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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종 칼럼] 왜 평화협정인가?

이수교회 권영종 목사(기장 총회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이수교회 권영종 목사 ⓒ베리타스 DB
평화를 소원하는 사람은 많아도 평화롭게 사는 사람은 적습니다. 평화를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평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우리 주변에 ‘사랑’이라는 말만큼 쉽고 흔하게 듣는 말이 없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사랑’에 대한 수많은 정의 가운데 윤도현 시인이 말한 ‘사랑은 책임지는 것’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왜 평화협정인가? 우리 민족의 분단과 반목의 역사를 화해와 일치와 통일의 역사로 변화시키기 위한 민족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은 정치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항상 그 정치적인 세력들에 의해 좌절되고 왜곡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정치적인 책임을 신앙적인 책임으로 짊어지고자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그 신앙의 사회적 책임의 깃발을 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2010년 6월17일 평화협정 발대식을 6.15 공동선언 10주년을 맞이하는 때를 기점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한국전쟁의 당사자였던 미국과 북한 사이에 맺어졌던 잘못된 법적인 협정을 이제 우리 민족의 당사자인 북한과 남한이 주체적으로 평화협정을 이루어가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의 천안함 사건과 금강산과 개성공단의 민간교류 및 경제교류의 단절을 비롯한 수많은 이명박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대북조치들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평화가 손상되고 단절될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평화에 대한 의지만 있을 뿐 평화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과 방안들이 없습니다.

무엇이 평화인지, 어떻게해야 평화가 도래하는지 그 평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조차 없습니다. 평화는 그저 오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희생을 하고 손해를 보고 상처를 입고 용서를 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바로 평화입니다. 예수님은 죄없는 자신이 죽으심으로 도리어 우리 인간의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구원을 받았고 용서를 받았습니다. 평화를 얻은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에게 묻습니다. 우리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손해본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소위 “퍼주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퍼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퍼주었습니다. 우리가 그럴 자격이 있고 그런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우리를 죄에서 용서하시고 구원하시려고 그리하신 것입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천안함 사건과 북핵실험으로 북한에 대한 비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도 변함없이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북인도적 지원을 위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국수 한 그릇 나누기 운동’을 계속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총 14회 438톤 분량의 밀가루를 정기적으로 지원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이 사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배고픈 북한 동포들에게 국수 한 그릇을 전달하는 동정행위가 아닙니다. 목마른 이웃에게 물 한 그릇 대접하는 일이 곧 주님을 대접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일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잘 살아야 남한도 잘 삽니다. 북한이 잘 돼야 남한도 잘 됩니다. 절대로 북한이 망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통일비용도 적게 들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민족이 살 길은 오직 평화입니다. 전쟁이 아닙니다. 무력이 아닙니다. 흡수통일이 아닙니다.

야곱의 열두 아들이 배다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온갖 나쁜 짓을 다 저질렀어도 하나님은 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로 세우신 것처럼 저는 우리 민족이 지난 60년 동안 서로를 적대시 하고 서로 다른 문화와 정치적 환경 속에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평화를 희구하기 때문입니다.

북측도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전쟁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이 없는 상태가 평화가 아니라 마음에 미움이 없고 상대방을 향한 증오심이 없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분단의 아픔 속에서 서로를 배척하지 말고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감싸주는 한반도의 안녕과 평화를 향하여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고뇌하며 함께 매진해야 할 때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평화협정 1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운동은 다만 정치적 운동이 아니라 매일 새벽 하나님 앞에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무릎 꿇고 기도하는 성도들의 기도운동이고 신앙운동입니다.

우리 민족 앞에 놓여있는 분단과 전쟁이라는 높은 여리고성을 평화를 열망하는 기도의 행진으로 반드시 무너뜨릴 것입니다. 전쟁이 아니고 오직 평화입니다.그것이 우리 민족의 구원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와 성도들은 이땅에 평화협정이 하루 속히 체결되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기도와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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