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회, 콩고민주공화국 당국자들과 인권 문제 논의

국제기구 및 외교관 참여 워크숍서 여성 성폭행 문제 다뤄

▲WCC의 리빙 레터스 팀은 지난해 7월 8~15일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했다. 사진은 북 키부(Kivu) 주의 주도 고마(Goma) 응줄로(nzulo) 캠프에 머물고 있는 난민 여성들과 아이들 ⓒWCC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 DRC) 수도 킨샤사(Kinshasa)에서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국제 워크숍의 주제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점증하고 있는 인권 유린이었다. 이번 워크샵은 콩고 정부의 고위 대표단과 교회, 그리고 국제기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터교 세계연맹(Lutheran World Federation, LWF)과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워크숍은 아프리카에서의 인권 수호를 위해 WCC가 시작한 3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번 워크숍에는 인권운동가들을 비롯해서 루터교, 킴방구 교회(Kimbangu church), 동방정교회, 감리교, 성공회, 가톨릭, 콩고 그리스도 교회, 구세군, 그리스도의 평화(Pax Christi), 대호수와 아프리카의 뿔 지역 기독교교회협의회(Fellowship of Christian Councils and Churches in the Great Lakes and Horn of Africa, FECCLAHA)에서 파견된 성직자들과, 콩고 정부와 UN의 관료들, 외국 외교관들과 다수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석했다.

"최근 2~3년 동안 제한적이나마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권상황의 개선이 있었다"고 WCC 인권위원회의 크리스티나 파파조글루(Christina Papazoglou)가 발표했다. "이 워크숍은 콩고 국내 또는 외국의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이 이 나라가 당면한 주요한 도전들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제공하고, 교회가 인권 수호와 증진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내의 만연한 인권 유린 상황 가운데서도 특별히 세계 최악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여성 강간과 성폭행이 주목 받았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최악의 내전이 발발한 이래 콩고에서는 20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강간 피해를 당했고, 54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1월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콩고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교전에 의해 2,500명이 숨졌고, 7,000명의 성인 여성과 소녀들이 강간당했으며, 1백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과 UN 사무총장 반기문을 포함한 외교관들이 콩고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지만, 해당지역에 민간인 보호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 콩고 정부가 군사행동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는 압박에 그쳤을 뿐이다.

2009년 12월, WCC는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성폭행에 대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악무도한 짓"이라 평하며, "단순한 강간을 넘어 콩고 사회 전체가 여성을 성노예로 전락시키는 철저한 물리적, 심리적 폭력에 연관되어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WCC는 이러한 "악마적 잔악무도함"에 대해 많은 교회들이 소견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교회들이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을 사적인 영역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성폭행을 물리적 폭력으로만 이해하며, 공동체의 붕괴에 병행하는,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인, 그리고 영적인 영향을 무시하고 있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또한 콩고민주공화국내에 만연한 여성 성폭행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보호조치들이 실패했다고 언급하며, "다양한 관계자들에 의해 도처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 비인간적인 행위들을 예방할 긴급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WCC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행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계속되는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과 성적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도덕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CC 회원 교회들과 시민사회단체들, 콩고 정부와 국제 사회는 이러한 상황과 관련된 요청에 응할 책임이 있다."

<참고>

* 콩고 민주 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 DRC)

서아프리카에 있는 콩고 공화국과는 다른 나라로, 중앙 아프리카에 위치하며 벨기에의 식민지였다. 1960년 독립 당시 콩고공화국이라고 하였으나 1964년에 콩고민주공화국으로 개칭, 1971년에 다시 자이르공화국으로 변경했다가 1997년 5월에 지금의 국명으로 고쳤다. 수도는 킨샤사(Kinshasa)이다.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국토 면적이 큰 나라로, 한반도의 10배 크기에 달한다. 동부의 키부(Kivu) 주는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구리, 아연, 코발트, 콜탄 등의 산지로, 자원 다툼과 종족 갈등이 원인이 되어 1998~2003년 54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낳고 수백만 명의 난민을 낳은 최악의 내전을 경험했다. 특히 콩고 내전은 20만 명에 달하는 여성 성폭행과 강간으로 악명을 떨쳤다. 내전 당시에 르완다, 우간다가 반군을 지원하고, 짐바브웨, 앙골라, 나미비아가 당시 카빌라 정권을 지원하는 등 국제분쟁으로 격화되기도 했다. 2001년 1월 로랑 카빌라 대통령이 살해되어 같은 달 아들인 조제프 카빌라(Joseph Kabila) 현 대통령이 취임했다. 2005년 이후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다 2008년부터 르완다의 지원을 받은 로랑 응쿤다(Laurent Nkunda)가 이끄는 반군세력과의 충돌이 다시 시작되며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현지에 파견되어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 1만 7천여 명도 힘을 쓰지 못하고 소수의 병력만 남긴 채 분쟁 지역인 키부 주의 고마(Goma) 인근을 철수한 상태다.

* 킴방구 교회(Kimbangu church)

콩고민주공화국의 개신교 지도자인 시몽 킴방구(Simon Kimbangu)가 창시한 아프리카 토착 기독교 분파. 킴방구 교회는 “시몽 킴방구의 도움을 통하고, 성령의 역사에 의지할 때,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라는 공식 입장을 지니고 있다. 킴방구주의(Kimbanguism)를 창시한 시몽 킴방구는 20세기 초 벨기에 치하의 콩고에서 많은 추종자를 이끌었고, 콩고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 그리스도의 평화(Pax Christi)

1945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국제적 가톨릭 평화운동 및 단체로 유네스코 NGO 인증 비정부기구(NG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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