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현 목사(스위스미션 21)가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강연을 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
정 목사는 “한국 개신교는 경건성을 바탕으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정 목사는 “공동의 뿌리가 되는 내용들을 함께 찾아 간다면 그 안에서 연합의 가능성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칼빈에게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탄생을 되새겨보면서 우리에게 유익한 길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칼빈의 사상 가운데 한국교회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과 계약의 말씀의 강조’라고 했다. 그는 “칼빈의 예정론이 오용돼 이중적 흑백 논리로 ‘나의 교단’, ‘우리민족’, ‘나의 종교’만을 생각하는 구도가 강해진 현실 가운데 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적대 의식이 강해졌다“ 며 ”예정론의 핵심은 천국 지옥 가는 사람이 정해진 이중 예정이 아니라 저주 받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은혜로 구원 받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또 다른 칼빈의 사상으로 ‘약한자와 연대하면서 공동체의 선을 도모하는 경제윤리’를 들었다. 그는 “칼빈의 사상을 2009년에 말하라면 나는 누구보다 먼저 칼빈이 말했고 실천했던 ‘경제 윤리’를 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 직업을 소명의식으로 갖게 한 것 △ 노동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한 것 △ 자본에 대해 적절한 이윤을 매겨 소비가 아닌 생산에 쓰이게 한 것 등은 칼빈이 자본주의에 기초를 놓은 인물로 평가받게 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하지만 칼빈이 물질의 번영과 축복만 강조했다는 것만 알려진 것이 문제”라며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의 축복이 주변의 사람과 나누어져야 함을 아주 철저히 역설했던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의 설명의 의하면 칼빈은 천민자본주의를 선택한 것도 아니고 공산주의식의 사회주의를 추구했던 것이 아니라 둘의 중도를 선택했다. 이것이 칼빈의 자본주의 방식이었던 것.
마지막으로 정 목사는 ‘성령의 힘을 통한 교회의 연합’을 강조했다. 칼빈처럼 성령론을 강조한 신학자가 없고 말한 그는 “유감스럽게 이것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장로교가 교회 연합을 위한 신학적 근거를 찾고자 한다면 칼빈이 했던 것처럼 인위적 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성령의 연합케 하는 힘에 의지하는 간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