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교회 석기현 목사가 지난 4일 주일예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해 비판을 가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석기현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WCC(World Council of Churches, 세계교회협의회)'는 이름만 기독교단체일 뿐이지 실제로는 '반(反)성경, 반(反)기독, 반(反)교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정치적 단체'”라고 규정했다.
▲ 경향교회 석기현 목사 |
WCC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한 층 더 높인 그는 “이들은(WCC) '종교 다원주의, 인본주의 성경관, 세속적 구원론, 종교혼합주의, 선교 무용론, 용공사상'을 주장하는 바, 그야말로 '양같이 생겼지만 용처럼 말하는' 적그리스도의 세력일 뿐이다”라고 했다.
WCC 유치를 반기는 교계 지도자들을 향해선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석기현 목사는 “'WCC'가 오늘날 세계 기독교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에 상륙하여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교단통합 및 종교일치 운동'으로써 이 대한민국의 기독교계를 통째로 삼키려고 획책하고 있는데도, 지금 우리나라의 기독교계의 다수와 특히 대형 교회의 목사들은 이 일을 두고 무슨 "세계 기독교계의 올림픽"이니 "WCC총회는 한국교회의 경사인 동시에 국가적 경사라고 표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 스스로를 분리주의자라고 불리어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도 말한 그는 “정말 개혁주의 교회가 무엇인지, 이 개혁주의 신앙이 어떤 역사를 통과하면서 나타났는지, 그 개혁주의 신앙인이 이 시대에 오늘의 조국을 향하여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비난이나 핍박을 당하는 것을 오히려 영광스럽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끝으로 “하나님과 금송아지를 섞어 놓는 '가시적 교회의 통합'을 배척하고 오직 '거룩한 교회의 성별을 보존'하는 진리 운동의 대열에 가담함으로써, 진짜 개혁주의 교회를 함께 끝까지 사수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원한다”며 설교를 마쳤다.
경향교회는 보수적인 교단으로 알려진 예장 고려 총회의 대표적인 교회로서 현 담임 석기현 목사의 친부인 원로 석원태 목사가 개척한 교회다. 지난 제59회 총회에서 예장 고려는 'WCC 한국(부산) 총회 개최 반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를 결성했고, 투쟁위원장에 석원태 목사를 추대한 바 있다. 투쟁위는 첫 활동으로 얼마 전 조선일보 광고란에 총회에서 결의한 WCC 한국 유치 반대 성명서를 냈다.
석기현 목사가 비판한 WCC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기구로서 ‘하나님의 선교(Missi Dei)’란 측면에서 △ 국제 선교 운동 △ 기독청년학생 운동 △ 신앙과 직제 운동 △ 삶과 사업 운동 △ 교회학교 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특히 종교 간 반목 보다는 대화를 중요시하는 WCC는 종교 분쟁으로 얼룩진 국제사회에서 종교 평화의 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