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누가 속하는가'를 넘어 '어떤 우리'가 되어갈 것인가?"

연세대 연신원 BK21팀, 아이리프 신학대학원 이보영 교수 초청 특별강연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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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대 제공)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4단계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팀장 임성욱 교수)이 최근미국 아이리프 신학대학원(Iliff School of Theology, 콜로라도 덴버)의 학장(Dean of the Faculty)이자 실천신학 교수인 이보영 박사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4단계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팀장 임성욱 교수)이 최근미국 아이리프 신학대학원(Iliff School of Theology, 콜로라도 덴버)의 학장(Dean of the Faculty)이자 실천신학 교수인 이보영 박사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누가 속하는가? 글로벌 맥락에서 본 한국의 인종주의, 종족적 민족주의, 그리고 기독교 Who Belongs? Racism, Ethnonationalism, and Christianity in Korea in a Global Context"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보영 박사는 아시아계 미국인 신학, 인종주의, 민족주의의 교차점에서 종교교육과 다문화 사역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는 학자다. 이번 강연에서 그녀는 이주노동자, 난민, 다문화가정, 장기 체류 외국인 등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는 현실을 짚으며, 혈통과 민족 중심의 한국적 '우리' 개념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분석했다. 또한 기독교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환대와 연대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보영 박사는 강연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누가 속하는가, Who belongs?"라는 질문을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미얀마와 스리랑카의 불교 민족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종교가 민족주의와 결합할 때 공동체의 경계가 강화되고 비기독교인, 비백인, 이민자, 종교적 소수자가 '덜 속한 존재'로 규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역시 이러한 '소속의 정치'에서 예외가 아니"라며 "이주와 세계화로 인해 다문화적 현실이 확대되었음에도, 비백인 이주민과 글로벌 사우스 출신 이주민은 여전히 공적 논쟁과 사회적 경계 짓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아울러 이 박사는 인종주의를 단순한 개인적 편견이 아니라, 사회가 "우리"와 "그들"을 조직하고, 누가 완전히 소속된 사람으로 인정받는지를 결정하는 구조적 과정으로 설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공동체에 속한 존재로 여겨지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소속과 충성을 증명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또 한국의 인종주의가 최근 이주 증가와 함께 갑자기 등장한 현상이 아니라 근대 한국의 형성 과정에 이미 깊이 얽혀 있었다고 분석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한국이 서구 세계와 조우하는 과정에서 서구적 위계구조가 한국 지식 담론 안으로 유입되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한성순보』와 『독립신문』 등 초기 근대 신문에 나타난 반흑인주의 담론을 사례로 들며, 당시 흑인성이 후진성과 문명적 실패의 상징으로, 백인성과 서구 사회가 진보와 근대성의 상징으로 재현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담론은 "타자를 인종화하는 동시에 한국인이 스스로를 근대화와 국가 발전이 가능한 민족으로 상상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 박사는 한국인이 서구와 일본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인종화의 대상이었으면서도 동시에 다른 집단을 인종화하는 데 참여했다는 이중적 위치 역시 지적했다.

나아가 강연에서는 한국인의 정체성 형성과 저항의 구심점으로 작용해온 단일민족 담론이 오늘날 이주와 다문화 현실 속에서는 배제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도 논의됐다. 이 박사는 한국성이 주로 공통 조상, 혈통, 문화, 역사와 연결될 때, 이주민과 난민, 다문화가정 자녀, 그리고 외모나 언어, 종교와 문화적 배경이 지배적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속은 조건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경험하는 보이지 않는 인종주의를 예로 들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말하고, 한국 학교에 다니며, 한국 사회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도 "진짜 어디 출신이에요?", "완전히 한국인이에요?", "왜 한국인처럼 안 보여요?"와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상적 질문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다문화가정 자녀의 소속이 여전히 평가와 확인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또 한국의 다문화주의 정책이 제공해온 지원과 자원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권력 관계의 변화 없이 차이를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 경우 '관리된 포용'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민이 노동력, 인구학적 필요, 경제적 필요 때문에 환영받지만 한국 사회를 함께 형성하는 동등한 참여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다문화주의는 기존 '우리'의 경계를 유지한 채 차이를 관리하는 방식이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강연자는 한국교회의 다문화 사역 역시 이와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이주민, 난민, 다문화가정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해왔음에도 일부 다문화 사역은 이주민을 이미 정해진 언어, 리더십, 예배 방식 안으로 초대하는 데 머물러 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주민은 공동체 자체를 재정의하는 공동 창조자라기보다, 기존 공동체가 제공하는 돌봄의 수혜자로만 위치 지어질 수 있다.

이에 이 박사는 한국-중국 교회 사례를 통해 다문화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 안에서도 한국어, 한국인 리더십, 한국 문화적 가정이 중심으로 남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진정한 포용은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이 사역의 수혜자를 넘어, 교회의 정체성과 미래를 함께 형성하는 리더이자 참여자가 되는 데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이 박사는 기독교 전통 안에서 소속의 경계를 재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녀는 예수의 사역이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남성과 여성, 정결한 자와 부정한 자, 시민과 외국인의 경계를 넘어서는 움직임으로 특징지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초대 교회가 이방인의 포용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단순히 공동체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회 자신의 정체성을 변형시켰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녀는 기독교적 소속이란 기존의 '우리'를 조금 넓히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만남이 '우리'가 되어가는 방식 자체를 변형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강연을 마무리하며 이 박사는 이주민이 단지 노동자로, 다문화가정이 지원의 대상으로, 난민이 위협의 상징으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을 한국 사회와 교회 공동체를 함께 형성하는 이웃과 참여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혈통, 민족성, 국적, 문화가 아니라 상호 책임, 정의, 존엄, 연대에 기반한 소속의 형태가 요청된다"고 밝혔다.

한편 특별 강연을 한 이보영 박사는 미국종교학회 여성과 종교 분과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탈식민 페미니스트 신학과 아시아계 미국인 기독교를 주요 연구 분야로 삼아 전환기의 종교교육과 사역을 위한 신학적·교육적 모델을 제시해왔다.

주요 저서와 편저로는 『공동체를 통한 회중의 변화: 신학교에서 교회로 이어지는 신앙 형성Transforming Congregations through Community: Faith Formation from the Seminary to the Church』 (Westminster John Knox, 2013), 『반인종주의 기독교를 구현하기: 정의로운 인종 관계를 위한 아시아계 미국신학의 자원Embodying Antiracist Christianity: Asian American Theological Resources for Just Racial Relations』(Palgrave Macmillan, 2023)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라는 신화의 폭력: 한국의 인종주의와 그리스도교』(동연, 2025)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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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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