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유석성 박사, "몰트만이 한국신학,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은..."

몰트만 탄생 100주년 맞아 「기독교사상」 몰트만 특집호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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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고 위르겐 몰트만 박사

몰트만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독교사상」이 몰트만 특집호(4월)을 발간한 가운데 유석성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이 '위르겐 몰트만과 한국신학, 한국교회'라는 주제의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유 박사는 몰트만과 한국의 만남과 전개 과정 그리고 몰트만 신학이 한국 신학에 끼친 영향에 대해 논했다.

그에 따르면 몰트만의 첫 번째 한국 방문은 1975년 3월에 이뤄졌다. 이때 몰트만은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학교)을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강연했고 여러 교회에서 설교했다. 이 방문에서 초청자 박봉랑 교수와 깊이 사귀게 되었고, 한국의 민중신학자 안병무, 서남동, 서광선 교수로부터 민중신학에 대하여 소개받았으며, 한국적 문화신학에 대하여 윤성범, 유동식 교수로부터 안내를 받았다. 몰트만은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교회의 지도자들과 학생들도 만났다 게 유 박사의 증언이었다.

유 박사는 "당시 한국신학대학은 독재정권에 대항하고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저항의 중심지였다. 교수와 학생들은 삭발을 하고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해야만 했으며, 일부 교수는 해직되어 학교를 떠났다. 몰트만은 박봉랑, 서광선 교수와 대담을 진행했는데(1975. 3. 8), 여기에서 몰트만은 본회퍼가 히틀러 암살 모의에 가담한 일을 폭력과 비폭력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저항권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것은 민주화를 위한 한국의 사회적 투쟁에서 새롭고 중요한 관점을 열어주었다"고 전했다.

몰트만이 오순절 성령 운동을 이끌었던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유 박사는 "조용기 목사는 몰트만과의 만남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개인의 구원으로 너무 좁게 해석했음을 깨달았으며, 그리스도의 복음은 개인구원뿐만 아니라 사회구원도 포함됨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몰트만과 민중신학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유 박사는 "몰트만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민중신학자들과 민중신학에 대해 토론했다. 몰트만은 민중신학자들의 견해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지만, 특별히 안병무의 민중구원론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며 "몰트만은 예수가 민중이라는 견해에 대하여 동의하지만(Ja!), 민중이 예수라는 민중-메시아론(Minjung-Messias), 민중구원론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반대했다(Nein!)"고 전하며 몰트만의 당시 주장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하나님의 고난당하는 종과 같이 민중이 세계를 구원해야 한다면, 민중을 구원할 이는 누구인가? 민중이 그의 고난을 통하여 구원한다면, 이 고난 자체를 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하여 민중은 어떻게 투쟁할 수 있는가? 그가 세계의 구원을 위하여 고난을 당하고자 하는지, 누가 민중에게 질문하였던가?"

이 밖에도 몰트만의 정치신학, 인권, 저항권, 정의와 평화에 관한 신학 이론이 1970-80년대 한국 사회의 반독재와 민주화와 정의를 위한 투쟁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특히 정치신학과 관련해 몰트만이 지적한 다섯 가지 악순환과 그 해방의 길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했다.

몰트만에 따르면 첫째, 경제적 차원에서는 가난의 악순환이 존재하는데 이것으로부터의 해방은 사회정의의 실현이다. 둘째, 정치적 차원에서는 폭력의 악순환이 존재하는데 여기에서 해방하는 길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셋째, 인종적·문화적 차원에서 소외의 악순환이 존재하는데 이것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동일성을 추구해야 한다. 넷째, 자연적·산업적 측면에서 자연 파괴의 악순환이 존재하는데 이것으로부터의 해방은 자연과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다섯째, 삶의 의미와 존재의 차원에서 무의미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음의 악순환이 존재하는데 이것으로부터의 해방은 삶의 의미와 존재에의 용기를 갖는 것이라는 게 유 박사의 설명이다.

끝으로 몰트만 신학이 한국 역사에 남긴 과제 대해서도 논했다. 유 박사는 "기독교가 이 땅에 전래된 지 140여 년이 흘렀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교회는 크게 세 시기에 걸쳐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제1기(1884-1910)는 개화기로서 교육, 의료, 언론, 사회복지, 체육, 음악, 출판 등 문명화에 공헌을 하였다. 제2기(1910-45)라 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에 한국교회는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제3기(1945-1993)는 민주화 투쟁 시기로서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에 크게 공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제4기(1993-)로서 민주화가 된 시기이다. 한국은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한민족의 숙원인 남과 북이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평화통일은 한민족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과제이기도 하다"라며 "몰트만은 197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고 난 후 이런 소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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