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신학연구소 최영 박사가 칼바르트의 화해신학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교회공동체에서 화해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신학적 당위성을 들어 설명한 이 논문은 기장신학연구소 계간지 ‘말씀과 교회’ 최신호에 실렸다.
최영 박사는 칼바르트의 화해론이 출간될 당시 시대적 배경부터 살펴봤다. 칼바르트의 ‘화해론’은 1953년에 제1권이, 1955년에 제2권이, 1959년 제3권이 출간됐다. 1950년 유럽은 급격한 변동의 시대로 유럽의 산업과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떨치고 일어나는 시기었다.
교회적으로는 50년대에 유럽사회 전반에 세속화의 물결이 급속하게 퍼져나가 교회 출석률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던 때이기도 하다. 세속주의의 쇄도, 냉전의 심화, 핵무장 등으로 대변되는 1950년대 혼란스러운 세계 상황 속에서 바르트는 고통당하는 피조세계의 모든 현실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하나님과 인류, 그리고 세계와의 화해 사건에 비춰 이해하고자 했다.
칼바르트의 화해론의 내용과 형식을 분석한 최영 박사는 화해의 영원한 근거를 ‘하나님과의 계약’에서 찾았다. 최영 박사는 “화해는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 맺어진 계약의 성취이기도 했다”며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약의 하나님이 되고자 하셨고, 인간을 그분의 계약 파트너로 삼고자 하셨다”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이 인간과 맺은 이 계약은 이후 계속되는 모든 시간 동안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결정하는 사건이었다”며 “인류 역사 가운데 실행되는 모든 하나님의 의지의 사건은 그분의 계약의 의지의 사건이고,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행하시는 일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이 계약과 무관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칼바르트 화해론이 창조론과 구속론 사이에서 갖는 의미도 살펴봤다. 최영 박사에 따르면, 칼바르트의 화해론은 창조론과 구속론 사이에 서서 그 둘을 독특한 양식으로 연결시켜준다. 바르트는 그의 창조론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창조는 은혜의 계약사가 전개될 무대이고, 바로 이 장소에서 화해와 구원의 사건이 일어난다” 창조, 화해, 구속이 긴밀한 관계에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영 박사는 바르트의 화해신학을 조명했다. 화해의 교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최영 박사는 “이 화해의 교역은 세상의 불의한 사고방식과 구조들을 분석하고 비판하고 해체함으로써 실제적인 화해와 평화수립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해나가고, 이러한 가능성들을 세상의 모든 영역들에서 발전시키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그러므로 화해의 교역은 언제, 어떤 경우라도 이 화해의 우선권을 취하려는 노력을 교회의 최상의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최영 박사는 끝으로 “교회공동체는 그리스도의 화해의 영 안에서 각종 대립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며 “성도의 화해의 교역이 실현되는 곳에서 교회공동체는 공동체자체와 그 주변세계에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그 나라의 해방적 능력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