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제2장 속사도시대
1. 초기 그리스도교 문서
신약성서
그리스도교의 기원과 신앙과 이상을 가장 올바르게 가르쳐준 초기의 문서는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과 현재 신약성서에 들어있는 사도들의 서신들과 묵시록과 사도행전 등이다. 이 책들의 저자가 누구이며 언제 쓰였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이 문서들이 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을 증언하여 유대인도 헬라인도 아닌 ‘예수를 믿는 제3의 새 민족’이 생기게 한 사실이 중요하다. 바울은 이 새 민족을 새 피조물이라고 말했고 베드로는 거룩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신약의 낱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과 교훈을 기록한 4복음서인데 그중에서도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이 중요하다. 그 까닭은 예수와 가까이 지내면서 예수의 행적과 교훈을 직접 보고 들은 마가와 예수를 따라다녔던 제자 요한이 쓴 것이기 때문이다. 요한복음은 그 말미에 기록한대로 노령의 요한이 예수에 대하여 일러주는 대로 장로들이 기록한 것이다. 요한은 예수와의 최후만찬 때 예수의 품 안에 안겼던 제자가 자신이었지만 그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 마가복음에도 예수가 로마 군인들에게 붙들려가던 당시 로마 군인들에게 쫓겨 홑이불을 벗어버리고 도망쳤던 소년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소년은 마가 자신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마가복음은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쓰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고, 다른 복음서와 달리 예수의 행적을 마치 목격자가 본대로 간명하게 알리는 형식으로 쓰면서 자기 해석은 붙이지 않았으며 예수의 교훈 또한 간단명료하게 적은 것이 특색이다. 이 마가는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제자들과 같이 모였던 다락방의 주인인 마가일 수 있다. 이 마가가 바나바의 조카로서 바울과 함께 선교의 길에 올랐던 사람일 수 있다.
예수의 제자였던 요한은 예수와 늘 가까이 하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리하여 예수의 말씀을 정확하고도 소상하게 기억할 수 있었는데 특히 예수의 생애에서 마지막 시간이었던 수난의 기록은 생생할 정도이다. 그는 예수가 받았던 박해를 그를 믿는 성도들도 받았던 때에 박해가 종식되는 새 천지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묵시록을 통하여 성도들에게 전하였다. 또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세 서신에서 증언하였다.
사도 바울의 서신을 읽으면 그가 예수의 생애와 사역(기적과 이적 등)과 교훈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즉 예수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다. 그가 예수의 말씀이라면서 소개한 것은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말씀뿐이다. 그러나 그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만나 예수의 사역과 교훈을 듣고 배웠을 것이 틀림없고 바나바를 통해서도 얻은 지식이 있었을 것이다.
바울의 서신을 읽어서 분명한 것은 그가 모세의 율법과 예수의 복음이 다르다는 것을 훌륭하게 밝힌 지성을 가지고 복음이 구원을 가져다주는 진리라는 것을 설득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십자가 대속의 죽음에 구원이 있다고 하였고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함이 가장 잘 드러났으며 따라서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모든 선행과 덕행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같이 짐으로써만 가능함을 가르쳤다.
베드로는 예수의 바람대로 최초의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의 초석이 되어 유대교의 박해에 대항하여 12사도의 선두에 서서 복음을 전하다가 투옥되고 풀려나와서 이리저리 도피하다가 드디어 아시아 지역으로 가 선교하고 마지막에는 로마로 가 순교함으로써 예수의 수제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리하여 그가 안디옥 교회의 설립자도 아니고 또 정주하여 목회한 것도 아니었지만 안디옥 교회는 그를 교회의 최초의 감독이라 부르고 그가 안디옥에서 순교하고 묻혔다고 지금도 주장하고 있다. 또 그가 로마 교회의 설립자도 아니고 거기서 공개적으로 전도하거나 목회한 적이 없는데도 그를 로마 교회의 초석을 놓은 감독으로 대우하고 있다.
베드로의 서신 두 편은 그가 아시아 지역에서 목회했던 교회의 교인들에게 당부하는 교훈이다. 예수의 재림이 늦어지더라도 참고 기다리며 고난을 이기고, 거짓 교사들과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고 말한다. 또 세상 종말의 무서운 심판을 예언한다. 그는 바울의 서신을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자신의 서신에 있으니 잘못 해석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하였는데, 바울의 복음 해석에 이의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위의 책들은 다 유대인들이 제1세기에 쓴 것으로서 그리스도교의 기초적이면서도 영구적인 원상을 제시하여 다른 여러 초기문서들 가운데서 교회의 정경으로 채택된 책들이다. 다음으로 소개할 문서들은 박해 아래 있던 제2세기에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쓴 것이다. 그리스도교 문서로서 추천할만한 것들인데, 물론 그밖에도 많지만 대표적인 책 몇을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