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WCC 부산총회의 주제 제안을 놓고, 10일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소예배실에서 NCCK 신앙과직제위원회 주최로 'WCC 총회 주제에 관한 2차 토론회'가 열렸다.
▲10일 감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NCCK 신앙과 직제 위원회 WCC 총회 주제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김정현 기자 |
유치국으로서 총회 주제 선정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NCCK 신앙과직제위원회는 지난 달 30일 1차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2차 토론회에선 앞선 1차 토론회에서 모아진 의견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심광섭 교수(감신대, NCCK 신앙과직제위원)와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NCCK 신앙과직제위원)가 총회 주제를 위한 제안을 했다.
심광섭 교수는 WCC 총회의 주제가 “창조론적이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하나님의 구원사역, 곧 창조와 구속과 화해는 피조물 중 인간에게만 제한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 중심의 구속사 신학을 벗어나 창조신학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시에 ▲인간적이어야 한다 ▲성령론적이어야 한다 ▲종말론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제에 대한 제언으로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마2:2)’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전세계는 ‘헤롯’으로 상징되는 왕(권력, 자본, 탐욕)의 위협 앞에 직면해 있다.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축제인 WCC 총회는 이러한 반(反) 하나님나라에 대한 아름답고 거룩한 항거로서, 성령 안에서 참된 삶의 길이 되신 그리스도에 대한 고요한 경배여야 한다”고 했다.
장윤재 교수는 총회의 주제가 로컬 캐릭터(local character)를 잘 살리면서도 전 지구적인 시대의 징조를 읽어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서구신학의 한계를 넘어 한국의 사상과 문화, 한국의 분단상황 등이 반영된 제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면서 “아시아의 상황과 문화로부터 21세기 새로운 에큐메니컬 신학의 틀이 제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어야 할 질문들로 ▲어떻게 복음주의 교회와 오순절교회 그리고 정교회의 목소리를 담아낼 것인가? ▲타종교와의 평화로운 공존과 협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한국의 타종교인들을 어디까지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 ▲어떻게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교회의 관심사를 담을 것인가? 를 제시했다.
장 교수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 분열을 치유하기 위한 신학적 대화가 NCCK 신앙과직제위원회를 통해 계속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총회 준비를 통해 고신파와의 화해, 합동파와의 화해, 기장과 통합의 화해, 종교다원주의 논쟁의 화해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서광선 박사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발제 후 토론회에 참석한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는 총회 주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 ‘신앙과 직제’와 관련된 것만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 WCC 총회는 ‘신앙과 직제’, ‘삶과 증거’ 두 가지를 중시하는데, ‘신앙과 직제’와만 관련해 논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 ‘삶과 증거’의 주제도 함께 모으고 종합했으면 한다”고 했다.
감리교 박도웅 목사는 “교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조직이 없어서가 아니라 함께 가는 성도와 교회가 없어 약화됐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하고, “화해 평화 일치라는 큰 틀의 주제에서 그 일들을 수행할 수 있는 주체는 하나님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다 동의만 하고 돌아간다. 그 책임을 교회와 크리스천 개인에게 돌려줄 때 자기의 문제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앞으로 토론회는 2~3회 더 열릴 예정이다. 종합된 내용은 한국 총회준비위원회를 거쳐 WCC에 건의된다. 정해선 WCC 총회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제 제안서에 대한 형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메인 주제에 대한 5,6장 정도의 컨셉 페이퍼를 준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건의 시한에 대해서는 "9월 중순에 WCC 실행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늦어도 8월 초까지 전체 실행위원들이 한국교회가 제안한 주제를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