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종 목사 ⓒ베리타스 DB |
‘정복’이, 즉 개발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얘기였다. 박 목사는 "과거 ‘정복과 파괴’의 신학의 오류가 오히려 자연을 숭배하는 경향을 일으킨 것과 달리 이 ‘다스림’의 신학은 자연을 잘 다스리고 치리하라는 선한 경영에 대해 설파한다"며 "이것으로 자연은 더욱 풍성해지고 갑절의 소산을 맺고 풍성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뛰어남으로 만물을 파괴함이 아니라 다스림과 치리, 곧 경영인 것"이라며 "이것은 사람의 본분이자 하나님의 아들들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4대강 유역에 사는 농민들을 변호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태도에 "신앙적이지 않고 성서적이지 못한 반 신앙적인 태도를 본다"며 그 이유에 대해 "지금 농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땅은 국가 땅이며 농민들이 무상으로 사용했던 땅이다. 이러한 땅을 국가가 국민 전체를 위해 그 지역 전체 주민들을 향해 공유한다고 한다. 그것도 그냥 내쫓는 것이 아니라 보상도 경우에 따라 해준단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인으로 취해야 할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이어 반대측 발제자 김선구 목사(용진교회)는 ‘팔당지역에서의 4대강 사업저지 운동과 개신교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가 목회하고 있는 팔당유기농지의 현실을 설명한 뒤 김 목사는 "팔당유기농지가 지니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삶의 가치를 단지 숫자로 혹은 법령으로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목회자로서 소중한 삶과 생명의 가치를 지켜주지 못해,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죄책감마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구 목사 ⓒ베리타스 DB |
김 목사는 특히 "지난 1년 동안 (팔당유기농지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두 차례 대규모 경찰병력을 앞세운 강제적인 측량이 이뤄진 일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아침 일찍부터 정부의 불법강제측량을 막기 위해 농기구와 철조망으로 입구를 막았다. 수십여 명의 지역목회자들이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측량이 진행 되던 날 몽다리에서 대치하다 동네 농민들이 연행된 일,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 방황하는 물고기, 새들의 울음소리 등을 말하며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알렸다.
김 목사는 또 "팔당을 지키는 우리들의 모습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방패와 몽둥이 앞에서 너무나 초라하다"며 "농민들의 농기구는 저들의 중장비 앞에서 너무나 왜소하고, 초로한 기도 처소에서 기도하는 성직자들의 모습은 기고만장한 위정자들에 비해서 그 모습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러나 약한 자를 들어서 당신의 역사를 펼쳐 가시는 그 분의 섭리를 믿고 싶다"며 "이 연약한 백성들의 손을 들어서 저 오만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그 분의 역사를 긴 호흡과 긴 눈을 가지고 보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