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학아카데미 원장 김균진 박사
한국신학아카데미 김균진 원장(연세대 명예교수)이 2026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원장은 신년사에서 희망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 현실을 진단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롭고 선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새 창조의 역사를 이어가실 것을 저는 믿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2026년 신년사
2025년 한 해를 대과 없이 마무리하고 2026년의 새로운 한 해를 맞을 수 있도록 저희 연구원을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또 본 연구원을 위해 시간을 내주시고 조언하시며 연구원 활동에 참여해 주시는 여러 교수님들을 비롯한 연구원 구성원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지만 우리의 세계는 크게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AI가 새로운 기술혁명을 일으킨다고 하지만, 인간 세계는 여전히 내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암울함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 곳곳에 전쟁의 포성이 들리고 테러와 독재와 폭력과 억압과 착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체포가 어떤 국제적 파장을 일으킬지 불분명합니다.
국내 형편도 희망을 말하기 어려운 국면인 것 같습니다. 여당과 야당의 계속되는 투쟁,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의 이기심과 자의와 부패와 계파 갈등, 하늘을 찌를듯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청년 세대의 좌절, 환율 상승, 물가 상승, 임금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의 고충과 도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회의 쇠퇴 현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교회 안에서 청년들 보기가 어렵고, 남아 있는 청년들의 눈에서도 미래의 비전과 꿈이 보이지 않는, 체념 속에서 교회 생활을 이어가는 눈빛이 보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향한 꿈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설교는 듣기 어렵고,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도록 길들이고 교회의 양적 부흥을 목적하는 설교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감옥처럼 되어버린 북한의 현실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한 침공으로 시작된 6.25 전쟁에서 거의 전 국토가 파괴되고,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굶주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던 나라가 세계 10위권 선진국 대열에 속하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발견할 수 없는 기적을 이룬 우리 민족의 저력을 저는 믿습니다. 또 우리 사회가 아무리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인 경쟁사회가 될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불어넣어 주신 의롭고 선한 본성을 저는 믿습니다. 의롭고 선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새 창조의 역사를 이어가실 것을 저는 믿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요한계시록에 근거하여 세계의 마지막은 대파멸이라고 믿습니다. 이 통속적 종말신앙은 철저히 반기독교적인 것이요 패배주의적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일 대파멸이 세계의 마지막이라면, 악의 세력이 하나님에 대해 승리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십자가의 고난도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다면, 우리는 이와 같은 대파멸의 종말신앙을 가질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죄와 파멸과 죽음의 세력, 악의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기적이고 악한 자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젠가 그들은 죽거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의 선과 정의의 힘, 생명의 힘이 세계를 유지하고 이끌어 가신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또한 세상의 악의 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아버지 하나님과 성령(거룩한 영)이 세계사를 이끌어가는 궁극적 통치자임을 나타냅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기적이고 악한 자들의 세력에 대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승리와 통치를 믿으면서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사명에 충성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땅에 충성하는 복된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신학아카데미 원장 김 균 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