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규모 5.9 여진, 흔들리지 않은 아이티 구호 손길

"아이티 지진 참상에 책임 통감"

▲응급 의료팀에게 지진으로 인한 상처를 치료받고 있는 아이티 시민 ⓐ월드비전


아이티를 강타한 비극의 와중에 있는 구호 인력과 자원봉사자들의 구조 노력은 수요일 카리브 해 국가들을 뒤흔든 규모 5.9의 여진에도 꺽이지 않았다.

지진은 현지시각으로 오전 6시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서쪽에 있는 마을 그레시에(Gressier)에서 발생했다. 이번 여진은 지난 1월 12일 최초 강진 이후 발생한 40여 차례의 여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다.

현재 직접적인 피해는 보도된 바 없지만, 이번 여진은 건물 파손 보다는 현지 거주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겁에 질린 아이티인들은 길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일부 사람들은 피난처가 마련되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 기구들은 지진 피해자들에게 기초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일 뿐 아니라 심리 치료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아이티 대학의 장 로베르 셰리(Jean Robert Cheri) 교수는 수요일 트라우마 상담역을 맡은 학생들을 거리로 파견했다.

"우리는 기본적 훈련을 마친 상담역들을 보내고 있다"고 셰리 교수는 뉴욕 타임즈를 통해 말했다. "첫째로,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로 하여금 자기 기분을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둘째, 그들에게 어떤 물질적 원조도 약속하지 않는다."

한편, 상처를 치료받지 못한채 불결한 위생상태 가운데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긴급 의료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마이애미 대학의 심장전문의 에두아르도 드 마르체나 박사(Dr. Eduardo de Marchena)는 뉴욕타임즈를 통해 "여전히 심각한 골절상과 상처를 입은 수천명의 환자들이 있고, 지금까지도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를 받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기독교 구호 기구 기독교 세계 봉사회(Church World Service, CWS)는 지진 피해 지역에 있는 구호 인력들에게 초교파 의료 지원사역(Interchurch Medical Assistance, IMA)에서 제공하는 수백 개의 구급상자들을 공급하는 의료 지원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CWS에 의하면, IMA 구급상자는 약 1천명의 성인과 어린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필수 의약품과 구급 장비들을 포함하고 있다.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는 구조 인력들은 포르토프랭스의 기간시설 대부분을 붕괴시킨 강진 이후 거의 일주일 동안 기적적인 매몰자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69세의 안나 지지(Anna Zizi)는 화요일 로마 가톨릭 성당의 잔해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 노래를 불렀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charity Christian Aid의 사라 윌슨(Sarah Wilson)은 "정말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구도 그녀가 살아 있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구조자들은 그녀와 대화를 주고 받으며 튜브로 물을 공급해주었다. 그녀는 빠져나오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당면한 필요에 역점을 두는 일 뿐 아니라, 일부 구호 기구들은 좀 더 장기적인 구호 프로젝트를 수립하기도 했다.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의 회원 유엔아이티협회(the United Nations Association of Haiti, UNA-Haiti)의 뉴욕 사무국 부회장 하비 듀피튼(Harvey Dupiton)은 복구 작업이 바로 시작되지 않으면 아이티는 혼란에 휩싸일 것을 우려했다.

"재건이 진행되는 몇 달 동안은 혼란이 있을 것이다"고 듀피튼은 말했다. "우리는 구조를 넘어, 바로 지금 움직이기 원한다."

또한 아이티의 미래를 재건하는 일에 미국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연합감리교회는 약 2백년 동안 아이티의 구조와 선교, 개발 사업에 헌신해 왔다.

미국 연합감리교회 교회와 사회부(Board of Church and Society) 책임자 닐 크리스티(Neal Christie)는 "지진 폐허 위에서, 우리는 봉사국과 더불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재건에 동참할 시기가 언제인지 예측해보고 있다. 식민지 정책과 외국 기업들에 의해 유린 당한 적이 있는 나라를 위해 우리는 어떤 방침을 세워야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이티가 저개발 상태에 머물르게 된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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