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요한 박사(장신대 조교수) |
배요한 박사(장신대 조교수, 신학, 유교철학 전공)가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인 퇴계 이황(1501~1570)에 비추어 오늘날을 살아가는 기독 지식인의 책무에 대해 고찰했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최종진)가 발간하는 신학잡지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최근 호에 기고한 논문 ‘기독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에 관한 소고’에서다.
배 박사가 말하는 ‘기독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란 “시대를 반영하는 신학을 하고, 동시에 신학을 통해 시대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신학자는 자기 수양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속에서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하는데, 이러한 지식인상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우리 역사 속에서 찾는다면 ‘퇴계’라고 배 박사는 말했다. 자기를 갈고 닦는 ‘수기(修己)’와 남(세상)을 다스리는 ‘치인(治人)’ 모두에 출중했다는 것.
배 박사는 “퇴계는 조선조 유학자 중에서 수기적 노력을 가장 강조하였고, 유학의 이상적 인간형인 성인이 되기에 힘썼다”며 유교적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 수기적 노력은 모든 것의 ‘전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또 퇴계가 이행하였던 ‘수기’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 조그마한 죄 지음도 용납하지 않으려 함 ▲매사에 경(敬)의 태도로 살아감 ▲평상시의 삶의 거처는 정돈되며, 태도는 검소함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가짐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와 함께 ‘치인’을 위한 노력으로 “임금을 성왕(聖王)으로 만들기에 힘썼다”며 임금과 당대 최고 학자들이 토의하는 경연(經筵)을 통해 임금을 성왕으로 만들기 위한 유학의 가르침을 진언하였고, 17세 어린 나이로 왕의 자리에 오른 선조 임금을 위해 유학의 핵심을 집약시킨 <성학십도>(聖學十圖)를 펴냈다고 말했다.
배 박사는 논문을 마치며 “지식인의 개인적 수양과 사회적 실천은 결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기치인’을 강조했다.
또 “오늘날 한국에서 기독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학자들은 어떠한가 생각해본다”며 “퇴계와 같이 수기와 치인에 충실한 학자가 더 많이 등장하는 것이 한국 신학계가 서구 신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요한 첩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삶에는 엄하고,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열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