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19)

아리우스 논쟁과 니케아회의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2. 아리우스 논쟁과 니케아회의

유대인이 예수를 정죄한 근본적 이유는 예수가 단 한 분이신 하나님을 세 분으로 나누고 그리고는 하나라고 가르쳤기 때문이었다. 즉 유일신 하나님이 3신이라는 말로 들렸던 것이다. 그리하여 초대교부들이 삼위일체 신앙을 부인하고 유대교의 유일신 신앙을 설명하려는 사람들과 논쟁하게 되었다.

사모사타의 바울(Paul of Samosata)은 하나님은 단 한 분일 뿐이고 성자와 성령은 하나님의 다른 두 가지 특성으로 나타난 것뿐이라고 말하였고, 사벨리우는 태양이 빛과 열을 가진 것처럼 하나님에게서 성자와 성령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하였다. 또는 예수는 단순한 사람이고 하나님이 그가 특별한 신적 능력을 행사하도록 했다가 자기의 아들로 삼았다는 양자론을 말하기도 했다. 또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이 자기를 아버지로서, 신약시대에는 성자로서, 그 후에는 성령으로서 자기를 계시하여 역사하였다고 설명함으로써 한 하나님이 시대를 달리하며 형태만 다르게 나타났다고 주장하였다. 이 모든 단일 또는 유일신론은 결국 하나님의 아들(말씀)의 성육신을 부인하는 것이었다. 일찍이 이단사상으로서 교부들이 경계했던 영지주의와 에비온주의가 다 유일신 사상을 가진 것이지만 삼위일체 신앙을 그리스도교의 기본신앙으로 고수하려는 신학 운동이 교회 내 분쟁거리가 되었다.

아리우스(Arius)는 알렉산드리아의 한 교회를 섬기던 장로인데 그가 삼위일체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이론이 알렉산드리아 교회의 감독 알렉산더(Alexander)의 이론과 맞지 않아서 논쟁이 시작되었다. 알렉산더는 삼위가 동일한 신적 본성(homousion)을 가지고 있는 한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리우스는 삼위가 동일한 신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성부와 성자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서 아들은 아버지와 꼭 같이 영원하신 분이 아니고, 아들로서 태어나기 전에는 그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그는 사람의 부자관계를 미루어서 성부와 성자의 관계를 말하였으나 알렉산더가 주장한 성부와 성자의 동일영원성을 부인하는 것이 되었다. 아리우스가 말하는 성자는 성부보다 낮은 신으로 해석되었다. 아리우스의 성자론은 오리게네스가 성자는 성부에게 종속된 분이라고 말한 것과 비슷하였다. 아리우스의 사상은 성자의 신적 본질이 성부의 본질과 다르다는 말로 해석되기도 했다.

알렉산드리아 교회의 젊은 신학자 아다나시우스(Athanasius)는 아리우스의 이론을 가장 심하게 반박하고 성부와 성자의 본질의 동일을 강조하였다. 아리우스는 성부와 성자의 관계처럼 성령을 성자보다 낮은 분으로 설명하였는데 아다나시우스는 삼위가 다 완전히 동일한 신성을 가진 하나님이라고 주장하였다. 아다나시우스는 21세 때 성육신을 다룬 책을 저술하여 하나님의 아들(로고스)이 사람이 된 것과 함께 삼위의 동일본질을 주장하였다.

감독 알렉산더와 장로 아리우스의 이론이 상충하여 교계가 어지럽게 되어 321년에 노회가 모여 아리우스를 정리하였으나 아리우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샀다. 324년의 노회 모임에서는 아리우스를 지지하던 가이사랴의 감독 유세비우스가 출교처분 되었다. 유세비우스는 최초로 교회사를 저술한 사람이다. 이 문제로 교계가 평화를 잃고 있었는데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국제적인 모임을 열어 이 문제를 매듭짓도록 명령했다.

325년 5월에 니케아의 궁전의 큰 강당에서 소집된 회의는 최초의 세계교회회의(에큐메니칼회의)였다. 황제가 모든 감독들에게 초청장을 보내서 유럽의 모든 나라는 물론이고 영국과 아시아와 북아프리카로부터 300여 명의 감독이 참석했다. 황제가 이 회의의 사회를 봐야 했지만 헬라어에 능통하지 못하여 코르도바의 감독 호시우스(Hosius)가 사회 본듯하다. 황제의 환영인사에 모든 감독들이 박수갈채로 답하였다. 이틀째부터는 교회당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아리우스를 지지하는 진술서는 배척을 받고 찢어졌다. 양편의 토론이 오가는 가운데 가이사랴의 감독 유세비우스가 만든 진술서가 제시되었을 때 토론을 거쳐 여러 군데를 수정보완하여 채택하였다. 유세비우스는 아리우스를 지지하다가 출교처분을 받았지만 아리우스의 이론을 약간 수정하였고 아리우스를 지지하던 감독들도 그의 진술서를 수용하였다. 유세비우스는 성자의 본질을 성부의 본질과 동일하다고 정의함으로써 알렉산더와 아다나시우스의 동일본질론을 채택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 회의에서 세계 그리스도교 회의 최초의 신앙고백 곧 니케아 신조(Nicean Creed)가 채택되고 8월에 폐회되었다.

