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목사, 일방적 보수화 경계, 진보에 대한 비판도
"생명과 평화의 기독교운동이 필요해"
24일 감신대에서 열린 2010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에 대한 2차 선언위원대회도 1차 대회와 마찬가지로 발제에 대한 패널토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1차 대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권진관 교수(성공회대)는 2010 선언으로 한국의 종교 개혁이 시작되었다고 선포하며 앞으로 교회 내부적 문제들을 충분히 다룰 것을 예고했다. 이번 2차 대회는 그러한 일환으로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현실적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 제시를 기조 발제에서 다루었다. 분석은 보수에 대한 비판과 재평가, 진보에 대한 상대적 비판을 포함했다.
선언위 실행위원인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는 먼저 2010 선언에 대한 역사적 자리매김을 시도했다. 김 목사는 2010 선언을 <1973년 한국그리스도인 신앙선언>과 <1988년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선언> 등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악의 세력에 저항하고 투쟁해 온 전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으로 이해하고, 무기력하게 자기 확대에만 골몰하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새로운 운동을 위한 선언이라고 파악했다.
▲ 선언위 실행위원인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 사진 왼쪽)는 기조 발제문을 읽고 있다. 김 목사는 2010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에 대한 역사적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한국교회의 일방적 보수화에 대한 경계와 아울러 기존의 진보 기독교 진영에 대한 비판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에 생명과 평화의 기독교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양 기자 |
그는 한국교회가 도리어 생명의 평화의 위기를 낳는 원인 제공처라는 의심이 든다며 성장지상주의 근본주의 신학의 영향과 친미 반공주의적 태도, 신자유주의적인 경쟁논리에 대한 맹신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 대중적 기성교회를 "맘몬의 종교"로 비난하며, 교회가 순수하게 내면적 신앙만을 양육하는 곳이므로 사회적 신앙이 들어설 수 없다고 주장하는 곳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일방적 보수화" 경향에 대해 우려를 전하며 지난 십여 년 간 보수적 기독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상대적으로 진보적 기독교의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위상 변화를 언급함과 동시에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의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적 교회와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도 덧붙였다. 김 목사는 민중신학과 하나님 선교(missio Dei)를 바탕으로 한 한국의 에큐메니컬 운동이 민주화와 통일 그리고 교회갱신을 위해 많은 기여를 했음에도 점점 왜소화되고 사회적 영향력과 실천 또한 미미해져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한 많은 기독교인들이 정치세력의 한계에 매몰되거나 무책임하게 교회를 떠났던 사례를 언급하며, 반면 복음주의권 사회선교그룹들은 꾸준히 교회개혁과 목회적 개발에 천착하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아울러 민중신학도 창조적 계승을 이뤄내지 못했고 NCCK도 교단협의체로서의 일정한 보수화 경향을 나타내는 가운데 위상과 활동이 약화되어 진보적 기독교운동의 신학과 운동의 구심점도 무력화 되었으며, 자체적으로도 소통과 연대 또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도시와 기관을 중심으로 한 엘리트운동으로 발전해 온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목사는 생명평화신학에 기초한 생명평화교회운동과 생명평화선교운동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효율적인 틀로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는 <생명과 평화를 여는 기독교 연대>(가칭)을 제안했다.
WCC 총회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김 목사는 WCC 총회의 주제를 한국 에큐메니컬 운동이 진력해 온 인권과 민주화, 한반도의 평화 통일 문제 뿐 아니라 2010 선언이 제기하는 '생명과 평화'로 모아내고자 하는 한국교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를 위한 효율적인 틀로 <생명과 평화를 여는 기독교 연대>를 조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