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랑카 여성 이레샤씨(가운데)가 자신이 한국에서 느낀 한국인들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백아름 기자 |
▲ 제 31회 서울 YWCA 포럼 '다문화에 대한 시민의식, 어디까지 왔나' ⓒ 백아름 기자 |
"한국사회와 각 부처는 국제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의 실제적인 현실과 입장을 좀 더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결혼 이주 여성 이레샤씨의 말이다. 23일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다문화에 대한 시민의식, 어디까지 왔나'란 주제의 제 31회 서울 YWCA 포럼에서 그녀는 이같이 말했다.
스리랑카 출신의 이레샤씨는 '결혼이주여성이 보는 한국의 인식'을 주제로 이주자로서 실제적으로 느끼는 한국의 다문화에 대해 발표했다. 그녀는 현재 다문화 여성들로 구성된 '물방울 나눔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먼저 "2001년부터 지금까지 8년간 한국에서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으로서 살아온 경험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주여성으로서의 한국 생활에 대한 어려움과 외로움을 말하며 "나는 8년간 한국인이 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과 사회 참여에 최선을 다해 달려왔다. 그러나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온전한 직업을 구하는 것은 너무 높은 벽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또 그녀는 현 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에 제공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관련해 "정부부처에서 다문화가정 돕기라는 이름하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실제 이주민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고 프로그램의 기간도 너무 짦아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자신들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그녀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의 지원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원한다"며 "기초적인 한글교실이나 직업교실에서 벗어나 더 다양하고 세밀한 지원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한 여성이면서 또한 아이들의 어머니이기에, 아이들과 그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녀는 여전히 차별받고 존중받지 못하는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의 아동들에 대해 말하며 "내가 차별받고 상처받는 것도 힘들지만 내 아이들이 상처 받는 것을 견딜 수 없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편견 앞에 차별받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그들의 미래를 생각해달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또한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다"라며 다문화 가정 내 아동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또 이종미 차장(서울 YWCA 기획부 차장)이 다문화 시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YWCA는 이번 설문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와 다른 인종,종교,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불편한지, 국제결혼이주여성은 학력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외국인 배우자를 맞이한 한국 남성은 아내의 모국어를 배워야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이 차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10대부터 60대 이후까지 전 연령층에서 다문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특히 10대의 경우 다문화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인 인식이 높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과 함께 살아갈 청소년들이 다문화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다문화 수준은 크게 향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포럼의 사회는 이원희 이사(서울 YWCA)가 맡았으며 신은영 소장(동아시아 여성정치연구소)이 '다문화 시민의식,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또 발제자들의 발표 후 주제에 관한 활발한 토의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