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김현배, 이하 기장)가 2010년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기장은 인간성을 상실하고, 기계화 되어가고 있는 인간 사회의 현실 개탄하는 것으로부터 메시지의 운을 뗐다.
기장은 "인간과 물질이 최고 가치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하나의 부속품처럼 추락한 현대인들은 죽음, 소외, 질병, 가난, 분쟁, 무의미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자유를 내세워 하나님을 제거한 현대는 구원의 길을 상실한 채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둠 속을 배회하고 있다"고 했다.
지구 곳곳에 내린 대재앙에 대한 언급으로 생태계 문제의 심각성도 지적했다. 기장은 "아이티와 칠레 등 지구촌 곳곳에서는 대규모 재앙이 엄습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국민적 공감대, 전문적 검토, 민주적 절차 없이 진행하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전 국토의 파괴라는 악몽 같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단절된 남북관계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냈다. 기장은 "남과 북의 관계는 나눔과 협력이 아니라 긴장과 대결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장은 특히 "험악한 군부독재의 폭력에 맞서 어렵게 되찾은 이 땅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바탕인 삼권 분립이 흔들리고, 언론을 비롯한 공공성은 현저히 약화되었다"고도 했다.
소통하는 정부에 대한 바람도 담았다. 기장은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는 세상, 기성 세대의 조언을 새 세대가 수용하고 새 세대의 도전을 기성 세대가 기뻐하는 세상, 인간과 창조세계가 하나 되어 호흡하며, 남과 북이 대립을 넘어 뜨거운 동포애를 나누는 세상이야말로 우리가 마음 모아 드리는 기도"라고 했다.
기장은 끝으로 "믿음 없이 진행되는 정부와 국민의 대화, 남북한 협력, 지역 간 화해, 계층 간 연합, 과학기술의 발전 등은 허무하거나 두려운 미래를 잉태할 뿐"이라며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믿음을 상실한 우리 시대를 향해 인생과 역사의 기초인 믿음의 부활을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