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가톨릭은 스스로의 죄를 참회해야"

탄자니아, 아일랜드 클로인 등지의 주교 해임 잇따라

▲교황 베네딕토 16세 ⓒWikipedia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15일 세계 각지에서 불거지는, 사제에 의한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해 침묵을 깨고 가톨릭이 스스로의 죄를 “참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티칸에서 드려진 미사에서 베네딕토 교황은 특별히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가톨릭은 우리들의 죄에 대해 말하고 있는 세상의 비난에 직면해있다. 그들은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교황은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최근까지 참회한다는 말은 가급적 피해왔다. 왜냐면 그것은 너무 지나친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세상이 우리들의 죄에 대해 말하며 우리를 비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스스로 뉘우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또한 참회가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알아야 하기에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똑바로 인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베네딕토 교황은 가톨릭교회에 대한 비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톨릭이 콘포미즘(순응주의)의 영향 아래에 있다는 지적이라고 꼬집으며 미사를 마쳤다.

"콘포미즘은 그들이 알고 그렇게 하건 모르고 그렇게 하건 모든 이들로 하여금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톨릭교회가 콘포미즘의 영향 아래 있었다는 세상의 비난은 사실상 (가톨릭교회가) 독재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베네딕토 교황의 발언은 바티칸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Tarcisio Bertone) 추기경이 동성애적 성향의 소아성애 문제와 관련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칠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심리학자들과 정신과의사들은 독신서약과 소아성애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보여주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다른 이들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최근 소아성애는 동성애적 성향과 상관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음 날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Federico Lombardi) 신부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발언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명을 내놓았다. "교회는 그 발언을 심리학적 또는 의학적 본능에 대한 엄밀한 일반 발언으로 내놓기 위해 고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들에게 연구 조사를 맡길 수는 있다."

한편, 교황은, 지난 15일 일부 고위성직자에 대한 조사 끝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 탄자니아 가톨릭 주교 해임안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비록 야콥 코다(Jacob Koda) 주교가 이전에 프리메이슨(Freemason)의 일원이었다고 비난받은 전례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 해임의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로 52세인 야콥 코다 주교는 1999년에 북동 탄자니아 주교관구의 주교로 임명되었었다.

로마 교황 대사 조셉 체노쓰(Joseph Chennoth) 대주교는 지난해 6월 "성무(聖務)로써 집행된 공식 조사에 따라, 모든 사람들을 복음의 길로 이끄시는 성령의 보살피심과 로버트 사라(Robert Sarah) 대주교의 인도 아래 코다 주교가 해당 국가(탄자니아)의 바깥에서 안정을 취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톨릭 아동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들은 작년에 아일랜드 가톨릭교회에서 아동 성추행 사건과 연관된 사제가 몇 명이었는지 정확히 밝혀내기 위한 조사가 진행된 이래로 해당 사제들을 해임시키는 일에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지난 달, 베네딕토 교황은 23년 동안 아일랜드 남부 클로인(Cloyne) 주교관구의 전 민생(民生)위원으로 일해 온 존 마기(John Magee) 주교의 해임을 승인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는 수십 년 동안 교회 안에서 일어났던 아동 성추행 문제를 은폐하는데 일조해왔다고 한다.

마기 주교는 해임 성명을 통해 "어찌되었든 내가 실망을 안겨드렸거나 나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고통을 안겨드린 모든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英가톨릭단체들, 도킨스 등 무신론자들의 교황 체포 주장은 법적 근거 없어

유명한 무신론자들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나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와 같은 극단적 (가톨릭 사제에 의한 아동 성추행) 반대론자들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베네딕토 교황을 해임시키거나 체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도킨스와 히친스는 오는 9월 교황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인류에 대한 범죄"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영국의 두 가톨릭 단체의 주장에 깃든 ‘음모’는 명백한 난센스라고 공격했다.

토머스 모어 법률센터(the Thomas More Legal Centre)와 가톨릭 연합(the Catholic Union)의 공동 성명에 따르면, 이목을 끌기위한 무신론자들의 선전 행위는 법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데서 온 것이라고 한다.

양 단체는 "형법의 집행은 국가의 의무이지 개인적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사적인 제제를 가하려는 사람들의 의무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교황이 법적 책임을 갖지 않는다고 전제하며, "생간건대, 영국 법률에 의하면 베네딕토 교황은 단 하나의 범죄도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베네딕토 교황은 영국을 공식 방문하는 국가수반으로서 체포에 대한 면책 특권이 주어진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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