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4)

예루살렘교회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Ⅰ부. 초대교회 편

제1장 사도시대

1. 예루살렘교회

마가의 다락방

예수의 승천을 지켜본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동생들과 사도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그밖의 제자들이 예루살렘에 있던 마가의 집 다락방에 모였는데 여자들도 같이 모였다고 하였으니 아마도 예수가 달렸던 십자가 아래 성모 마리아와 같이 있었던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의 이모 살로메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였을 것이다. 이 다락방에 모였던 사람들이 예루살렘 교회의 첫 교인들이었는데 같이 모여서 기도하였고 다시 120명이 모여서 기도하면서 예수가 약속한 성령을 기다렸다. 이 교인들은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세상에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베드로는 이 교인들 중에서 맛디아를 뽑아 열두 제자의 수를 채웠는데 맛디아는 베드로의 일행과 같이 다니면서 예수의 행적과 죽음과 부활을 지켜보았으므로 능히 예수를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하여 예루살렘에서 교회가 처음으로 서서 그리스도 교회의 모교회가 되었다.

오순절 성령강림

오순절은 유월절로부터 50일이 되며 추수한 곡식을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여서 유대나라 안팎으로부터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모여들어 축제를 지냈다. 외국에서 온 유대인들도 있었는데 주로 아라비아와 북아프리카와 아시아와 로마 등지에서 온 이들은 헬라어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헬라계 유대인이라고 불렸고, 이밖에 할례 받고 개종한 이방인들과 할례는 받지 않고 유대인이 된 소위 경건한 이방인들도 이 축제에 참석하였다.

이때 베드로는 예루살렘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죄가 없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들이 십자가에 달아 죽였으나 3일 만에 부활한 것과 그를 믿으면 죄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는다고 담대히 설교하였다. 이때 성령이 오셔서 역사하여 베드로가 설교한 말을 그들이 쓰던 지방의 말, 곧 방언처럼 알아들을 수 있었고, 그리고 그들이 감격해서 서로 다른 말로 주고받는 말도 서로 알아들을 수 있어서 언어의 장벽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리하여 이들이 살던 각 지방으로 돌아가서 베드로가 전한 예수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날 5천 명 이상이 성령을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예수의 열두 제자들은 이제 사도(使徒)라고 불리기 시작하였는데 그 말은 ‘보냄을 받는다’는 뜻이다. 사도들이 예루살렘에서 사역한 제 1세기를 사도시대라고 부른다. 베드로와 요한이 짝이 되어 오순절 직후에 예루살렘에서 선도에 서서 복음을 전하면서 병자를 고치는 이적을 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베드로는 유대교의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이 모인 의회에 불려 가 심문을 받았을 때에도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담대히 증언하였다. 그들은 무식한 베드로의 증언에 놀라면서 예수의 이름만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놓아주었으나 사도들은 다만 예수의 이름과 성령의 힘으로 사역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유대교의 박해가 시작되었다. 

스데반의 순교

사도들은 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였으므로 교회 안의 신도들을 돌보는 일을 위하여 집사 7명을 뽑았는데 스데반이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헬라계 그리스도인이었다. 유대교의 율법과 전통을 심하게 비판한 사람은 이 헬라계 그리스도인들이었는데,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은 헬라계 그리스도인들과는 달리 유대교의 전통을 가능한 존중하려는 사람들이어서 이 두 계열 사이에서는 논쟁이 일어날 수 있었고 화합이 힘들었다.

외국에 살던 유대인들 곧 헬라계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리버디노(Libertinus, 자유인)라는 회당을 만들어 모이고 모이고 있었는데 이들이 스데반을 유대인 공회에 끌고 가서 그가 하나님을 모독하고 유대의 율법과 전통을 깨뜨렸다고 고발했다. 유대인들이 떼를 지어 스데반을 끌고 나왔다. 스데반은 그 무리들에게 유대인의 역사를 새롭게 풀이하는 긴 설교를 하면서 유대인들의 죄를 지적하였다. 그는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하늘의 환상을 보면서 자기 영혼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맡기고 숨졌다. 이것이 AD 32년경에 일어난 그리스도교의 최초의 순교 사건이었다.

스데반의 순교 사건으로 인해 예루살렘 교회는 큰 공포에 잠겼으나 이 사건은 하나님의 섭리의 한 계시였다. 스데반을 죽이는 끔찍한 일을 책임졌던 사울이라는 헬라계 유대인이자 바리새인이 스데반의 설교와 죽어가는 모습을 듣고 보며 자기도 모를 어떤 충격을 마음에 받은 채 계속해서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여 죽일 사명을 가지고 다메섹으로 가던 중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고 그 자리에서 회심하게 된 기적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일은 스데반이 순교한 바로 그 해가 아니면 그 이듬해 곧 AD 33년경의 일이었다. 사울은 그길로 아라비아 광야로 가서 예수의 사도가 되기 위하여 마음의 준비를 하고 3년 후 36년에 예루살렘으로 와서 베드로를 만나 자기의 회심을 알렸다. 그리고는 자기 고향 다소에서 지내다가 10년 후 곧 46년에 바나바와 함께 안디옥교회의 파송으로 이방선교의 길에 올랐다.

