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제111회 총회 전경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제111회 총회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이단성을 지니고 있다'고 결의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16일 오후 회무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하 이대위)의 전광훈 목사 관련 연구보고서를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재석 1,006명 가운데 642명이 찬성하고 364명이 반대해 이대위 연구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는 지난 제107회 총회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내렸던 판단을 이대위가 다시 연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107회 총회 "이단으로 규정할 사상이나 가르침 없어"
이대위는 이번 연구보고서에서 먼저 제107회 총회의 기존 판단을 언급했다. 예장통합 제107회 총회는 당시 전광훈 목사의 주장에 대해 "지속성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잘못된 사상이나 교리는 보이지 않는다"며 당시 기준으로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사상이나 가르침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목회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정제되지 않은 언어적 표현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목회자로서 품격에 맞는 언어를 사용할 것을 촉구하고 전 목사의 집회 참석을 가급적 자제하도록 권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이대위는 이후에도 전 목사가 설교와 연설을 통해 문제로 지적됐던 주장들을 반복해 왔다고 판단했다.
이대위는 연구보고서에서 전 목사의 발언이 기독교 구원론과 계시론, 성경관, 성령론 등에서 정통 기독교 신앙과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07회 총회 당시 전 목사가 문제의 발언을 단순한 말실수나 언어적 표현의 한계로 설명하고 향후 주의하겠다고 밝힌 내용 역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대위 "지속적·반복적 주장...이단적 요소 포함"
이번 이대위는 특히 전 목사의 발언이 일회적인 실수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대위는 전 목사의 여러 주장에 이단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발언들이 대규모 집회와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했다.
결국 이대위는 전 목사의 주장에 의도성과 지속성, 반복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전광훈 씨는 이단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이대위는 지난 9월 초에도 관련 연구보고서의 결론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대위는 전 목사의 '직통계시', '시대의 선지자·왕' 등 여러 주장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대위 보고가 발표된 이후 총회 현장에서는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총회장 권위영 목사는 이대위의 연구 결과 자체는 존중한다면서도 이단 결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양측의 토론을 요청했다.
찬성 측에서는 이대위가 장기간 연구한 결과인 만큼 보고서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양재천 목사(서울동노회)는 전 목사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나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이대위의 연구 결과 자체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 역시 과거 설교에서 광화문 집회와 촛불집회 등을 함께 비판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전 목사를 '영적 영도자'로 받아들이는 교인들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이단성 판단의 기준과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병구 장로(대구동)는 이단사이비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지만, 문제적 발언이 곧바로 이단적 교리로 판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단 결의가 이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 소명 기회 놓고도 논쟁
▲전광훈 목사
전광훈 목사 측에 대한 소명 기회가 충분했는지도 쟁점이 됐다. 권위영 총회장은 이대위에 전 목사에 대한 서면 또는 대면 조사가 이뤄졌는지 물었다.
이에 김태수 직전 이대위 위원장은 제107회기 연구 당시에는 전 목사 측으로부터 서면 답변을 받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별도의 답변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대위 규정상 연구분과가 심의를 마치기 전에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가능한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반드시 대면조사나 답변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대위 측의 설명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구의 경우 전 목사의 기존 발언 자료 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별도의 답변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심상효 목사(대전서)는 절차적인 방어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학적인 판단에 앞서 당사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과거 이단 관련 결의가 절차적 문제로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례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전광훈 측 "강한 표현과 이단 교리는 구별해야"
이번 총회 결의를 앞두고 전광훈 목사 측도 이대위 연구보고서에 대한 소명서를 공개하며 반박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 목사 측은 9월 14일 공개한 소명서에서 강한 수사적 표현의 존재와 그것이 실제로 지속적·체계적인 교리로 가르쳐졌는지는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별 발언을 설교 전체의 맥락과 전 목사가 공식적으로 고백해 온 신앙과 교리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 측은 특히 신학적 판단과 정치적·사회적 평가가 혼재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제시하며 이번 이대위 판단의 재고를 요청했다.
1,006명 중 642명 찬성...연구보고서 채택
찬반 토론 이후 총회는 이대위 연구보고서 채택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1,006명 중 642명이 찬성하고 364명이 반대해 연구보고서가 채택됐다. 이에 따라 예장통합 제111회 총회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이대위가 제시한 '이단성을 지니고 있다'는 판단을 공식적으로 결의하게 됐다.
이번 결의는 제107회 총회 당시 전 목사에 대해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사상이나 가르침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에서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따라서 향후 예장통합 내에서 전광훈 목사의 설교와 신학적 주장에 대한 교단 차원의 대응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그리고 이번 결의가 한국교회 내 이단사이비 판단과 관련한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