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평화고리 "감신대 학문의 자유 침해·학생 압박 중단해야"

1일, 변선환 학술 세미나 파행 관련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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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 감신대학교.

가톨릭·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 등 5대 종단의 종교간 대화모임인 '평화고리'가 최근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에서 예정됐던 변선환 학술 세미나가 파행된 것과 관련해, 기독교대한감리회와 감신대에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학생들에 대한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평화고리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차례 학술행사의 파행으로 보지 않고, 한국 개신교 안에서 학문과 신학의 자유가 어떻게 보장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로 제기했다.

평화고리는 성명에서 "역사상 한반도는 단 한 번도 종교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며 성탄절에는 사찰에서, 부처님오신날에는 교회에서 서로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는 종교문화가 한국 사회에 존재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종교 간 평화와 공존의 문화에는 감신대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토착화신학의 전통도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웨슬리의 선행은총론에 기반해 기독교의 회심 이전에도 하나님의 은총이 모든 생명에게 보편적으로 베풀어진다는 신학적 이해가 이웃 종교의 가치를 존중하는 신앙적 토대가 됐다는 것이 평화고리의 설명이다.

"변선환 총장 출교, 한국 개신교 반지성주의의 아픔"

평화고리는 이번 변선환 학술 세미나 파행을 감신대의 신학적 전통과 연결해 바라봤다. 성명은 "최근 감신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변선환 학술 세미나'가 일부 왜곡된 신앙관에 경도된 자들의 물리력에 의해 파행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선환 전 감신대 총장을 한국 기독교사의 중요한 신학자로 평가하면서, 그에 대한 과거의 출교 조치가 한국 개신교 안에서 나타난 '반지성적·비신학적 행태'의 아픔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평화고리는 이번 사건 역시 과거 변선환 총장에게 가해졌던 탄압의 문제에서 한국 개신교가 충분히 나아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특히 감신대에서 학술행사가 물리력에 의해 파행됐다는 주장과 관련해, 행사 파행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교단과 학교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 사이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에게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문은 타자를 향한 응시이자 진리를 향한 질문"

평화고리는 학문의 본질을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에서 찾았다. 성명은 "학문은, 아니 신학은 타자를 향한 응시이자 진리를 향한 끝없는 질문"이라며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없는 학문의 장은 더 이상 종교라는 진리를 배운다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종교와 학문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평화로운 대화를 통해 깊어질 수 있다며, 권력이나 교리를 앞세워 누군가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시도는 종교적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학교가 특정한 교리적 입장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공간을 넘어, 신학적 질문과 비판적 성찰,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토론이 보장되는 학문의 장이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풀이된다.

평화고리는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기독교대한감리회와 감신대가 교권과 권력의 논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감리교 신앙이 강조해 온 자유와 사랑, 대화의 정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평화고리 "학생들의 목소리 배척하지 말라"

평화고리는 성명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감신대를 향해 두 가지 사항을 촉구했다. 첫째는 교리와 권력을 통한 억압으로부터 신앙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다.

둘째는 진리와 평화를 모색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배척하지 말고 종교인으로서 성숙한 대화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평화고리는 "진리와 평화를 모색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배척하지 말고, 종교인으로서 성숙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진리를 향한 열정과 평화를 향한 연대로, 종교 간 대화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이루어지는 날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감신대의 학술행사 파행을 둘러싼 논란을 신학교 내부의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종교 간 대화와 학문의 자유, 신앙의 자유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가톨릭·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 등 서로 다른 종교 전통을 가진 이들이 공동의 성명을 통해 신학교 안에서의 자유로운 학문적 토론과 종교 간 대화의 가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한국 종교계에 학문과 신앙, 교리와 대화의 관계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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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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