 지닌다.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는 2009년부터 정부군과의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나이지리아 동북부는 극심한 불안 상태에 놓여 있다. 유엔(UN)은 지난 16년 동안 이들 단체의 테러로 최소 3만5000명이 숨지고, 200만 명 이상이 피란민이 되었다고 추산했다.
올해 9월에도 동북부 보르노주 다룰 자말 마을이 보코하람의 습격을 받아 주민 6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토바이를 탄 무장대원들이 마을을 급습해 남성들을 살해하고 가옥에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종교적 박해로 고통받는 기독교 공동체 보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