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길기독사회문화원이 지난 19일 강남청소년수련관에서‘2008 가을일요신학강좌’를 열고, 기독교 근본주의를 집중 비평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화여대 정윤재 교수는 ‘한국교회와 근본주의’란 주제로 “기독교 근본주의는 미국적 현상이며 미국 근본주의 선교를 받은 한국 기독교의 현상”이라며 한국교회의 근본주의에 미국의 선교가 일조했음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교회 근본주의를 이해하려면 기독교 근본주의 이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1970년 샌딘과 마르스덴(George M. Marsden)이 칼뱅주의가 근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원이라고 보았으며, 구 프린스턴 신학교와 그로부터 나온 성서의 축자영감설 교리가 이 운동의 가장 중요한 체계임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윤재 교수는 “한마디로 근본주의자란 ‘화가 난’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라며 근본주의자들의 ‘호전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호전성의 결과가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에 영향을 미쳐 미국이 ‘종말론적 시각’을 갖게 하는데 기여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19세기 미국의 사회적 격변과 위기 속에서 등장한 천년왕국운동 그리고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를 결합한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이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의 핵심적인 신학체계”라고 주장했고,“(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이)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확실히 구원의 확신과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의 호전적이고도 종말론적 시각이 걸프전을 촉발시켰다고 그는 평했다.
한편 장 교수는 다윈의 진화론을 근본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점을 들어 베이컨식 사고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칸트적인 사고에서 나온 모든 객관적, 과학적이라는 진리는 주관적 경험과 주관적 견해를 통해 형성된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근본주의자들은 베이컨적인 과학적 사고의 틀을 가지고 기독교 정통신앙을 고수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결국 근본주의자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마지막까지 수용할 수 없었던 이유도 진화론이 바로 베이컨식 과학적 사고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었기 때문”이라며 기독교 근본주의의 배타성과 호전성을 또 한번 지적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사실 우리는 누구나 근본주의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역사의 변화를 영적 위기로 볼 때 우리는 누구나 근본주의자가 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20세기의 현상이었고 21세기에도 지속될 ‘지구적 종교’인 근본주의를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가 우리의 신학적이고 교회적인 과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