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단의 성직자들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는 종교인 모임’이 지난 10월 27일 ‘남북 종교인 상봉’을 허락해 달라는 청원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30일 각 언론에 알렸다. 이들은 “현 정부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며 심부름 역할을 하고자 하는 종교인들의 순수한 뜻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사료된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는 종교인 모임’은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박종화(경동교회 담임목사), 김홍진(천주교문정동성당 주임신부), 법륜(평화재단 이사장), 변진흥(평화문화재단 상임이사), 박남수(천도교 동학민족통일회 대표)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개신교 130명, 가톨릭 51명, 불교 52명, 원불교 50명, 천도교 37명 등 총 32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10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 따르면, 5개 종단 성직자들은 지난 3월 13일 경동교회에서 ‘민족 화합을 위해 남북의 종교인들이 한 데 모이자’는 내용의 서신을 북한 종교인협의회에 보내기로 결의했으며, 실제로 서신을 보냈다. 이후 수 차례 서신을 교환하다 마침내 “12월 중에 남북의 종교인들이 평양에서 모이자”는 데 합의했다.

종교인 모임은 “우리는 남북의 형편상 100여명의 종교인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100여명의 종교인들이 방북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는데 뜻밖에 긍정적인 답이 왔다”고 밝혔다. 또 북조선 종교인협의회가 ‘귀측에서 실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 여부를 알려주시기 바란다. 그래야 우리도 그에 맞게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음을  이 대통령에게 알렸다.

또 ‘남북 종교인 상봉’이 갖는 의의에 대해 ▲만남의 길과 화목의 길을 트는 일은 너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제적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이 대통령에게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종교인 모임은 밝혔다. 또 “통일부에서 지금은 어렵지만 앞으로 2, 30여 명의 종교인들의 방북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왔다”면서도, 종교인 모임의 바람은 “100여 명의 종교인들이 방북하여 북의 종교인들과 순수한 만남을 가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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