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95회 통합 총회, '교육'주제보다 'WCC 총회'가 먼저?

기호 2번 박위근 목사 760표 얻어 목사 부총회장 당선

지난해에 이어 전자투표 방식 선거

최초 장로 부총회장 선출

예장 통합 95회 총회 선거에서 기호 2번 박위근 목사(서울서, 염천교회) 부총회장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총회에 이어 재출마한 박 목사는 총 1493명의 총대 중 760표를 득표, 733표를 얻은 기호 1번 이성희 목사(서울, 연동교회)을 근소한 차로 따돌리고 목사 부총회장으로 당선됐다.

박위근 목사는 선거에 앞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에서 2013년 WCC 부산총회 문제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2013년 WCC 부산총회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으며 현재 많은 교단들이 불참을 선언한 상태라 반쪽 총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고,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합동과 고신 측의 교단 지도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 합의를 이끌어 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WCC 총회가 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감을 전하며 박 당선자는 "제가 말씀드린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다 지켜 나가겠다"며 아쉽게 떨어진 이성희 목사에게 "함께 총회를 섬겨 나가자"고 당부했다.

장로 부총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당선된 정종성 장로는 선거기간 동안 보다 겸손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며 총회원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는 감격을 전했다. 정종성 장로 부총회장 당선자는 최초의 장로 부총회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 장로 부총회장 선거가 있었으나 선출되지 못한 선례가 있다.

'교육'에 초점을 맞춘 당초 의도와 달리 이번 95회 예장 통합의 주된 이슈는 단연 WCC 총회였음이 부총회장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2명의 목사 부총회장 후보가 모두 2013년의 WCC 부산 총회와 관련된 발언을 소견 발표에서 비중 있게 언급했기 때문이다. 예장 통합 총회는 이번 총회 주제를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 - 한국교회의 미래, 자녀들의 신앙교육으로!"로 발표했다.

낙마한 이성희 목사는 WEA 총회에도 통합이 역량을 다해 측면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4년 서울에서 열리는 WEA 총회는 예장 통합의 증경총회장이기도 한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가 유치에 공을 들인 세계적 대회로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세계교회들의 축제라는 평을 듣는다.

WCC 뿐 아니라 WEA 총회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을 밝힌 예장 통합이 한국교회의 실질적인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합동 등 2013년 WCC 총회를 격렬히 반대하는 교단들을 과연 어디까지 설득할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개신교 교단 중 가장 큰 교세를 자랑하는 예장 통합과 합동 양측의 세력 다툼이라는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에큐메니컬 운동에 헌신해 온 기장 교단은 최근 95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WCC 총회가 교단의 세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WCC 총회가 큰 교단이든 작은 교단이든 모두 참여하는 '기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예장 통합은 WCC라는 세계교회의 최대 축제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준비와 이를 가능케 할만한 역량이 중요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따라서 박위근 목사 부총회장 당선자가 강조한 WCC 총회를 둘러싼 찬반 교단 간의 '대화'가 어떤 '대화'인지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예장 통합이 지난해 2013년 WCC 부산총회를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큰 변수가 없는 한 실질적인 주도권 행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 3년 여의 기간이 남았지만 2011년 부총회장에 이어 2012년 총회장으로 일할 박위근 목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분석된다.

한편, 이번 선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자 등록을 마친 총대들이 투표한 결과가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집계되는 모습을 중계해 총대들과 교계 언론들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거쳤을 뿐 아니라 목사 부총회장과 장로 부총회장 선거를 동시에 진행해 개표는 당초 예정되었던 오후 5시보다 1시간 늦게 완료되었고 이는 예년보다 월등히 빠른 전개라고 선관위 관계자는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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