니케아 신조

우리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지으신 전능하신 아버지, 유일하신 아버지를 믿으며 또 성부의 외아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주를 믿으니,
그는 성부의 본질을 타고나시고 하나님에게서 나신 하나님이시며, 빛에서 나신 빛이시며, 참 하나님에게서 나신 참 하나님이시며, 지금을 받으시지 않고 오직 독생하신 분이며, 성부와 동일한 본질이시며, 그를 통하여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 위에 있는 만물이 창조되었으며,
그는 또 우리와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내려오시고 육이 되셨고, 그는 고난을 받으시고 또 제 삼일에 부활하셨고 하늘에 오르시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그리고 성신을 믿나이다.

그러나 그가 계시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거나 그가 독생하시기 전에는 계시지 않았다거나, 혹은 그는 무에서 창조되었다거나 혹은 하나님의 아들은 다른 본성 혹은 본질을 타고나셨다거나 혹은 그는 한 피조물이라거나 혹은 그는 변하거나 달라진다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성공회의 사도적 교회가 이단으로 정죄하느니라.

이 회의에 참석한 모든 감독들이 서명하도록 황제가 요청했다. 그런데 다만 두 사람이 서명하지 않아서 그들은 출교처분을 받고 아리우스와 함께 유형에 처해졌다. 이후로 아리우스주의는 로마제국 안에서는 박해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325년의 이 신조는 주로 성부와 성자의 관계만을 천명하였고, 성신의 본질 문제는 언급이 없다. 그리하여 381년에 콘스탄티노플 제2차 에큐메니칼회의에서 성신도 성부와 성자와 같은 신적 본질을 가졌다는 내용을 첨부하여서 삼위일체 신조가 완성되었다. 니케아회의 이후로 교회의 모든 문제는 전체 교회의 회의에서 의논하여 결정하게 되어서 교회회의가 그리스도교 정치의 최고의 권위를 갖게 되었다. 이 의회주의 제도가 확립되어서 어느 한 교회의 감독이 교회 문제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게 되었다. 니케아회의에서는 신조 문제 밖에도 부활절 절기 문제를 비롯하여 교회 상호간의 연락과 협력을 위한 여러 사무적인 문제를 논의했다.

교회가 박해를 받던 시절을 생각하면 로마 황제가 교회회의를 소집해서 분열을 해결하려 한 것은 교회가 크게 감사할 일이었다. 실로 먼 나라에서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온다는 것은 당시의 교통사정으로서는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어떤 노령의 감독은 여행 도중에 죽기도 했다. 그러나 니케아공의회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았다. 황제의 임석 때문에 안건에 대한 토론이 부자연스러웠고 또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평이 신조에 서명한 감독들 중에도 있었다. 그리고 교회 일에 황제가 간여한 것과 교회에 대한 처벌이 황제의 명령으로 시행된 것도 불평거리였다. 그리스도교는 이제 국가종교가 된 것으로 보였다.

니케아 신조에 서명하지 않아 유배가게 된 사람들과 또 그들을 동정한 사람들이 아리우스 반대편에서 그를 몹시 공격한 사람들에 대한 반감을 품고 그들의 비리를 황제에게 고발하여 그들이 처벌받는 일이 일어났다. 아리우스에 대한 변호자들의 운동이 계속되어서 교계가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황제도 니케아회의의 진행이 너무 졸속했던 점과 처벌을 내린 점이 마음에 걸렸고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한 진정서들도 있어서 아리우스와 함께 유형을 받은 감독들을 해벌하기 위하여 327년에 특사를 선포하였다. 2년 동안의 유형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반대편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자행하였다. 아리우스를 심하게 반대한 사람들에 대한 비리를 폭로하고 고발하여 그들이 유배되게 하였는데 그 폭로한 내용의 진실성도 의심스러운 것이 없지 않았다. 공격을 받은 최초의 사람은 안디옥 교회의 감독 유스타티우스였는데 그의 신앙의 정통성이나 도덕생활에 관한 어떤 비리를 고발할만한 것이 없어서 그가 콘스탄티누스의 모친 헬레나가 옛날에 어떤 여관의 하녀였다는 것을 유스타티우스가 어떤 경우에 공개한 것을 들어서 고발했다. 그리하여 그는 유배를 받아 갔다가 거기서 죽었다. 다음으로는 아다나시우스가 공격을 받아 유배되었는데 고발 내용이 허위인 것이 밝혀져서 풀려나왔다가 또 다른 비리 폭로로 다시 유배되는 일이 몇 번 거듭되었다. 이렇게 하여 신학논쟁이 교회의 정치싸움에서 더 나아가 비루한 싸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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