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태동 교수 추모예배가 12일 정오 연세대 원두우 신학관 2층 예배실에서 열렸다.
고 한태동 교수 추모예배가 12일 정오 연세대 원두우 신학관 2층 예배실에서 열렸다. 이날 김정형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부학장)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예배에서는 심재(心齋) 한태동 교수의 제자들이 눈물을 삼켜가며 고인의 삶과 가르침을 회고해 눈길을 끌었다.
인사말을 전한 김현숙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학장)는 고인이 사재를 털어 박사과정생 연구 공간인 '심재 홀'을 마련해 준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김 교수는 "저는 고인과의 만남을 통해 신학을 공부하고 지금까지 신학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교수님의 강연 그리고 저서와 더불어 그분이 남겨 놓으신 삶의 발자취를 통해 신학함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며 인간의 사유 구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추모사도 인상 깊었다. 먼저 김장환 연세대 이과대학 화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에서 막 귀국해 거처가 없을 때 서강에 있던 집을 선뜻 내주셨다"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점심 식권 사업, 자신의 생일 파티를 전 교인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해마다 어린이들의 성탄 선물도 직접 마련하셨다"고 회고했다.
유영권 연세대 신과대 교수는 "'야 야 점심 먹으러 가자' 하시며 연구실 문을 불쑥 여시던 모습이 그립다"며 고인의 가르침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을 참석자들과 나눴다. 한태동 교수 수업 시간에 썼던 강의 노트를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신학하는 힘과 울림을 주는 고인의 독창적인 가르침을 소개했다.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를 맡고 있는 현우식 박사는 음성학, 수학, 물리학, 건축학 등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갖고 연구애 매진하며 독창적인 융합 연구를 펼쳐온 고인의 정체성을 마지막까지 신학을 붙들 신학자였다고 회고했다.
"perception(지각)이 틀리면 conception(표상)이 틀리게 된다" "생각하는 생각에 대한 관찰" "우상을 깨트려야 하는 자유로움" "내 자신에 어울리게 움직이는 것이 자연"이라는 가르침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시한번 삶의 자세를 생각하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유 교수는 전했다.
앞서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를 맡고 있는 현우식 박사는 음성학, 수학, 물리학, 건축학 등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갖고 연구애 매진하며 독창적인 융합 연구를 펼쳐온 고인의 정체성을 마지막까지 신학을 붙들 신학자였다고 회고했다.
고인이 생전 빌립보서 2장 말씀을 중요한 성구로 여기며 사셨다고 밝힌 현 박사는 "우리가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비움의 뜻을 진정으로 느낄 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생기며 하나님 앞에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고 밝혔다.
특히 현 박사는 "선생님은 '기도는 무언가를 구하는 게 아니야.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이 나 자신들의 어떤 모습을 되찾는 게 기도야'라고 가르치셨다"고 했으며 고인이 정의하는 신학이 "(신학은)신의 존엄성을 표상하는 '틀'에 불과하다. 틀은 어떤 그릇이지 궁극적인 진리는 아니다. 그러므로 신을 이해하는 틀은 앞선 문화의 틀에 늘 열려 있어야 한다"이었음도 확인했다.
신학함은 궁극적 진리를 붙잡는 것이 아닌 진리를 담는 틀을 찾는 여정이며 신학함의 자세는 경건이어야 한다는 고인의 신앙과 삶을 회고한 추모사에 참석자들은 고인의 뜻을 기리며 고인을 추억했다.
▲추모예배 이후 참석자들은 원두우신학관에 마련된 고 한태동 교수가 생전 사용하던 책상과 고인의 손때가 묻은 다양한 분야의 서적과 안경 등 유품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날 설교를 맡은 박정세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한계시록의 '새롭게 하노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고인은 '이걸 잘못 해석하면 천당에 가서 하루 종일 찬송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얼마나 지루해요?'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단순히 죽을 몸이 부활하는 것이 아닌 '종'이 '아들'로 변하는 질적인 신분의 변화가 바로 한 박사님의 진정한 소망이었다"고 전했다.
추모예배 이후 참석자들은 원두우 신학관 4층 퇴임교수실에 전시된 고 한태동 교수가 생전 사용하던 책상과 고인의 손때가 묻은 다양한 분야의 서적과 안경 등 유품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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