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엇갈리는 4대강 사업의 신앙적 해석

▲박호종 목사 ⓒ베리타스 DB
4대강 사업의 신앙적 해석은 어떻게 다를까? 지난 6일 예장 통합이 주최한 ‘4대강 살리기 관련 사회포럼’의 또 다른 관심거리였다. 찬성측 발제로 나선 박호종 목사(하베스트샬롬교회 총괄)는 “4대강 개발 사업에 대해 원천적인 편견 중 개발을 파괴로 보는 견해가 있다"며 "(그러나)성경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의 자연을 정복하되 결국은 다스림으로 생명체들을 보존하라 가르친다"고 주장했다.

‘정복’이, 즉 개발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얘기였다. 박 목사는 "과거 ‘정복과 파괴’의 신학의 오류가 오히려 자연을 숭배하는 경향을 일으킨 것과 달리 이 ‘다스림’의 신학은 자연을 잘 다스리고 치리하라는 선한 경영에 대해 설파한다"며 "이것으로 자연은 더욱 풍성해지고 갑절의 소산을 맺고 풍성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뛰어남으로 만물을 파괴함이 아니라 다스림과 치리, 곧 경영인 것"이라며 "이것은 사람의 본분이자 하나님의 아들들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4대강 유역에 사는 농민들을 변호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태도에 "신앙적이지 않고 성서적이지 못한 반 신앙적인 태도를 본다"며 그 이유에 대해 "지금 농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땅은 국가 땅이며 농민들이 무상으로 사용했던 땅이다. 이러한 땅을 국가가 국민 전체를 위해 그 지역 전체 주민들을 향해 공유한다고 한다. 그것도 그냥 내쫓는 것이 아니라 보상도 경우에 따라 해준단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인으로 취해야 할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이어 반대측 발제자 김선구 목사(용진교회)는 ‘팔당지역에서의 4대강 사업저지 운동과 개신교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가 목회하고 있는 팔당유기농지의 현실을 설명한 뒤 김 목사는 "팔당유기농지가 지니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삶의 가치를 단지 숫자로 혹은 법령으로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목회자로서 소중한 삶과 생명의 가치를 지켜주지 못해,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죄책감마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구 목사 ⓒ베리타스 DB

김 목사는 특히 "지난 1년 동안 (팔당유기농지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두 차례 대규모 경찰병력을 앞세운 강제적인 측량이 이뤄진 일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아침 일찍부터 정부의 불법강제측량을 막기 위해 농기구와 철조망으로 입구를 막았다. 수십여 명의 지역목회자들이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측량이 진행 되던 날 몽다리에서 대치하다 동네 농민들이 연행된 일,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 방황하는 물고기, 새들의 울음소리 등을 말하며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알렸다.

김 목사는 또 "팔당을 지키는 우리들의 모습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방패와 몽둥이 앞에서 너무나 초라하다"며 "농민들의 농기구는 저들의 중장비 앞에서 너무나 왜소하고, 초로한 기도 처소에서 기도하는 성직자들의 모습은 기고만장한 위정자들에 비해서 그 모습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러나 약한 자를 들어서 당신의 역사를 펼쳐 가시는 그 분의 섭리를 믿고 싶다"며 "이 연약한 백성들의 손을 들어서 저 오만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그 분의 역사를 긴 호흡과 긴 눈을 가지고 보고 싶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