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27)

파르티아와 페르시아 교회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3. 파르티아와 페르시아 교회

가톨릭교회

파르티아 제국과 페르시아에 일찍부터 있었던 교회는 로마제국 안에 있었던 이단논쟁과 무관하였다. 파르티아(Parthia, 바대) 제국은 페르시아 제국의 뒤를 이어 BC 240년에서 AD 225년까지 5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인데 그 제국 안의 여러 소왕국과 연맹관계를 가지고 영토를 지켰다. 실로 넓은 그 영토는 카스피해 남쪽에서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인도 국경지대까지 이르렀다. 시리아어를 썼고, 조로아스터교가 그 지역의 유력한 재래종교였다.

파르티아 제국 안의 작은 나라 아디아베네(Adiabene)가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수도는 아르빌(Arbil)이었고 에뎃사에서 300마일 떨어진 곳인데 에뎃사로부터 이곳에 복음이 전해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지역의 교회 역사를 기록한 책 「아르빌의 연대기」(Chronicle of Arbil)는 AD 99년부터 540년까지의 교회 역사이다.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반드시 사도나 감독과 같은 특별한 소명을 받은 자가 아니라도 노예나 전쟁포로가 되어 끌려간 평신도의 행동과 삶을 통하여 전파되어 간 것을 교회 역사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아디아베네에 복음이 처음으로 전파된 것은 조로아스터교의 한 성직자의 종의 신분인 가난한 사람의 아들 파귀다(Paguida)가 아다이(Addai)의 전도를 받고 믿기로 결심하고 부모의 반대를 물리치고 도망쳐 나와서 아다이의 제자가 되면서였다. 5년이 지나서 아다이는 그를 목회자로 안수하여 아디아베네의 교회감독이 되게 하였고, 114년에 파귀다가 죽은 후 아르빌에 감독이 없다가 삼선(Samsun)이 감독이 되었다. 그는 많은 신자를 얻어 세례를 주었고 계속해서 신자가 늘어났다.

조로아스터교는 태양을 숭배하는 종교였는데 땅을 비옥하게 하여 농사가 잘되게 하기 위해 축제 때 아이를 제물로 삼아 불태워 죽이는 악습이 있었다. 삼선은 미신과 우상을 반대하면서 전도하다가 조로아스터교 사람들에 체포되어 심한 고문을 받고 목이 베여 순교하여 아디아베네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160년과 179년에 이 지역에 박해가 일어났다. 감독 아브라함(Abraham)이 산간지역을 다니면서 전도하고 있었는데 조로아스터교 사람들이 박해하였다. 약탈 당하고 구타 당하고 자녀들이 붙들려가거나 납치될 때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신앙을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르빌 연대기의 기록에 따르면 아디아베네에서 그리스도인이 계속 늘어나서 여러 감독들이 있었고 교회당은 대개 가정집 모양으로 지은 것들이었다. 2세기 초에 세운 에뎃사의 교회당은 가정집 모양이 아닌 건물이었다. 그리고 파르티아 제국이 멸망하기 전에 17개의 교구가 있었으며 수도 아르빌 밖의 다른 도시에도 감독들이 있었는데 그 교구들은 대개 메소포타미아에 있었고 카스피해 남쪽과 페르시아만의 남쪽 해안에도 있었다고 한다. 225년경에는 더 멀리까지 교회가 확장되어 갔다.

226년에 페르시아인 군대가 파르티아 제국을 단시일의 전쟁으로 멸망시켰다. 그리고 새 제국을 옛 페르시아 제국의 왕족의 이름을 따서 사산제국(Sassanid Empire)라고 불렀다. 이 새 제국은 처음에는 그리스도교에 대하여 관용적이었다. 그러나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삼았다. 그리스도가 로마제국의 국교처럼 된 이후 사산제국이 그리스도인을 로마제국의 간첩으로 의심하기 시작한 까닭은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가 샤푸르(Shapur) 2세 사산제국의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어 새 제국의 등장을 축하하는 동시에 페르시아에 있는 그리스도교를 보호해달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로마제국과 페르시아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언제나 분쟁이 일어났었기 때문에 양국의 관계는 오래 평화적일 수 없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페르시아로의 원정을 결심하고 교회 감독들에게 협조를 구하자 감독들이 기꺼이 응했으나, 원정이 시작되기 전에 그는 죽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339년 사산제국의 황제는 나사렛 그리스도인으로 불리는 그리스도 교회의 감독 시몬(Shimun)을 체포하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세금을 두 배로 내도록 명령했다. 명령대로 되지 않으면 교회당을 파괴하고 그리스도교 성직자들을 체포하여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조로아스터교 성직자들이 유대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교회당을 파괴하였고, 시몬과 16,000명이 죽임을 당하였다. 이 박해는 이후로 지속된 긴 박해의 시작이었고 440년에는 10명의 감독과 153,000명의 신도들이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과거 로마제국에서의 박해보다 더 가혹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생시에 페르시아 교회는 독립적인 감독을 갖도록 황제에게 청원하여 허락을 받아 파파(Papa)가 체스폰에 주재하는 최초의 페르시아 교회의 감독이 되었다. 410년에 아르메니아인 마루타(Maruta)가 페르시아 교회의 감독이 되어 로마제국과 페르시아의 사산제국 사이의 평화를 위하여 중간역할을 하였다. 그리하여 사산제국의 황제의 호의를 얻어 교회당을 재건하고 교회 교역자들과 수도사들이 감옥에서 풀려나오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페르시아 교회는 박해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페르시아 교회가 로마제국의 교회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교회가 되게 하기 위해 36명의 감독이 421년에 노회를 열고 성명서를 작성하여 동양의 가톨릭교회 감독은 다른 어느 감독의 지배를 받지 않고 오직 그를 택하여 페르시아 교회의 머리가 되게 하신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을 뿐이라고 천명하였다. 이렇게 페르시아 교회가 로마제국의 어느 감독이나 교회의 지배를 받지 않는 독립교회가 되는 것이 페르시아에서 그리스도교회가 정치적인 의심을 받지 않고 평화로울 수 있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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