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교회에서 ‘시민 되는 법’을 배운다?

정재영 교수 새 논문서 ‘교회의 시민사회 참여’ 다뤄

   ▲정재영 교수 ⓒ베리타스 DB

교회에서 ‘진짜 크리스천’ 되기도 힘든데, ‘시민’ 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진짜 크리스천은 좋은 시민이기도 하기에, 교회에서도 충분히 ‘시민 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주장했다. 논문 <지역공동체 세우기를 위한 교회의 시민사회 참여>에서다. 이 논문은 계간지 <실천과 신학> 최근 호에 실렸다.

정 교수는 교회가 세상과 분리됐다고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교회도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교인들 또한 “지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을 볼 때 교회의 실존 근거가 바로 지역사회라고 밝혔다.

따라서 교회의 할 일은 ‘선교’와 ‘사회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지역사회를 선교나 봉사의 일방적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교회가 지역사회에 녹아 들어가 지역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시한 실천전략은 “교회가 시민운동의 주체로 참여하게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각 지역사회에는 시민운동을 전개하는 ▲지역단체들이 있고, 이들 지역단체들을 서로 연결해주며 그 활동을 도와주는 ▲행정기관(공무원), 그리고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있다. 여기서 교회는 ‘지역단체’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밝혔다. 지역단체로서의 교회는 자연생태운동, 녹색도시운동, 문화재/유적지 정비사업과 같은 의미 있는 활동들을 타 지역단체들과 함께 전개함으로 지역공동체 형성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정 교수는 “지역 교회 역시 지역단체의 하나로서 교회가 가진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지역 공동체 운동을 견인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을 교회 내에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운동에 관심 있어 하는 교인들을 모아 팀(team)을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교회 내 각종 소모임을 태스크포스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장 교수는 교회도 참여할 만한 시민운동의 예로 일본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들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된 후 무너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지역 주민들이 발벗고 만든 일종의 기업으로,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은 이윤이 아닌 ‘지역사회의 발전’을 우선시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경제정의와 경제자유를 조화시킨 이러한 형태의 기업이 왜곡된 자본주의로 인해 피폐화된 현대인들에게 대안 경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또 이는 현대 자본주의보다 윤리성이 짙은 근대 자본주의와 그것을 태동시킨 청교도 윤리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시민의식은 기독교 정신과 통한다”며 교회도 시민운동에 참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 현대사회에서 ‘선교’는 시민운동 참여를 동반할 때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회 역시도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다른 구성원들을 존중하며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론적 입장에서만이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복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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