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인간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 앞에 AI 시대 다양한 신학적 인간론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과 인간지응의 마음을 비교하는 연구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신대학교 조직신학과 전철 교수는 최근 『신학사상』 제213집에 발표한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마음-그레고리 베이트슨의 '마음의 생태학'을 중심으로」에서 이러한 질문에 대해 기존의 '인간과 AI의 능력 비교'를 넘어서는 새로운 신학적 접근을 제안했다.
AI를 '경쟁자'가 아닌 '거울'로 보다
전 교수는 오늘날 AI의 발전을 단순한 기술혁신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자기 자신을 다시 이해하게 만드는 새로운 거울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에서 그는 "인간이 역사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기준이 하나님에서 인간 이성으로, 다시 인공지능으로 변화해 왔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AI의 등장은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마음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질문하도록 만드는 계기"라고 전 교수는 전했다.
핵심은 '지능'이 아니라 '마음'
전철 교수는 AI와 인간을 계산 능력이나 성능으로 비교하지 않았다. 그는 인류학자이자 사이버네틱스 사상가인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의 '마음의 생태학(Ecology of Mind)'을 토대로 마음을 개체 내부의 속성이 아니라 관계와 소통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으로 이해했다.
이에 따르면 AI 역시 정보를 처리하고 패턴을 만들어 내지만, 그것만으로 인간의 마음과 동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간은 '자기를 넘어설 수 있는 존재'
논문에서 전 교수는 또 AI와 인간의 차이를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AI는 주어진 데이터와 규칙 안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존재인 반면,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역사, 몸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삶의 방향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존재다.
즉 인간은 단순히 학습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학습 자체를 다시 질문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AI와 질적으로 구별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은 관계의 근원
전철 교수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을 베이트슨이 말한 '최고의 정신(Supremacy of Mind)'과 연결해 해석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은 단순한 거대한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은 모든 관계와 의미 생성의 근원이자,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는 궁극적 로고스(Logos)로 제시된다.
따라서 AI, 인간, 하나님은 지능의 높낮이를 비교하는 대상이 아니라 각각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존재들로 이해되는 것이다.
형상(Imago Dei)의 새로운 해석
전 교수는 끝으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인간에게 고정적으로 부여된 능력이나 본질로 이해하기보다, 하나님과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응답하며 자신을 넘어서는 관계적 사건으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점은 AI 시대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단순한 지능의 우월성에서 찾지 않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이해하도록 이끌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한편 AI를 둘러싼 찬반 논쟁에서 벗어나 "마음이란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이 논문은 조직신학과 사이버네틱스, 철학, 인공지능 연구를 연결하여 새로운 신학적 인간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연구활동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