스데반의 순교 후 계속된 박해 때문에 사도들 이외의 그리스도인들은 예루살렘 밖의 유대 국내와 사마리아와 그밖의 다른 지방으로 흩어져서 복음을 전하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특히 헬라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박해가 더 심하였으며 아그립바 1세 왕이 박해를 시작한 뒤로는 유대계 그리스도인들도 박해를 받게 되어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도 박해를 받았다. 이때 야고보가 순교하였고 베드로는 옥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풀려나왔다. 요한의 행방은 알 수 없으나 예루살렘 교회 신도들이 마가의 다락방 교회에서 베드로를 위해 기도할 때 요한도 같이 있었을 듯하다. 요한은 늘 베드로와 동행하였기 때문이다.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 세 사도 외 다른 사도들의 행방은 잘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스데반의 순교 이후나 야고보가 순교한 AD 42년 이후에 아주 이방으로 흩어졌을 것이다. 정설은 아니지만 그들의 행방을 기록한 최초의 교회역사가 유세비우스에 의하면 도마는 바대(Parthia)로 갔다가 인도에 갔고, 안드레는 흑해 지역의 아카야(Acaya)로, 요한은 에베소로 갔다고 한다. 빌립이 오늘의 터키의 히에라폴리스에서 전도하여 세운 교회당의 흔적은 현재에도 있다.

예루살렘 회의

예루살렘 교회는 예수의 제자들과 예수의 가족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것인데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복음을 전하는 사도의 역할을 하였고 예수의 가족 중에 예수의 동생 야고보고 신자들을 다스리고 예배와 교회 행정 및 사무를 관장하게 되었다. 예수의 제자들 중 베드로와 요한 그리고 야고보가 예루살렘에서 활약하였고 그밖의 제자들은 일찍이 밖으로 흩어져 나갔으므로 야고보의 역할이 중요하여 그가 실제로 예루살렘 교회의 목회자가 되었다.

예수의 동생 야고보는 유대교와 되도록 좋은 관계를 가지고 교회를 보호하기 위하여 할례를 비롯한 유대교의 전통을 비판하지 않았으므로 유대교 장로들과 지도자들은 야고보를 온건한 그리스도인으로 대우하였다. 예루살렘 교인들도 야고보를 따라 신앙생활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안디옥과 그밖의 이방의 그리스도인들이 할례를 거부하여 유대계 그리스도인들과 마찰을 빚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유대계 그리스도인으로 볼 수 있는 야고보와 베드로와 요한이 49년에 예루살렘에서 회의를 소집하였는데 아시아에서 선교하던 바울과 바나바도 아시아 교회들을 대표하여 참석하였다. 바울은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유대인의 전통인 할례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베드로는 바울의 말을 경청하고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할례를 요구하지 않도록 하자고 발언했고 야고보가 동의하였다. 이렇게 하여 예루살렘 회의는 신앙 문제를 여러 교회 대표들이 모여서 공론하여 정하는 교회 공의회의 시범이 되었는데 이것을 에큐메니칼세계적 회의라고 부른다.

야고보의 순교

예수의 동생 야고보가 실제로 예루살렘 교회를 대표하는 감독 격의 사람이 되어 유대교의 박해를 받으면서 교회를 지켜왔으나 그를 정의롭고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하였던 유대교 지도자들이 야고보를 해치기로 마음먹고 산헤드린 유대교 회의에 야고보를 세우고 질문하기를 “무엇이 예수의 문이냐?”고 물었다. 예수가 자기가 문이라고 한 말을 캐묻는 것이었다. 야고보가 대답하기를 “그것은 구원의 문이다”라고 하였을 때 그들은 야고보를 성전의 한 지붕 꼭대기에 달아매고 같은 질문을 하다가 그를 끌어내려서 돌로 쳐 죽였다.

이때가 AD 62년이었는데 대제사장 안나스가 야고보를 죽게 한 책임자였다. 그런데 이때 유대의 로마총독 알비누스(Albinus)가 부임하기 전 그의 부재 중에 총독의 허락 없이 야고보를 처형한 것은 불법이어서 유대의 왕 아그립바 2세가 알비누스에게 고발하여 안나스가 파면되었다.

이때가 기원 62년이었는데 대제사장 안나스가 야고보를 죽게 한 책임자였다. 그런데 이때 유대의 로마 총독 알비누스(Albinus)가 부임하기 전 그의 부재 중에 총독의 허락 없이 야고보를 처형한 것은 불법이어서 유대의 왕 아그립바 2세가 알비누스에게 고발하여 안나스가 파면되었다.

야고보가 순교한 후 예루살렘 교회를 지켜간 사람은 글로바의 아들 시메온(Simeon)이었는데 예수의 사촌동생이었다. 글로바는 예수의 아버지 요셉의 형제였다고 한다. 시메온은 로마의 트라잔(Trajan) 황제 때 유대의 총독 아티쿠스(Atticus)로부터 죽임을 당했는데 시메온이 다윗의 후손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예수의 동생 유다도 같은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

예루살렘 교회는 산발적으로 일어난 박해로 인해 예수의 제자들은 밖으로 나가 선교하였고 신자들은 흩어져서 점점 약해졌다. 베드로도 안디옥을 거쳐 소아시아에서 예수의 동생들과 함께 선교하였다. 요한이 에베소에 간 때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야고보가 순교한 전후일 것이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만인·만유구원론 보다는 천국, 지옥 복음 선포해야"

칼뱅의 이중예정론의 결과인 이중심판론에 대한 비판으로 제시되는 몰트만의 만유구원론은 성서 신학적으로 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