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 과감한 대북 지원 및 민간 차원 교류 협력 허용 촉구
대한감리회 서부연회, 통일부 불허에 강한 유감... 정부 정책 실효성 의문 제기
▲ 대북 인도적 지원 감사예배 참석자 전체 사진 촬영 ⓒ김태양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등과 남북나눔운동이 주관하는 한국교회 대북 인도적 지원 감사예배가 인천항에서 열렸다.
같은 곳에서 지난달 29일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가 밀가루 100톤을 보냈고 일주일 뒤인 5일 NCCK 화통위(전병호 위원장)와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이승렬 총무), 감리교 서부연회(전용호 총무), 기장 평통위(권영종 위원장),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채혜원 사무총장)이 밝힌 대북 지원물품 규모는 밀가루 76톤(콘테이너 4개 분량), 수신처는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다.
마태복음 25장 35~40절을 본문으로 말씀을 전한 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는 남한과 북한의 사정을 대비하며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 총무는 예수께서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가고 영양실조로 빈사상태가 되어가는 북쪽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로만 20조원이 허비되고, 과다 영양으로 다이어트 광풍이 일어나는 남쪽을 바라보시면서도 우시리라 상상한다며 요나서와 마태복음의 산상수훈 구절을 인용해 '긍휼히 여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수께서는 한국교회의 대형집회 윗자리 가운데 앉으셔서 영광 받고 계신 것이 아니다"는 기장 교사위 전병생 위원장의 지난 '국수 한 그릇 나누기' 발언을 상기시키며 한국교회의 현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오늘날 예수께서는 '니느웨를 긍휼히 여기는 한국교회는 복이 있나니 한국교회 역시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또 NCCK 화통위와 통일부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테레사 수녀의 말을 인용해 북쪽 동포들을 남쪽이 도와야 하고 그 도움은 '막 퍼주는 사랑'을 실천하신 예수의 발자취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CCK 권오성 총무는 화통위에서 이번 5차 한국교회 대북지원을 준비하며 발표한 입장이 담긴 선언문을 읽는 것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발표문은 북한이 자연재해로 생존 위협을 겪던 1990년대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대북 식량 지원 사업을 제안 실천해 정부와 국민 나아가 세계교회가 지원 사업에 나서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원했다. 계속해서 현 정부가 북한과 정치, 군사, 외교적으로 대결해 남북관계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현 정부에 과감한 대북 지원 및 민간 차원 교류 협력 허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사회를 맡은 감리교 서부연회 전용호 총무는 통일부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 서부연회 스티커가 붙어 있는 밀가루 900포대. 전용호 총무는 통일부 허가가 날 때까지 밀가루 지원이 미뤄질 것이라며 변질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아쉬워했다 ⓒ김태양 기자 |
전 총무는 원세훈 국정원장과 장태평 농림식품수산부 장관의 지난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며 식량 문제 만큼은 당국이 해결해 주어야 할 것이나 통일부가 남북나눔을 통해 같은 곳으로 보내는 서부연회의 밀가루 북송은 허가해 주지 않았다며 "배태진 총무님과 달리 대한감리회 서부연회는 통일부 당국자들에게 감사 못 드린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는 또 지원 식량을 탁아소나 유치원에 있는 유아들에게만 보내야 한다는 정부 당국의 방침에 대해 "그러면 산모들은 무엇을 먹고 어린아이들에게 젖을 먹이나"고 반문하며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5일 감사예배를 드리며 남북나눔 운동(사무총장 신명철 장로)의 실무 협력 아래 밀가루를 북한에 보내게 된 NCCK 화해와통일위원회의 이 지원 사업은 6월 15일 NCCK 회원교단 총무회의가 "최근 남북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가 평화와 상생의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한국교회 이름으로 북한 어린이를 위한 분유와 식량 지원을 하기로 결의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번 지원은 7월 10일 통일부의 '인도지원과 한국교회 밀가루 지원의 건' 승인으로 가능하게 되었고, 지원 물품은 7일 인천항에서 'Trade Fortune' 배편으로 조그련에 전달될 예정이다. 조그련 측은 이를 국수와 빵으로 가공해 평안북도에 소재한 유치원과 탁아소들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