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15)

평화기와 교회성장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3. 안디옥학파

안디옥은 로마제국 안에서 가장 큰 희랍인 도시로서 군사의 요새였고 학문의 중심지였다.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가 박해로 말미암아 약화되어갔을 때 그리스도교의 새 중심지로 떠오르며 이방선교의 거점이 되었다. 그리스도교라는 호칭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생기게 되면서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 안에서 한 새로운 종교로 등장하게 된 것을 입증하였다.

안디옥 교회는 일찍부터 아시아와 소아시아 지방의 모든 교회의 중심이 되었고 이그나티우스 감독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제창한 단독 감독제가 교회의 일치와 단합을 도모하여 로마제국의 박해에 대항하였다.

신학교도 일찍이 생겨나 세례지원자들이 교육받았다. 알렉산드리아의 신학교가 일종의 대학인 것과 달리 안디옥의 신학교는 안디옥교회의 감독이 교장이 되어서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격을 갖추도록 신조와 교리, 예배 방법, 도덕적 생활을 가르쳤다.

안디옥 교회의 감독 데오필루스(Theophilus)는 삼위일체(Trias)라는 용어를 사용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는 삼위를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하나님의 지혜로 생각했다. 안디옥학파는 예수가 사람의 육신을 가졌음을 강조하면서 그의 신성(神性)이 인성(人性)을 약화시키거나 삼키지 않는다는 것과 성부, 성자, 성령의 하나됨과 통일을 말하였다. 그리하여 안디옥학파는 영지주의의 가현설을 강력히 반대하였고, 성서해석도 성서의 문자적이고 역사적인 해석을 좋아하여 알렉산드리아학파의 우의적 해석과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신학을 거부하여 시리아정교회(Syrian Orthodox Church)의 신학 전통을 만들었다.

4. 칼타고학파

칼타고는 아프리카 서북의 오늘의 튀니지의 한 도시인데 이태리 반도 남단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 지역은 기원전 3세기경부터 로마 나라의 식민지가 되어 로마의 문화를 수용하여 이태리의 라틴어를 사용하였고 교회도 라틴어를 사용하였다.

이곳 칼타고 신학사상이 왕성하여 서방의 라틴신학의 본산지가 되었다. 칼타고의 라틴신학은 교부 테르툴리아누스(Tertullianus, 155~225)의 신학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로마에서 율법을 공부했고 변호사 자격이 있었는데 그리스도인 순교자들의 신앙에 감동을 받아서 개종하였다. 그는 장로로 안수를 받고 그리스도교를 변증하는 여러가지 저술을 써내어 교회에 공헌한 바가 컸으나 몬타누스주의의 엄격한 신앙생활과 도덕률에 감동하여서 몬타누스파가 되어 정통교회에서 떠났다.

테르툴리아누스는 희랍철학과 그리스도교 진리는 상관이 없다는 뜻으로 ‘아덴이 예루살렘과 공통된 것이 없다’고 말하고, 모든 진리는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한다는 알렉산드리아학파 신학자들의 말을 거부하였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사도들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회에서 보관하여 전해주는 것이며 그 신앙에는 보탬도 덜함도 없으며 신앙은 관념이 아니고 규칙과 법을 가진 것인데 이 규칙과 법에 어긋나는 아무 것도 알지 않는 것이 곧 모든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철학은 진리로 이끄는 것이 아니며 진리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계시에서만 발견되며, 그리스도교의 진리가 이성적으로 불합리하기 때문에 믿는다고 말하였다.

테르툴리아누스의 가장 큰 공헌은 로마정부의 그리스도교 박해와 그리스도인에 대한 재판의 잘못을 법적으로 강력하게 항거한 것이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제국이 멸망하기를 바라지 않고 오히려 제국과 황제를 위하여 기도하며, 황제는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가지고 통치하는 것이므로 황제는 그리스도인의 친구라고 말하면서 만일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없었더라면 로마제국은 벌써 멸망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제국의 도처에 있을 만큼 그리스도교는 팽창했고 영존할 것이지만 제국은 콜로세움 경기장이 허물어지는 날까지는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여 그 제국이 멸망할 날이 올 것을 시사하였다.

테르툴리아누스는 로마 정권이 그리스도인들을 잘못 재판하고 있다고 저서 변증(The Apology)에서 진술하였다. 그는 로마법정이 로마법대로 그리스도인 피고에게도 변호사의 변호를 허락해야 하며 변호인 없이 그리스도인을 재판하는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로마정권이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절차도 잘못이지만 일반 국민에게 부여하는 자연적 권리와 법적 보호를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그리스도인들은 비밀단체를 만들지도 않으며 로마의 법률을 준수하여 아무런 악도 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테르툴리아누스는 이단규정(The Prescription of Heretics)이라는 책에서 이단자들은 그리스도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다만 이교철학의 후손들이며, 교회의 진리는 교회에 보관되어 감독의 계승으로 그 진리가 전승되지만 이단은 전승이 없는 일시적인 것이며, 이단설의 근거가 성서에 없다고 하였다.

테르툴리아누스는 프라케아스 반박(Adversus Praxeas)이라는 논문에서 삼위일체를 설명하였다. 그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각각 독자적인 품격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불변하지만 삼위가 다 신의 본성을 공유하여 한 하나님이 된다고 말한다. 마치 사람들이 각각 그 품성은 달라도 사람의 본성은 같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삼위의 하나님이 각자를 계시하고 역사한 세대가 달라서 구약시대에는 성부 하나님으로 계시하여 역사하였고 그 다음 세대에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가,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는 성령이 오셔서 역사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그가 서방 라틴신학의 삼위일체론의 중요한 어휘인 품성(Person)을 정의하였다.

5. 로마교회

로마는 베드로와 바울이 순교한 곳으로서 다른 모든 교회의 모교회라고 인식되어갔다. 그리하여 로마교회는 그 자체가 신학논쟁에 휘말려 분쟁한 경우는 없었고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교회의 분쟁과 난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한 경우가 많았다.

초대교회 때 부활절 절기가 지방마다 달라서 일치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이 문제로 시리아의 폴리캅 감독이 로마에 와서 토론한 일이 있었다. 로마 교회는 유월절을 유대인의 유월절 전날인 닛산달 14일이 어느 요일이 되든지 그날 다음에 오는 일요일을 부활절로 정하여 지켰으나 시리아 지방에서는 닛산달 14일에 지켰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였다. 유대인의 달력에서 닛산달 14일의 요일이 해마다 달랐기 때문에 로마와 알렉산드리아와 안디옥 교회는 닛산달 14일을 알아서 각 교회에 알려주어야만 했다. 오늘날에는 매년 춘분이 지나서 첫 만월 후 첫 주일을 부활절 축제일로 삼는데, 이것은 서방 로마교회의 제정이고 동방의 희랍정교회는 그보다 한달 정도 늦게 지킨다. 이런 차이는 천문학의 천체 관찰의 차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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